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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건네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당선 축하받는 김무성·이완구 의원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건네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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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새누리당의 '거물'들은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보였다. 4·24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로 복귀한 김무성(부산 영도),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의원이 26일 첫 신고식을 가졌다. 두 의원은 각각 차기 당대표, 충청권 맹주 등으로 거론되며 여권 내 역학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날 당선의 '공(功)'을 당에 돌렸다. 특히 김 의원은 당권도전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그런 질문은 일절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당분간 정치적 행보보다 의정활동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와 한 상견례 자리에서도 "저에게 공천을 주신, 존경하는 황우여 당대표 등 지도부께 감사하다"면서 "당에서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지 잘 하겠다, 그렇게 해서 당에 보답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상견례 자리에 이어 곧장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을 수 있어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당에서 시키는 대로 앞으로 충실히 열심히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낙후된 영도 발전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잘 도와 나라를 잘 되게 해달라, 경기 대책을 확실하게 세워달라는 말이었다"면서 "우리나라가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는데 그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잘 나눠지지 않았다는 것도 실감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의정활동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한구 "재보선 당선된 두 분, 당내 윤활유 역할 해주시길"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동료 의원드로부터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 당선 축하받는 김무성 의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동료 의원드로부터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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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내 '충청권 맹주'로 부각되리라 예상되는 이 의원 역시 자신을 '촌놈'이라고 낮췄다. "9년 만에 국회에 돌아오니 많이 낯설고 얼떨떨하다"며 "길도 잘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번에 당의 도움으로 국회에 진출하게 됐다,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에 감사드린다"면서 "당을 위한 일이라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2009년 충남지사 사퇴 후 지난해 혈액암이라는 병마와 싸우면서 상당히 힘들었던 3년 세월을 보냈는데 의원들의 격려로 선거를 잘 치렀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국가의 성공이고, 국민의 성공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당의 결속과 단결, 활력을 찾는 일에는 마다하지 않고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도 이들을 추켜올리며 화답했다. 황우여 당대표는 "할 일이 많은 이 때에 당으로서 참으로 소중한 동지이자, 대(大) 원군을 만나는 것 같다, 기쁨과 활기가 돈다"면서 "개인적으로 (두 의원이) 15대 국회 때 같이 의정생활하면서 병아리 시절을 같이 지낸 추억도 있고 파란만장한 정치 여정을 함께 누려왔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또 "당에는 원숙한 경력과 정치철학을 가진 중진들이 늘 아쉬운 법인데 이번에 가세해주셨다, (이분들이) 당의 중심이 되는 게 당으로서도 중요하다"면서 "더욱 당을 힘있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겠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두 분이 다시 국회에 들어오셔서 새누리당에 활기를 새로 부여했다"며 "우리 당내에 두 분이 윤활유 역할을 해주셨음 하는 바람이 많다, 두 분이 역할을 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무성의 '낮은 자세', 10월 재보선까지 이어질까

그러나 두 거물의 귀환은 당내에 적지 않은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정부조직개편 및 청와대 인사실패 등을 거치면서 당 지도부에 대해 '무기력하다'는 당내 비판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데다, 오는 10월 재보선 대상지역 10여 곳 중 상당수가 새누리당 의원 지역이라 패배 후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황우여 대표도 이를 감안, 오는 5월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주요 당직 등을 교체하며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5월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 후보 간 양자구도로 흐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했던 김기현 의원은 차기 정책위의장으로 선회해 최경환 의원의 러닝메이트가 됐다. 최 의원과 경쟁하는 이주영 의원은 장윤석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해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같은 구도에서는 '당청관계 재정립'에 관심을 보여왔던 비주류 및 비박(비박근혜)계의 내부 반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청와대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로 김 의원이 지목된다. 친박계 좌장이었던 김 의원은 2009년 친이계의 원내대표 추대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졌다가 지난해 총·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했다. 이같은 경로 덕분에 당내 비박 인사들도 아우를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이와 관련,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현재는 (김 의원이) 당을 위해서, 정부를 위해서도 뒤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10월 재보선이 또 분기점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만약 과반을 넘지 못한다면 지도부 개편, 전당대회 이런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때 당권도전 얘기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 의원의 복귀에 대해서도 "우리 당내에 충청도 세력은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는데 이완구 의원이 들어오면서 충청권의 주목을 받게 됐다"면서 "그 분이 세종시 문제에 있어 (원안 고수를 주장하며) 충남지사직을 던진 정치 지도자로서 역할도 했기 때문에 비중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당내 역학구도 변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논란도 함께 몰고 왔다. 그는 지난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선거를 이겨야겠다는 욕심으로 해수부의 부산 유치를 강하게 주장했던 사람이 나였다"면서 "정부의 효율적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해수부가 제대로 힘을 받기 위해서는 역시 중앙부처가 있는 곳(세종시)에 두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복귀하자 말자, 지난해 대선 당시 국민과 한 약속을 뒤집어야겠다고 말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지금 생각하니깐 잘못됐다고 생각된다,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는 입장을 취해야겠다"고 말했다.


태그:#김무성, #이완구, #새누리당, #황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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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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