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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는 시민기자다>를 쓴, 12명의 시민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참가 신청 사유를 적는 란에 "시민기자 10여년, 나도 저자 대열에 합류하고 싶다"는 바람을 적었다. 이런 내 마음이 통했는지 당첨이 되어 참석할 수 있었다. 오마이뉴스에서 내로라하는 시민기자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지난 3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스튜디오가 꽉 찼다. 12명의 저자 중 9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사회를 맡은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는 "2004년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를 발간한 지 9년 만에 오마이뉴스 관련 새로운 책이 나왔는데 꼼꼼히 읽어보니 전 책보다 오마이뉴스를 훨씬 잘 설명했다"며 "이 책은 글쓰기의 모범일 뿐 아니라 인생의 교과서다"라고 소개한 뒤, 저자들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나는 시민기자다>저자와의 만남에서 김당 뉴스게릴라 본부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나는 시민기자다>저자와의 만남에서 김당 뉴스게릴라 본부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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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원 시민기자는 50대 주부로 집안에 갇혀 살다 <오마이뉴스>로 인해 누구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고 했다. 김종성 기자는 동아시아 역사 연구자이자 친절한 역사 글쓰기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종필 기자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특별연구원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사평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소개가 끝난 뒤 김당 뉴스게릴라 본부장의 축사가 있었다. 작년 김당 본부장의 취임인사 문자 내용 중 "한 번 물면 놓지 않겠습니다"라는 부분이 가슴에 와닿았는데, 그가 축사자로 나와 반가웠다. 본인은 오마이뉴스에서 상근 직원 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60년생이라고 소개했지만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에서 젊음이 느껴졌다. 안 되면 될 때까지 물고 늘어지겠다는 패기 있는 문자의 주인공다웠다.

그는 "60세 정년 법안이 통과되었다, 시민기자는 정년이 없다, 세상을 바꿔보고 싶다는 열정만 있으면 정년 없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다"며 "각자 사는 지역과 활동 분야는 달라도 공통점이 있다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열정을 기지고 오마이뉴스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 땀 한 땀 글을 쓰는 일이다, 여러분 모두 국가대표급 시민기자로 성장하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오연호 대표와 저자 12명 중 9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시민기자 기자 전성시대에 <나는 시민기자다>는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오연호 대표와 저자 12명 중 9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시민기자 기자 전성시대에 <나는 시민기자다>는 좋은 가이드북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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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엔 오 대표가 질문을 하면 저자가 답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김혜원 시민기자에게 질문했다. 글에 가족이야기가 많고 행사 때 남편을 대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편이 비서관역을 할 수 있게 만든 비결이 무엇이며, 지금까지 받은 원고료는 얼마냐는 질문에 "원고료의 반 이상은 간식비, 외식비로 나갈 만큼 기름칠을 한다"며 "10년간 받은 공식적인 원고료는 2천여만원인데 특별 원고료, 독자원고료까지 합치면 3천만원 정도 된다"라고 답했다.

2006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뽑은 올해의 인물 중 한사람으로 선정된 바 있는 50대 주부 김혜원 기자의 활약을 보며 박수를 보냈다. 나 역시 50대 주부지만, 다른 주부들도 그를 모델로 삶의 현장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를 담아냈으면 좋겠다. 그런 진솔한 목소리가 정책이 되면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 같다.

법원공무원이자 법조전문 김용국 시민기자는 "법 하면 자체부터 어렵게 느껴진다, 이런 법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해 모든 열정을 글쓰기에 쏟는다"고 했다. 퇴근 후와 휴일을 고스란히 바친 결과 3권의 책을 발간해 인세수입도 만만찮단다. 퇴근 후 한 잔, 휴일 나들이를 대신 택한 그의 글쓰기는 분명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를 모토로 하는 시민기자의 역할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디어학자, 환경전문, 법조전문 , 과학자 등 여러 분야의 시민기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나는 시민기자다>저자와의 만남이 이루어진 오마이 스튜디오
 미디어학자, 환경전문, 법조전문 , 과학자 등 여러 분야의 시민기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나는 시민기자다>저자와의 만남이 이루어진 오마이 스튜디오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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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이자 환경전문 시민기자인 최병성 기자의 끈기와 투지는 놀라웠다. 그는 쓰레기시멘트로 아파트를 건축하는 국내 재벌들과 정부를 상대로 홀로 싸워 개선책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외 이종필, 김종성 여러 기자들은 자기분야에서 쌓은 전문지식을 기사로 녹여내고 있었다.

