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69) 경남대 총장은 김순규(75) 전 부총장을 왜 고소했을까? 경남대 발전을 같이 이끌어 왔던 두 사람이 고소사건을 벌이고 있어 그 내막에 관심이 높다.
박 총장은 김 전 부총장을 공갈 혐의로 창원지방검찰청 마산지청에 고소했다. 박 총장은 지난 4월 초에 고소장을 제출했는데, 검찰은 고소인 측 조사를 벌였으며, 아직 피고소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
박 총장이 김 전 부총장을 왜 고소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 총장은 고소장에서 김 전 부총장이 협박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3억 원을 갈취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총장과 김 전 부총장은 오래전부터 인연이 깊고, 경남대 발전을 함께 이끌어 왔다. 두 사람의 인연은 40여년간 이어져 왔다.
경남대는 1946년 설립된 '국민대학관'을 시작으로, 1952년 '해인대학', 1961년 '마산대학', 1971년 '경남대학'으로 교명이 바뀌었다. 학교법인은 1968년 '삼양학원'에서 1970년 '경남학원'으로 변경되었고, 1987년 '한마학원'으로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박재규 총장의 형인 박종규 대통령경호실장(박정희정권)이 '삼양학원' 이사장에 취임한 뒤 교명을 '경남대학'으로 바꾸었던 것이다. 박 총장은 1973년 경남대 정치외교학교 교수를 시작으로 이 대학에 몸담아 왔다.
이어 박 총장은 1980년 한마학원 이사장, 경남대 부총장을 거쳐 1986~1999년까지 총장을 지냈다. 이후 박 총장은 김대중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뒤 2011년 다시 총장에 복귀했다.
김순규 전 부총장은 1971년 정치외교학교 교수를 시작으로 재직해 왔고, 박 총장이 통일부 장관으로 있을 때인 1999년부터 2001년 사이 부총장을 맡기도 했다. 퇴임 이후 그는 경남대 명예교수와 북한대학원 석좌교수 등을 지냈다. 또 그는 2010~2012년 사이 한마학원이 최대주주인 경남의 한 일간지 회장을 지냈다.
경남대 측은 총장 개인의 사적인 고소로 학교와 무관하다고 밝히고, 김 전 부총장은 언론을 통해 "터무니없는 고소를 당하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소 사건이 터지자 경남대 안팎에서 관심이 높다. 경남대 한 교수는 "학교 역사를 다 아는 두 사람 사이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문제로 학교 이름이 더럽혀 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