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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 고양시장이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에서 전시관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이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에서 전시관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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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는 올해를 '고양 600년'으로 지정한 뒤 이를 기념하면서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고양 600년'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었다. 이와 관련, 가장 할 말이 많은 이는 아무래도 '고양 600년'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최성 고양시장일 터.

지난 24일, 최성 고양시장을 만났다. 애초에 정한 인터뷰 장소는 시장 집무실. 하지만 인터뷰 당일, 장소가 바뀌었다. 인터뷰 다음 날인 25일, 고양 600년을 상징하는 기념전시관이 개관할 예정이었다. 개관을 하루 앞두고 최 시장은 직접 현장에 나가 확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장을 발로 뛰는 최 시장과 동행하면서 현장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그게 현장감이 있고, 최 시장의 모습을 날것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양시청에서 최 시장의 초록색 업무용 차량에 동승해 현장으로 이동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동거리는 멀지 않았다.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은 고양시 호수공원 옆에 자리 잡고 있으며, 호수공원 일대에서는 27일부터 '2013 고양국제꽃박람회'가 열린다. 고양국제꽃박람회는 5월 12일까지 이어진다.

24일, 최 시장은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 개관준비 현황을 확인하고 더불어 꽃박람회 현장도 둘러보았다. 최 시장은 전시물 하나하나도 세심하게 살피면서 개관에 차질이 없는지 점검했다. 그 현장을 동행하면서 틈틈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의 애초 개관일은 고양 600주년 기념일인 5월 2일. 하지만 최 시장은 4월 25일로 개관일을 당겼다. 27일부터 시작되는 '2013 고양국제꽃박람회'에 자칫하면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의 중요성이 퇴색될 것 같은 조바심 때문이었다.

최 시장이 개관을 앞둔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을 찾은 건 이 날로 네 번째. 최 시장은 그만큼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이 중요하기에 직접 챙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600년을 맞이하는 고양의 역사성을 가장 확실하게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틀 뒤, '2013 고양국제꽃박람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홍보하기 위해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 현장에서 다시 최 시장을 만났다. 이날 최 시장은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고양국제꽃박람회를 매년 열 수 있을 정도로 고양시의 역량이 올라갔다"며 "가족과 함께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은 꽃박람회가 될 것"이라고 개막을 앞둔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설명했다.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있는 최 시장은 인터뷰를 통해서 "아직도 (임기가) 1년이나 남아 있다"며 "지난 3년은 씨를 뿌린 기간이었다면 남은 1년은 수확을 거두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 시장은 자신을 '가족이 인정하는 워커홀릭'이라며 "스트레스를 일하면서 얻어내는 성과와 보람을 통해서 털어낸다"고 말했다.

"5월 2일, '고양'이란 지명 생긴 지 600주년 되는 날"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 개관식에 최성 시장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참석했다.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 개관식에 최성 시장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참석했다.
ⓒ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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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 시장과 한 인터뷰 내용이다.

- 올해 고양시가 600주년을 맞이했다. 고양시의 근원을 어디에 두고 600년이라고 자리매김하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고양시민조차도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설명해 달라.
"조선태종실록에 '고양'이라는 지명이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설명되어 있다. 태종은 1413년 3월 23일, '고봉'현과 '덕양'현에서 한 글자씩 따서 '고양'현이라고 부르게 했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25권 13년 두 번째 기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실이다. 그 때부터 '고양'이라는 지명을 사용하게 되었다. 3월 23일은 음력인데 양력으로 환산하면 오는 5월 2일이 '고양'이라는 지명이 생긴 지 600주년이 되는 날이다."

- 시장님이 특별히 고양 600년을 통해 역사성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면?
"고양시는 '고양'이라는 지명보다 일산이 더 많이 부각되어 왔다. 고양은 신도시 개발로 생긴 도시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고양시가 600년이라는 긴 역사가 깃들어 있는 도시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더불어 정주의식을 높이면서 고양의 정체성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최 시장은 고양시의 지명과 관련 "여전히 고양보다는 일산이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이라며 "고양의 브랜드 가치를 강조하는 건 '일산'의 브랜드 가치를 낮추려는 게 아니"라고 주장했다. 최 시장은 "일산의 브랜드 가치는 20년이지만 고양의 브랜드 가치는 600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고양이나 덕양의 브랜드 가치를 짓누르고 제외시킨다면 일산의 브랜드 가치도 정체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브랜드 가치를 키워나가야 한다."

