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 용의자 3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FBI는 2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스턴 테러 용의자 조하르 차르나예프의 대학 친구 3명을 테러 증거 인멸과 사후 방조, 허위 진술 혐의 등으로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FBI가 체포한 아자마트 타즈하야코프(19), 디아스 카디르바예프(19), 로벨 필리포스(19)는 지난 2011년 조하르와 함께 매사추세츠대학 다트머스 캠퍼스에 입학한 친구 사이다.
타즈하야코프와 카디르바예프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유학생으로 비자 규정을 어긴 이민법 위반 혐의로 구금됐던 전력도 있으며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필리포스는 조하르와 고등학교도 함께 다녔다.
FBI에 따르면 이들은 언론에 공개된 용의자 사진을 본 후 조하르로부터 "나는 이제 떠날 것이니 내 방에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가져가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조하르의 기숙사 방으로 갔다.
조하르의 방에 있던 빈 폭약통과 배낭, 노트북 등을 보고 조하르가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챈 이들은 조하르가 곤경에 처하지 않도록 폭약과 배낭 등을 쓰레기장에 버렸다.
FBI는 카디르바예프가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폭약과 배낭 등을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버렸고 나머지 두 명도 이를 알고 있었으며, 뉴 베드포드의 매립지에서 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카디르바예프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있던 조하르와 찍은 사진을 삭제하며 FBI의 의심을 받았고, 필리포스는 조하르가 범인이라는 것을 확신한 뒤 "극도로 당황했다"고 진술했다.
FBI는 타즈하야코프와 카디르바예프를 수사방해 혐의로 기소했고, 필리포스에 대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조하르의 방에 간 것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의도적으로 허위 진술을 한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FBI의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매사추세츠대학 측은 이들 3명 중 타즈하야코프만 학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학 상태이며, 나머지 두 명은 현재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재판을 통해 유죄가 인정되면 필리포스는 최대 징역 8년형과 벌금 25만 달러, 타즈하야코프와 카디르바예프는 최대 징역 5년형과 같은 액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지난 달 15일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일어난 폭발 테러로 3명이 사망하고 250여 명이 다쳤으며, 용의자로 지목된 차르나예프 형제의 형 타메틀란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졌지만 동생 조하르는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