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26일 국회 대정부질문중에 "환경부가 '삼겹살이 황사 먼지 배출에 도움을 준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발표한 것은 논란있는 내용"이란 이낙연 민주통합당 의원의 지적에 "(내부에서) 오판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윤 장관은 또 "(이 일이) 양돈농가에 누를 끼친 것 같다"며 사과했다.
환경부는 지난 19일 '황사 때는 술 한잔에 삼겹살이 최고? 빨리 귀가해서 씻는 것이 최선!'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황사 때 돼지고기 섭취가 황사 먼지를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 근거는 전상일 한국환경건강연구소 박사가 환경부 웹진 <환경을 알면 건강이 보입니다>에 '황사, 알고 대처하면 두렵지 않아요'란 제목으로 게재한 글이었다.
전 박사는 여기서 "황사와 관련하여 (사람들이) 오해하는 게 있다"며 "황사 낀 날 돼지고기, 특히 삼겹살을 먹으면 기도의 먼지를 돼지기름에 씻어내고 황사 속에 있을지도 모르는 중금속 같은 나쁜 물질을 붙잡아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부, "'황사 땐 삼겹살' 과학적 근거 없다"더니... 그는 "이 오해는 과거에 광부들이 탄광 일을 마치고 술을 마실 때 삼겹살을 안주삼아 먹던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삼겹살이 황사 먼지를 배출하는 데 좋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오히려 "몸에 안 좋은 동물성 포화지방 섭취만 늘릴 뿐"이라며 "황사를 핑계로 술과 삼겹살을 찾지 말고, 빨리 귀가해서 씻는 게 최선"이란 말도 남겼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26일 "2007년 한국식품연구원은 돼지고기가 납 등 중금속의 체내 잔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고, 순천향대와 호서대 연구팀도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적 있다"며 "지금 양돈농가가 정부의 잘못된 무관세 수입으로 줄도산 위기에 처했는데, 하필 이런 시기에 환경부가 학문적 논란이 있는 내용을 발표했냐"고 질의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돼지 한 마리를 110kg까지 키우는 데 34만 9898원이 들어가지만, 올해 1~3월 돼지 한 마리 평균 가격은 24만 2858원이다. 이 의원은 "이대로 가면 양돈농가의 80%가 도산할 것이란 경고도 나오는데, (환경부 보도자료는) 양돈농가에겐 불난 집에 기름 부은 일과 같다"고 지적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환경부 웹진에 그 연구자료가 올라온 걸 본 실무진이 '국민이 아시면 좋겠다'는 뜻에서 보도자료를 냈다"며 "의원님 지적대로 시의적절하지 않았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인데 오판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양돈농가가 정말 고생 많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누를 끼친 것 같다"며 "앞으로 유의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이낙연 "여수산업단지, 산재전문병원과 종합방재센터 필요"한편 이낙연 의원은 3월 14일 전라남도 여수시 산업단지 내 대림산업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를 언급하며 "종합방재센터가 있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는데, 환경부가 2009년 세운 화학재난종합방재센터 설치 계획이 추진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고용노동부에는 "이번 폭발사고로 화상을 입은 근로자가 서울까지 올라가야 했다"며 "(화상 치료 등이 가능한) 산재전문병원이 여수산업단지에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윤성규 장관은 "지난해부터 계속 사고가 발생해 사고를 방지하고 유사시 피해를 최소화하는 다각적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며 "(영산강환경청 산하에 세우려는 안전)센터의 실효성을 고민하고 있는데, (여수산업단지 내 설치 방안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여수산업단지 인근에 산재의료지정기관 61개소가 있는 만큼 산재환자를 위한 신속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면서도 "석유화학단지란 특수성이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