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후보가 축하 꽃다발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후보가 축하 꽃다발을 받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2신 : 4일 오후 9시 40분]

김한길 지도부는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을까?

당선의 기쁨도 잠시다. 김한길 대표는 주류·비주류의 대립으로 흔들리고 있는 당을 추스르는 동시에, 안철수 의원 세력과의 혁신 경쟁에 나서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또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맞서,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한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10월 재·보궐선거가 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당심은 당내 세력교체를 선택했다. 새 지도부에는 호남과 주류 쪽 인사가 단 한 명도 입성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4일 전당대회에서 61.72%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표 차이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데에 무거운 책임감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계파도 세력도 없는 제가 당 대표로 당선된 것은 민주당의 큰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후보'를 강조한 이용섭 후보의 득표율은 38.28%에 불과했다. 유일한 주류 최고위원 후보였던 윤호중 후보는 최고위원 후보 7명 중 가장 낮은 득표율(10.11%)로 기록하며 고배를 마셨다. 새 지도부와 당권을 잃은 친노 등 주류 세력과의 관계 설정은 민주당 진로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민주당에서 통합·혁신보다 계파 갈등이 도드라질 경우, 지지율 회복은 요원해진다. 이 경우, 야권 정계개편 주도권을 안철수 의원 쪽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10월 재보선 패배 등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경우, 민주당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

김한길, 주류 책임론 재차 강조... 분당될까?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후보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계파주의 청산은 새 지도부로서는 쉽지 않은 임무다. 주류 세력은 김한길 대표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한 주류 쪽 재선 의원은 전당대회 전 "김한길 후보와 같은 분열주의 정치인이 민주당 대표가 되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전당대회 후 분당될 수도 있다"(윤여준 전 환경부)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전당대회 전날 친노 핵심인 문성근 전 대표대행의 탈당 선언은 계파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음을 보여주는 예고편이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도 계파 갈등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문 의원의 불참은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과 길정우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이 전당대회에 참석한 것과 큰 대비를 보여줬다.

이날 지도부에 입성한 조경태 의원은 이러한 주류 세력의 움직임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문성근 전 대행의 탈당은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면서 "문재인 의원이 오늘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전당대회에 불참한 것은 아쉽다, 대선 후보를 지내신 분이 전당대회에 와서 힘을 실어주시는 게 타당하다, 당이 화합하고 하나로 갈 수 있도록 모든 계파와 지역이 함께 동참해주실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주류 쪽의 대선 패배 책임론을 재차 강조하는 등 공세를 취했다. 그는 "후보로서 경청투어를 할 때 당원들은 '대선 패배에 책임지는 사람 없다'고 했다, 저의 당선에는 책임정치를 구현하라는 당원들의 생각이 반영됐다"면서 "비상대책위원회가 (주류 책임을 강조한) 대선평가보고서를 공식 접수했는데, 이를 뒤집을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계파주의 청산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 민주당이 처한 위기의 엄중함에 대해서 구성원들이 다 공유하고 있다, 또한 계파의 이익을 당의 이익보다 앞세우는 것에 대한 폐해를 실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계파 정치가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는 치열한 경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후유증이 없을 수가 없다, 분당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게 사실"며 "생각보다 큰 격차로 김한길 당 대표가 당선됐다는 것은 당원과 대의원들이 그의 혁신 방안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한길 대표가 당내 주류세력과 어떤 관계 설정을 맺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 새 지도부에 뼈있는 한마디 "정치 바뀌어야"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후보가 독배를 마신 이용섭 후보와 스치고 있다.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후보가 독배를 마신 이용섭 후보와 스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 쪽과의 관계 설정 역시, 새 지도부에게 주어진 중요한 임무다. 김한길 대표는 "우리 당이 혁신 해나가는 과정에서 (안철수 의원 쪽과)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 정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경쟁하는 동지적 관계로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혁신 과정에 따라 민주당-안철수 의원 쪽과의 관계가 재설정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조만간 야당 시장이라는 가판대에서 어떤 선택을 받을지 분명하게 국민의 눈에 드러날 것"이라며 "민주당 독과점 체제의 야당 시장은 깨졌다. 자유 경쟁 무대 위에서 우리의 실력을 보여주고, 이기기 위해 싸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 쪽과의 혁신 경쟁은 만만치 않은 일이 될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은 김한길 대표의 당선 직후 뼈 있는 축하 인사말을 건넸다.

안 의원은 트위터에 쓴 글에서 "민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축하드린다"면서도 "김한길 대표님, 신경민, 조경태, 양승조, 우원식 최고위원님들, 제1야당을 이끌 무거운 책임을 맡으셨다, 민생문제 해결과 정치혁신에 대한 국민의 열망 잊지 말아달라, 정치가 바뀌어야 민생이 바뀐다"고 밝혔다.