마지막 순서는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는 시간.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이유, 인터뷰 준비법, 취재아이템은 어떻게 얻는지, 대중의 마음을 읽기 위한 노력 등의 질문이 나왔다. 역사공부를 위해 한 달에 책값을 40만 원 정도 투자한다는 김종성 기자와 순간 포착을 위해 TV를 볼 때도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최병성 기자의 답변 속엔 치열한 노력이 담겨 있었다.

블로그, 카페,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 세상은 미디어 전성시대로 돌입했다, 어느 분야에서나 글쓰기가 경쟁력이 되었고, 각 지자체나 정부기관에서는 시민기자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펴낸 <나는 시민기자다>는 유용한 가이드북이 될 거라 예감이 든다.

13년의 역사를 가진 오마이뉴스의 이모저모
 13년의 역사를 가진 오마이뉴스의 이모저모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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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구입하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밑줄 그을 부분이 넘쳤다. 12명의 기자는 시민기자 입문기부터 현재까지의 여정과 애환을 털어놓았다. 댓글에 시달리고 협박을 받고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아가면서도 용감한 기사쓰기를 하고 있는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내가 밑줄 그은 몇 부분을 소개한다.

"문장에 힘을 빼고 사투리를 포함해 흔히 쓰는 일상용어를 쓰고자 한다. 온갖 지식으로 가르치려 들거나 훈계조의 기사를 쓴다면 독자들은 사정없이 등을 돌릴 것이다. 먼저 나를 낮추고 낮은 자세로 세상을 바라볼 때 풀꽃이든 사람이든 친구가 될 수 있다." - 65쪽 소박한 '사는 이야기'로 우려내는 삶의 깊은 맛 송성영

"오마이뉴스와 더불어 보낸 지난 11년은 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온 시간이었다. 좁디좁은인식의 지평을 한 뼘이라도 늘려보려고 발버둥 쳤으나 아직도 한심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앞으로 오랫동안 오마이뉴스와 함께하고 싶은 이유는 내 보잘 것 없는 글쓰기가 꾸준히 삶을 변화시켰다는 확신 때문일 것이다."- 120쪽 여행자의 시선으로 낯설게 들여다보기 강인규

"그동안 글을 쓰면서 세운 원칙은 네 가지다. '쉽게 쓰자. 허투루 쓰지 말자. 독창적인 글 을 쓰자. 비판의식을 지키자.' 특히 남들이 쓰지 않는 글, 아니 쓸 수 없는 소재의 글을 기획해 보고 싶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글쓰기에는 서비스 정신이 필요하다. 서비스의 첫 번째가 쉽게 쓰기이다." - 189쪽  '시민을 위한 법'을 위해 선택한 이중생활' 김용국

서을 상암동 오마이뉴스사무실  벽면에 걸린 시민기자들의 모습
 서을 상암동 오마이뉴스사무실 벽면에 걸린 시민기자들의 모습
ⓒ 최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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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다음 블로그에서 쓰레기 시멘트를 다룰 때 처음 몇 달은 밤낮으로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시멘트공장에 들어가 몰래 들어가 사진을 찍고 일본에서 쓰레기를 수입하는 현장을 잡기위해 삼척항에서 밤새 잠복해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시멘트공장 주민들의 피해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마을의 분진 분석과 주민들의 모발검사를 하기도 했습니다."-230쪽 열정 하나로 '4대강 전문기자가 된 목사 최병성

한 줄이라도 밑줄 치고 싶은 부분이 있는 책이라면 책값이 아깝지 않다는 말이 있다. 이 책이 새까매지도록 밑줄을 그은 것은 나도 그렇게 되고자 하는 각오이자 다짐이기도 하다.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이제는 당신 차례다"라는 오 대표의 말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내 꿈이 꿈틀거린다.

이 책의 저자들은 거의 10여년의 내공이 쌓인 분들이다. 부천시정홍보지 복사골부천 주부기자 10년, 병무청 블로그 청춘예찬 어머니기자 2년차, 올해부터 시작한 문화체육관광부 정책기자단 활동을 더욱 충실히 해서 의기투합한 소속 동료들과 제2의 <나는 시민기자다>를 펴내고 싶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이런 내 꿈에 불을 당기는 자리였다.


태그:#<나는 시민기자다>, #오마이북, #오마뉴스 시민기자 12명,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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