결국 최 시장의 이 말은 아직까지 고양시가 일산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북부 지역에서 가장 큰 도시로 발돋움한 고양시 한계에 대한 자각일 수도 있다. 때문에 최 시장은 '고양'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상품화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고양 600년'을 발굴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 고양 6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상당히 많이,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 시장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사가 있다면? 그 이유는?
"고양 600년 기념사업은 행사라기보다는 범시민 캠페인에 가깝다. 고양의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으로 시민들과 함께 고양의 역사·문화의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점검하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느 하나의 행사가 중심이 되는 게 아니라 고양의 역사를 부각시키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서 고양 600년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게 했다.

기념사업은 '고양 600년 미래를 찾다'는 슬로건 아래 역사복원 정비, 학술 편찬, 기념행사 및 축제, 홍보교육, 미래비전 제시 등 5개 분야에서 추진된다. 그 가운데에서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일제가 약탈해간 고양 벽제관 육각정 환수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고양시에는 벽제관 터가 남아 있다. 벽제관은 조선시대에 중국사신을 영접하던 건물이었다. 벽제관은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사라졌다. 그 흔적은 아쉽게도 오래된 옛 사진 속에 남아 있다. 그런데 이곳에 육각형의 모임지붕을 인 정자가 있었다.

육각정은 현재 일본에 있다. 일제강점기에 당시 조선총독부 하세가와 요시미치 총독이 자신의 고향으로 이 정자를 뜯어갔던 것이다. 하세가와 총독이 육각정을 뜯어간 것은 임진왜란 당시 벽제관에서 왜군과 명나라군이 싸움이 벌였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고양시는 이 육각정을 환수하기 위한 작업을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것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여부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최성 고양시장이 '2013 고양국제꽃박람회' 현장을 이봉운 (재)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와 둘러보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이 '2013 고양국제꽃박람회' 현장을 이봉운 (재)고양국제꽃박람회 대표와 둘러보고 있다.
ⓒ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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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600년과 관련, 최 시장은 25일 개관한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에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호수공원에 자리 잡고 있는 '고양 600년 기념관'은 규모는 작지만 선사시대의 유물을 포함한 다수의 전시물과 사진 등을 통해 고양의 역사를 오롯이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최 시장의 설명이다. 최 시장은 호수공원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고양국제꽃박람회를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러 볼만한 전시관이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고양 600년 기념관에는 5000년 전의 선사시대 유물, 벽제관, 서삼릉, 서오릉, 행주산성, 북한산성 이야기를 포함해서 우리의 딸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일산역에 대한 이야기, 독도와 관련한 이야기가 있다. 또 고양 600년 역사복원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현황을 포함해 고양시의 미래 비전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고양시의 아주 중요한 전시관이다."

- 무엇이 걱정이 돼서 고양 600년 기념관 현장 확인을 꼼꼼하게 한 것인지?
"고양 600년을 기념하면서 처음으로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한 것을 보여주게 된다. 여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역사학자들도 오고, 고양 시민들도 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자 하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잘못된 정의가 하나라도 있으면 안 된다. 그래서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고양 600년 첫 집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기도 했다."

- 고양 600년이기 때문에 예년보다 행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행사가 많으면 아무래도 전시성 행사이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전혀 그렇지 않다. 고양 600년이라고 행사를 늘리지 않았다. 고양 600년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산을 새롭게 투자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 하던 사업과 연계해서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행사에 최소 예산을 투입해 최대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예산운용과 관련해 최 시장은 '경제성'을 강조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서민들의 삶이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낭비를 줄이면서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 실례로 최 시장은 시청사를 리모델링해서 고양 600년 갤러리를 설치한 것으로 들었다.

지난 1983년에 건립된 고양시청사는 노후건물의 대명사였다. 고양시는 3000억의 예산을 들여 시청사를 건립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10억의 예산으로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리모델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안전진단에서 C급 판정을 받아 보수가 시급했기 때문이다. 방수·방열 등 보수작업 등을 포함한 리모델링 작업을 하면서 시청사 복도가 갤러리로 변신했다.

