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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국회 등원 첫 날인 26일 오전 송호창 의원과 함께 국회 본청에 들어서고 있다.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국회 등원 첫 날인 26일 오전 송호창 의원과 함께 국회 본청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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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8일 오후 9시]

이른바 '안철수 신당'이 새누리당 지지율을 처음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의 등장을 가정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은 30.9%, 새누리당은 30.7%를 기록했다. 안철수 신당이 근소한 차이(0.2%포인트)로나마 새누리당을 앞선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15.4%에 그쳤다.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섞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다.

'안철수 국회의원' 등장... 새누리당 약 10%포인트 하락

앞서 지난달 2일 <한겨레>·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40.1%, 안철수 신당 29.4%, 민주통합당 11.6%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 당시 조사에서도 안철수 신당은 서울(39.4% 대 32.2%), 호남(24.7% 대 22.7%), 강원·제주(39.3% 대 38.4%) 등에서 새누리당을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민주당 지지율은 21.8%에서 절반 수준(11.6%)으로 급락, 안철수 신당 출현으로 인해 가장 큰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 4·24 재보궐선거를 통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국회에 진입하자, 실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민주당이 아닌 새누리당으로 나타났다. 약 2개월 사이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은 각각 1.3%포인트, 3.8%포인트 상승한 반면, 새누리당은 9.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지난달 2일 조사에서도 안철수 신당을 배제한 새누리당 지지율은 당초 49.5%를 기록했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의 등장을 가정하고 다시 물어보자 새누리당 지지율은 40.1%로 9.4%포인트 감소했다. 또한 '지지정당을 모른다'고 답한 무응답층도 22.7%에서 16.6%로 8.1%포인트 감소, 이른바 무당파층의 절반가량이 '안철수 신당'으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병 야권 득표율 3%p, 새누리 지지자들 옮겨갔나?"

실제 지난 4·24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 새누리당 지지자들 상당수가 안철수 의원 쪽으로 빠져나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시 안철수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60.46%(4만2581표)였고, 지난해 19대 총선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이 지역에 출마한 노회찬 통합진보당 후보의 득표율은 57.21%(5만2270표)였다. 보궐 선거의 특성상 실제 득표수는 노회찬 전 의원이 더 많지만 득표율은 안철수 의원이 3.25%포인트 앞섰다.

반면 19대 총선에 이어 이번 보궐 선거에 재도전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은 7%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노 전 의원의 아내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5.73%(4036표)를 가져간 '야권 분열' 상황까지 감안한다면 새누리당 쪽 지지자들 상당수가 안 의원에게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지난 26일 KBS 라디오에 출연, "(야권 득표율이) 3%포인트 올라간 것은 박근혜 정부가 좀더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전날(25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도 "(안 의원이) 노회찬 의원이 이길 때보다 득표가 훨씬 많다는 것은 우리 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그 쪽으로 옮겨간 것 아니냐하는 우려가 있다"며 "이같은 변화를 상당히 심도 깊게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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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124 대 2'... 지지율은 비슷?

4·24 재보궐선거를 통해 김무성·이완구 의원이 국회에 진출하면서 새누리당 의석은 154석으로 늘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송호창 무소속 의원 정도만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상의 '안철수 신당'과 비슷한 지지율을 나타냄에 따라 새누리당도 향후 정치지형 변화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안철수 의원의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 독자 정당 창당을 지지하는 견해가 민주당 입당 쪽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안철수 의원이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답변은 53.7%인 반면,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답변은 23.4%에 그쳤다.

특히 창당 지지가 높은 지역은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과 수도권이었으며, 호남은 반반이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역별로 여당세가 강한 대구·경북(62.7%)에서 창당 지지가 가장 높았으며, 서울(59.8%)과 경기·인천(54.2%)이 뒤를 이었다. 호남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답변이 43.3%를 기록, 창당을 지지하는 답변(41.6%)보다 약간 더 우세했다.

안철수측 "신당 창당도 하나의 선택지"

한편 안철수 의원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안 의원의 정치 세력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치 세력화를 위한 작업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며 신당 창당도 선택지라는 것이다.

작년 안 의원의 대선캠프에서 상황실장을 지낸 금 변호사는 이날 광주MBC '토론플러스'에 출연, "지난 대선을 겪으며 안 의원과 저희 모든 사람이 조직과 세력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그 (세력화)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금 변호사는 "그런 과정에서 신당 창당이 하나의 옵션(선택지)이 될 수 있다"며 "정치라면 정당을 떠나 생각할 수 없으므로 (신당 창당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저희로서는 신당 창당을 한다, 안 한다 하기엔 너무나 가진 것이 부족하고 준비를 더 해야 하기 때문에 한발자국씩 나가면서 결정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신중론'도 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안 의원의 민주당 입당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스스로 변화하는 것"이라며 "양측 다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 의원이 들어가는 건 손쉬운 해결책을 찾는 것이어서 유권자들이 대단히 실망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4.24재보선에서 당선되어 첫 등원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게 먼저 다가가 축하인사를 하고 있다.
▲ 국회서 만난 안철수-문재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4.24재보선에서 당선되어 첫 등원한 안철수 무소속 의원에게 먼저 다가가 축하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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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범주류 후보단일화... 야당발 정계개편에 영향?

안철수 의원의 민주당 입당 여부는 내달 4일 치러질 전당대회 대표 경선 결과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범주류 측의 강기정 후보가 이날 이용섭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전격 사퇴했다. 따라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비주류 측 김한길 후보와 범주류측 이용섭 후보 간 일대일 대결구도로 전환됐다.

'김한길 대세론'이 확산돼온 경선 판세에 강 후보의 사퇴가 어느 정도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겠지만, 범주류측 후보단일화로 막판 판세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신당에 반감이 높은 이용섭 후보보다, 지난 대선 때부터 안철수 의원에게 우호적인 입장을 피력해 온 김한길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야권발 정계개편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친노(무현)계의 지원을 등에 업는 범주류측 후보단일화가 '김한길 대세론'을 꺾지 못할 경우, 안철수 중심의 야권발 정계개편은 더욱 급류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신당, #새누리당 , #민주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 #야권 정계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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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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