[보강 : 4일 오후 7시 35분]

"친노-비노, 주류-비주류라고 쓰인 명찰들 다 떼어서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오직 민주당이라고 쓰인 명찰을 다 같이 달고, 하나로 힘 모아 혁신에 매진하겠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당선 일성이다. 김 대표와 신경민·조경태·양승조·우원식 최고위원으로 구성된 새 지도부는 당내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안철수 의원 쪽과의 혁신 경쟁에 나서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임무 실패 시 민주당의 존립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새 지도부가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구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한길 대표는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61.72%의 득표율로, 38.28%를 얻은 이용섭 후보를 제쳤다. 전국대의원 투표(50%), 권리당원 ARS(30%), 일반 여론조사(20%) 등 3가지 투표·조사로 진행된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김 대표는 모두 앞섰다.

대의원 투표에서 김 대표와 이 후보는 각각 57.41%, 42.59%를 얻었다. 김 대표와 이 후보는 권리당원 ARS와 여론조사에서 각각 '63.65%-36.35%', '69.58%-30.42%' 득표했다. 최고위원은 신경민(득표율 17.99%)·조경태(득표율 15.65%)·양승조(득표율 15.03%)·우원식(득표율 15.01%) 후보가 당선됐다. 안민석·윤호중·유성엽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김한길 대표, 박 대통령에게 '여야 국정협의체' 제안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후보가 같이 경쟁했던 이용섭 후보의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김한길 후보가 같이 경쟁했던 이용섭 후보의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김한길 대표는 당선 직후 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여야 국정협의체를 제안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의 삶은 처절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여야관계 정립을 위해 '6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무런 성과도 없이 관계만 악화되고 있다"며 "안보와 민생현안 등의 해결을 위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참여하는 정기적인 '여야 국정협의체' 구성과 운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정부·여당과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여당이 계속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고, 불통의 국정운영을 고수한다면 무서운 민주당,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계파주의 청산을 강조했다. 그는 "계파도 세력도 없는 제가 당대표로 선택된 것 자체가 민주당의 큰 변화를 상징한다"며 "계파정치를 청산하라는 요구이고, 책임정치를 구현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혁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혁신의 대장정은 하루도 지체할 수 없다, 지금부터 변화와 혁신의 폭풍 속으로 과감하게 전진해야 한다"며 "고난의 가시밭길이 우리 앞을 가로막을지라도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혁신의 한길로 나아가야 한다, 당장 고강도 혁신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겠다"고 전했다.

그는 혁신 과제로 상향식 공천제도 정착시키고 주요정책 결정권과 대의원 선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정당 민주주의 실현을 꼽았다. 아울러 생활밀착형 정책을 제시하는 정책정당 면모를 강화하는 동시에, 새롭고 능력 있는 인사들을 적극 발굴·영입하고 당내 '대탕평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은 고통을 요구한다, 혁신의 과정에서 제가 가장 인기 없는 당대표, 가장 욕 많이 먹는 당대표가 되더라도 저는 두려워하지 않겠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고, 마침내 2017년 민주당이 대선승리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야무지게 준비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경민 최고위원은 "계파로 인한 잘못으로 국민으로부터 버림받는 이 상태를 개선하고 개혁하는 길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각종 선거에서 새로운 정책으로 당원과 국민을 사로잡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영남 유일의 3선 의원은 조경태 최고위원은 "각 정파, 계파, 지역을 뛰어넘어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이끌어나가겠다"고 전했다.

민주당 충남 유일의 3선 의원인 양승조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충청도에서 나름대로 세를 얻지 않으면 정권교체의 길은 어렵다, 충청권 허리를 강화하는데 역할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중앙당과 지역위원회 모두 현장형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전국을 다니면서 당원들로부터 많은 질책 받고, 민주당의 개혁과 쇄신의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 당명 변경... 중도노선 강화하기로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김한길 대표와 양승조, 조경태, 우원식, 신경민 최고위원이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민주통합당은 '민주당'으로 당명을 다시 개정했다.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김한길 대표와 양승조, 조경태, 우원식, 신경민 최고위원이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민주통합당은 '민주당'으로 당명을 다시 개정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이날 전당대회에서 당명을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바꿨다. 또한 민주당은 강령·정책을 변경해 중도노선을 강화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당대회 인사말에서 "민주당의 정체성은 변함없이 김대중 대통령의 중도개혁 노선이고, 중산층과 서민이 우리 정치의 토대임을 분명하게 했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기업의 건전하고 창의적인 경영활동을 존중하고 지원한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또한 보편적 복지와 함께 성장도 강조됐다. '보편적 복지를 통한 복지국가의 완성을 추구하며 복지와 함께 선순환하는 질 좋은 성장을 지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북한주민의 민생과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노력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민주당은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이명박 전 대통령·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의 유착관계에 대한 적극적인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국정원 국기문란 헌정파괴 규탄결의문'을 채택했다.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김한길 대표가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의 축하를 받으며 연단을 내려서고 있다.
 4일 오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김한길 대표가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의 축하를 받으며 연단을 내려서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태그:#민주당 전당대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