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 공장 전경.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재 STX조선 공장 전경.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STX그룹은 어떻게 될 것인가. '월급쟁이 신화'를 일군 강덕수 회장은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

그룹 주력인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자율협약(공동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STX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STX그룹의 운명에 경제계 안팎의 관심이 높다.

1976년 설립된 쌍용중공업은 2001년 STX로 사명을 변경했고, 2004년 지주회사 (주)STX로 출범했다. STX그룹은 현재 경남 창원 진해에 공장을 두고 있는 STX조선해양과 STX건설, STX엔진, STX중공업 등 계열사를 두고 있다.

강덕수 회장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을 키워왔다. 2004년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을 인수했고, 2007년 세계 최대 크루즈 건조사인 아커야즈(현 STX유럽)을 인수했으며, 2008년 중국 대련에 STX대련(다롄)조선해양 생산기지를 준공했다.

그랬던 STX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STX그룹은 2012년 말 해운 부문 계열사인 STX팬오션을 매각해 그룹 사업구조를 조선업 중심으로 재편하려고 했지만, 매각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이 업체는 현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인수될 가능성이 커졌다.

STX조선이 유동성 위기 겪으며 그룹에도 위기 닥쳐

STX그룹의 위기는 STX조선해양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나타났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4월 초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채권단 자율협약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보다 좀 더 느슨하고 강제성이 적은 채권단-기업 간 약속이다.

STX조선의 채권은행은 8개로, 앞으로 은행별 지원 규모와 자구방안 등을 협의하게 되고, 그 뒤에 최종적으로 자율협약에 서명하게 된다. 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줄다리기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STX조선은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이런 속에 채권금융기관들이 지난 25일 긴급자금 지원에 합의했다. 자금 규모는 6000억 원인데, 산업은행이 이미 지원한 1500억 원을 뺀 나머지인 45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STX조선은 26일부터 5월 3일까지 이 자금을 지원받게 된다. 채권단의 자금지원은 기존 여신비율대로 나눠 실행되는데, 산업은행 2113억 원(1500억원 포함), 수출입은행 1211억 원, 농협은행 1176억 원, 정책금융공사 752억 원, 우리·외환·신한은행 등 156억~380억 원 등이다.

STX조선은 이 지원금으로 5월 4일 돌아오는 1000억 원의 회사채를 막을 수 있게 돼 숨통이 조금 트일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도 협력업체 지원에 나섰다. 부산시는 25일 STX조선의 유동성 위기로 인해 납품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지역 조선기가재 업체에 긴급 경영안정자금으로 운전자금 200억 원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STX조선측은 "자율협상 신청이 사실상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당장은 한숨 돌릴 수 있게 됐고, 구조조정 등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리한 외형 확대'가 흔들리는 STX의 원인

STX그룹 강덕수 회장.
 STX그룹 강덕수 회장.
ⓒ STX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한편 STX건설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업체는 시공능력순위 37위인데, 2012년 한 해 90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현재 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2000억 원 상당이다.

이 업체 역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업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사업장 부실화로 인해 미수채권과 대여금이 증가해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이 회사는 2009~2010년 '괌 미군기지 이전 근로자 주택사업'을 수주했지만 아직 착공하지 못했는데, PF보증금액은 1000억 원이다. 또 PF보증사업인 파주축현지구 산업지원밸리 공사와 용인 마북 아파트 건설사업 역시 부담이 되고 있다.

STX건설은 강덕수 회장과 그 자녀들이 지분의 60% 이상을 소유하고, (주)STX의 상위회사인 포스텍이 나머지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업체는 STX그룹 계열사와 지분 관계가 없어 사실상 강 회장 일가의 개인 회사의 성격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포스텍이 STX그룹의 지주회사인 (주)STX의 지분(23.23%)을 보유한 최대 주주이고, 그룹의 지원도 있어 왔기에 이번 법정관리 신청과 관련해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STX그룹은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최대 크루즈 조선소인 노르웨이 '아커야즈'를 인수하고, 중국 STX대련조선을 건설하는 등 외형 확대를 해왔다. STX대련조선도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STX그룹의 무리한 외형 확대가 부메랑이 되어 현재 어려움을 겪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태그:#STX그룹, #강덕수 회장, #STX조선해양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