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휴·폐업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속에, 다른 병원으로 옮겼던 환자가 또 한 명 사망했다.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다가 지난 4월 19일 진주시내 한 민간병원으로 옮겼던 최아무개(61, 여성)씨가 8일만인 지난 27일 사망했다.
29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루게릭병 환자인 최아무개씨가 사망하면서 지난 2월 26일 폐업 발표 뒤 진주의료원을 나온 환자 194명 가운데 사망자는 7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루게릭병은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이라 불리는데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희귀질환으로서 진행성 마비증상을 유발시켜 결국 호흡부전으로 사망하게 되는 병을 말한다.
최씨는 2012년 9월 12일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 왔다. 보건의료노조는 이 환자는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 뒤 계속 퇴원 강요을 당해 왔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9일 보건소 직원과 진주의료원 의료진이 손수 수동식 인공호흡을 하면서 민간병원으로 전원시켰으나 이틀 후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고, 결국 27일 사망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최씨는 몸무게가 20kg 정도인데다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는 상태여서 '엠블런스로 이송할 경우 어떤 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이송 불가' 판단이 있었으나, 퇴원압박에 못 이겨 결국 전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최씨의 보호자로서 환자를 줄곧 돌봐왔던 조카의 증언에 따르면, 퇴원하기 전날까지 경상남도에서 퇴원을 강요했고, '위중한 환자인데 상태가 안 좋게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항의도 했지만, 경남도에서는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홍준표 지사와 경남도는 강제퇴원당한 환자들의 연이은 죽음 앞에 사죄하고, 하루빨리 진주의료원 정상화에 나서라"며 "강제퇴원당한 환자들이 진주의료원으로 다시 돌아와 정상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강제휴업으로 인해 진주의료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서부경남지역 도민들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경남도가 지난 2월 26일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할 당시 200명 이상 입원해 있었는데, 현재는 10여 명만 입원해 있다. 경남도는 5월 3일까지 휴업 기간을 정해 놓았으며, 입원 환자는 경상대병원 의료진들이 출장 진료를 하고 있다.
경남도와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4월 23일 합의에 따라 '1개월 폐업 유보'를 하고 대화를 재개해 교섭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