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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대개 따스한 햇살 아래 꽃과 함께 하는 것 아니던가. 하지만 올해 봄꽃 구경은 유난히도 감질났다. 지난 달 15일 서울에 벚꽃이 개화했다. 하지만 20일 비가 내리면서 벚꽃 만개는 일주일을 지속하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해야만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에는 전국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거친 봄비가 내리기도 했다. 올 4월 서울의 강수일수는 무려 15일로 '이틀에 한 번' 꼴로 비가 왔다. 잦은 비에 강한 바람도 함께 찾아와 상춘객들의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했다. 지난 달엔 왜 이렇게 비도 자주 내리고 날씨 변화가 심했던 걸까.

최근 비가 자주 내리면서 서울의 지난달 강수일수는 15일을 기록했다.
 최근 비가 자주 내리면서 서울의 지난달 강수일수는 15일을 기록했다.
ⓒ 정연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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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킹(blocking)이란?
편서풍이 정상적으로 흐르지 못하고 남북으로 크게 사행하는 구조를 유지한 채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 블로킹의 발생과 유지에는 하나의 메커니즘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비선형작용 ▷산악 효과 ▷열적 효과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 예보관계자는 "변덕스런 날씨가 나타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하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상층 블로킹 현상'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한반도 상공의 찬 공기가 일본 동쪽 해상에 자리 잡은 커다란 고기압 세력에 가로막혀 한반도를 통과하지 못한 채 계속 제자리걸음을 보였다"며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북쪽에 기압골이 자주 발생해 비가 내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또 다른 이유는 '빠른 기압계의 이동'이다"라며 "일반적으로 봄에는 날씨 변화가 잦은 것이 특징이지만 지난 달은 지상 기압계의 흐름이 빨라져 서에서 동으로 주기적으로 기압골이 통과해 잦은 날씨 변화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잦은 비 소식에 '소나기'도 일조했다. 대기 상층에 차가운 공기가 계속 내려오는 가운데 낮에는 일사에 의해 지표면이 가열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졌다. 일반적으로 찬 공기는 따뜻한 공기보다 더 무겁기 때문에 내려오고 싶어 하고 따뜻한 공기는 가벼워 상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대기가 불안정해진 것이다.

성질 다른 기단 사이서 비·우박 발생...변덕스런 봄바람도 일으켜

상층의 찬 공기와 남서쪽 하층의 따뜻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지난달 29일 서울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
 상층의 찬 공기와 남서쪽 하층의 따뜻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지난달 29일 서울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렸다.
ⓒ 온케이웨더 정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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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한반도 주변 기단의 모습을 살펴보면 북쪽에서는 한랭 건조한 성질을 지닌 상층 한기가 내려오고 이와 반대로 남쪽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온 다습한 공기가 올라와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자주 부딪쳤다. 이와 같은 상태에 놓이면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 또는 우박과 같은 기상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 대기가 이런 상태에 놓이면서 '어제는 겨울, 오늘은 봄, 내일은 다시 겨울'과 같은 들쑥날쑥한 기온 변화가 나타났다. 또 남쪽의 따뜻한 공기 세력이 북쪽의 찬 공기보다 강해져 남고북저형의 기압배치에서 바람이 강하게 분 것도 변화무쌍한 날씨 속 변덕스런 봄바람이 불었던 이유가 됐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기압계 흐름이 정체되는 현상을 가리켜 '블로킹'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한반도 상공의 찬 공기가 일본 동쪽 해상에 자리 잡은 커다란 고기압 세력에 가로막혀 한반도를 통과하지 못한 채 그 자리에 맴돌게 되면 같은 기상 현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 길게는 20일 이상 지속되기도 하며 대체로 겨울과 봄에 걸쳐서 태평양과 대서양 상공에 나타난다.

한편 2일(목)에도 중부와 영남 내륙지방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하지만 이번 주말은 전국 대부분이 맑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기온도 점차 올라 따뜻한 봄을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봄비, #4월날씨, #날씨, #변덕스런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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