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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평화기원 시와 노래의 밤에 참가한 김승교 최고위원(왼쪽 두번째)과 참가자들
 연평도 평화기원 시와 노래의 밤에 참가한 김승교 최고위원(왼쪽 두번째)과 참가자들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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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토) 오후 7시 평화운동가 황선 희망정치포럼 대표와 주민 등 20여 명이 서해 최전방 연평도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시와 노래의 밤을 열었다. 평소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많은 시를 써온 황선 대표의 자작시 <민심> 낭독으로 시작한 이 자리에는 통합진보당 김승교 최고위원, 소설가 김갑수 작가, 민주민생평화통일주권연대 조종완 전 공동의장 등이 참석하였다.

신동호 시인(전 인천광역시 남북관계특별보좌관)이 지난 1월 백령도를 방문해 쓴 시 <장촌 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권오혁 ㈜주권방송 대표가 쓴 <제대로 붙어보자!>, 황선 대표의 <백로처럼> 등이 땅거미가 지는 연평도 바다 위에 퍼져나갔다. 가수 류병욱, 곽성준의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이 자리를 주최한 황선 대표는 "남북 어부들이 어울려 풍어가를 부르고 서울에서 인천에서 사리원에서 해주에서 금방이라도 건너와 '해금강이 예 있구나' 극찬할 섬"인 연평도에 평화가 하루빨리 찾아오기를 기원했다.

김승교 최고위원은 "진보당이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이 자리에 참석한 소설가 김갑수 작가는 "연평도에 모여서 평화를 기원한 이 자리가 비록 지금 주목은 받지 못하지만 역사가 기억할 것"이라고 하였다.

전쟁반대, 제재반대 삼보일배를 하는 황선 대표와 참가자들
 전쟁반대, 제재반대 삼보일배를 하는 황선 대표와 참가자들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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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들은 시와 노래의 밤 참가 전인 오후 4시부터 연평도 일대에서 '전쟁반대, 제재반대'를 요구하며 한 시간가량 삼보일배를 했다.

참가자들은 다음 날인 28일 망향대를 방문했다. 눈앞에 북한의 장재도, 무도가 보이는 가운데 중국 어선들이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무리지어 조업을 하고 있었다. 단속하는 경비정은 보이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은 충돌 위기가 있기 때문에 연평도 북쪽 바다로는 조업을 할 수 없으며, 그 틈을 타고 중국 어선들이 200여 척이나 와서 조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북한 어선도 보이지 않았는데 역시 충돌 위기를 피하기 위해 조업을 금지하는 듯했다.

4시 30분 인천행 배에 올라타는 이들을 배웅하며 황선 대표와 일행은 피켓을 들었다. 매일 선착장에 배가 들어올 때마다 피켓을 들고 섬에 오는 사람들을 맞는다고 한다. 황선 대표는 지난 22일에 연평도에 들어왔으며 한미연합 독수리연습이 끝나는 30일까지 연평도에 머물며 삼보일배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한다.

연평도 인접 해역에서 꽃게잡이를 하고 있는 중국 어선들
 연평도 인접 해역에서 꽃게잡이를 하고 있는 중국 어선들
ⓒ 문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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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처럼
황선

남 북 어부들이 어울려
풍어가를 부르고
서울에서 인천에서
사리원에서 해주에서
금방이라도 건너와
해금강이 예있구나
극찬할 섬.

해변에는 몽돌과 금모래가
물결 아래는 전복과 해삼이 지천이고
향 깊은 소나무엔
사람보다 다정하게
백로가 무수한 둥지를 지어
긴 목을 서로 부벼요.

바람따라 순하게 살아온
백성들 헐뜯어
남의 나라 잇속에
방패삼는 허수아비들만 아니면
나뭇가지 위에
과하지 않은 둥지를 틀어
더불어 사는 백로가 부러울 일
뭐 있겠어요.

여기, 연평도.

선착장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소설가 김갑수(좌)와 황선 대표
 선착장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소설가 김갑수(좌)와 황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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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촌 냉면집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신동호

미닫이가 닫힌 냉면집 앞을 한동안 서성였네
기울어진 간판이 요즘의 나 같이 좀 모자라 보이는 것이
NLL이나 중국어선 같은 건 그냥 육수로 끓여버릴 것 같았네
냉면 맛 또한 설핏하게 날 위로해줄 듯 했는데
허리 굽은 아저씨는 잠시 황해도 고향에 갔는가 보았네
바람만이 미닫이를 슬쩍 밀었다 제자리에 갖다놓고 있었네

육수를 내던 자국만 담벼락에 붙어 고향 냄새를 풍겼네
병사들의 차는 잠시 속도를 줄이면서 굴뚝을 보았네
주인의 부재는 천안함처럼 의문만 남기고
눈치 빠른 병사들이 남긴 바퀴자국 위로 개 한 마리 지나갔네
노를 저어 잃어버린 맛을 찾아 갔는가 보았네
장촌 냉면집 지붕이 자꾸 낮은 포복을 하고 기어갔네

메밀꽃처럼 눈이 내리는데 아저씨는 어디 갔을까
바다가 물러난 사리 갯벌 어디에서 개불을 잡고 있을까
까나리액젓은 현무암 빛깔로 곰삭은 맛을 내고
인생도 물냉면 사리 마냥 물컹해져버렸는데
혹시! 아무도 가지 않는 방공호를 돌아보고 있단 말인가?
텅 빈 길 위에서 나 혼자 분단의 두려움에 떨고 있었네.

1박 2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기념사진을 찍는 참가자들
 1박 2일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기념사진을 찍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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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연평도, #황선, #전쟁, #김승교,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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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번영을 여는 북한 전문 통신 [NK투데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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