"혈세를 아끼면서 내실있는 행정을 한 아주 좋은 사례라고 믿고 있다. 돈을 더 들여서 보수할 수도 있지만 유예한 것은 시민들의 상황이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어르신대로, 기초생활수급자들은 그들대로, 서민들은 서민들대로 생존의 벼랑길에 몰려서 절망하고 아우성치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때문에 시장과 공직자들은 그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일 잘하는 시장 보다 가족 같은 시장이 되고 싶었다"

최성 고양시장이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에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최성 고양시장이 '고양 600년 기념전시관'에서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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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이야기를 짚을 수밖에 없겠다. 지난 14일, 임진각에서 '한반도,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한 긴급제안' 성명을 발표했다. 자치단체장이 한반도 문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양시는 경기서북부의 중심도시로 인천공항과의 근접성, 개성과의 편리한 교통인프라와 경의선이 통과하는 접경지역의 중심도시다. 때문에 통일 한국의 수도 역할이 가능한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저는 17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남북문제와 안보전문가로 활동한 바 있다. 때문에 시장이 된 뒤에도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20 고양평화통일특별시'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시민참여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최 시장은 '한반도,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한 긴급제안 성명'과 관련, "평화통일특별시를 지향하는 고양시가 정전 협정 60주년과 고양역시 600주년을 맞이해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반도가 전쟁이 아닌 평화를 통해 현재의 남북 위기상황을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2010년 고양시장으로 당선, 3년이 지났다. 지금까지 3년 동안 시정을 하면서 시장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
"저 사람이 우리 집 가장이다, 저 사람이 나에게는 부모 같고, 친구 같고, 아들 같아서 속내를 털어놓으면 잘 들어줄 수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하기를 바란다. 다시 말해서 시장은 심리상담사 같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이 질문에서 최 시장은 풍부한 감수성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시민들에게 선출직 시장의 의미를 넘어서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사람, 진정성이 담긴 격려를 해주는 사람, 어려운 사연을 들어주면서 함께 울어주는 사람으로 인식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나는 시정을 추진하면서 똑똑한 시장, 유능한 시장, 일 잘하는 시장이라는 평가보다는 가족과 같은 시장, 아이들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멘토가 될 수 있는 시장이 되고 싶었다."

실제로 100만에 이르는 고양시민들에게 최 시장이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았다. 이와 같은 기자의 지적에 대해 최 시장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고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성 고양시장 업무용 차량
 최성 고양시장 업무용 차량
ⓒ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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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최 시장은 2014년 선거와 관련, "재선에 연연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선을 염두에 두고 업적을 쌓기 위한 시정을 남은 임기동안 펼쳐나갈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씨를 뿌린 기간이었으면 앞으로 남은 1년은 수확을 거두면서 결실을 보여줄 수 있는 기간이 될 것이라는 게 최 시장의 전망이다.

그러면서 최 시장은 현재 자신의 꿈은 "대한민국 최고의 시장이 되는 것이고, 세계 최고의 시장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파리 시장만 대단하고, 미국 워싱턴 시장만 대단한 게 아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세계 최고의 시장이 될 수 있다. 열정을 갖고 성실하게 변화를 준다면 고양시가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현재 고양시는 역사와 문화를 보자면 어디다 내놔도 손색이 없는 도시다."

최 시장의 초록색 업무용 차량에 동승하면서 시작된 인터뷰는 '고양 600년 기념관'을 거쳐 고양꽃박람회장을 지나, 정발산역 부근의 까페에서 끝났다.

카페 테라스에 앉아 함께 주스를 마시면서 최 시장은 "젊은 나이에 능력에 비해 관운이 좋았고, 인복이 많아서 여기까지 왔다"며 "정말로 의미있는 족적을 남긴 시장, 친구 같이 편안한 시장, 이웃집 아저씨 같은 시장, 동네 이장 같은 시장 그러면서도 치열하게 시민들을 위해 올인했던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거듭 강조했다.


태그:#최성, #고양시장, #고양 600년 기념관, #고양 600년, #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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