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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가장 알고 싶은 돈 관리법 75> 겉그림
 <20대가 가장 알고 싶은 돈 관리법 75> 겉그림
ⓒ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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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이 생겨 좀 여유있게 둘까 싶으면 그 돈을 써야만 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일이 생기곤 한다. 그 돈을 어떻게, 어디에 쓰자고 기대한 만큼 그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다.

몇 년째 동네에서 단체로 인근 은행의 우대상품에 가입하는 것에 동참하고 있다. 그리하여 해마다 3월이면 푼돈이라고 할 수 없는 목돈을 타곤 한다. 그런데 하루 앞두고 돌을 잘못 씹는 바람에 이가 부러지거나, 엊그제까지 잘 돌아가던 세탁기가 느닷없이 멈춰버리는 등으로 목돈을 냉큼 잡아먹거나 반절을 뚝 잘라 먹곤 하고 있다.

최근 5년뿐일까. 종종 그래왔다. 만지기도 전에 어찌 그리 저 갈 곳을 잘 아는지 모르겠다. 여하간 이런 저런 이유로 크든 작든 목돈 만들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니 살림이 좀체 여유가 없다.

목돈을 좀 쥘 수 있을까 싶으면 번번이 어긋나곤 하면서 '어떻게 하면 있는 돈이라도 제대로 건사할 수 있을까?', '일반인들이 알아야 하는 은행 관련 지식이나 정보들만 쏙쏙 집어 좀 쉽게 알려주는 책 없나?', '우리 아이들은 나처럼 경제관념이 부족한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할 텐데……'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아니 십여 년 전부터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나름의 궁리와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러나 아이 둘을, 그것도 돈이 턱없이 들어가는 청소년 아이들을(현재 세살 터울의 둘째가 고3이다) 두었던 시기와 맞물려 목돈 만들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또한 핑계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보다 벌이가 시원찮아 보이는 누군가가 집을 샀다거나, 언제부터 부은 적금을 탔다는 등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절감하곤 한다. 이럴수록 제대로 돈 모으는 일에 대한 정보에 대한 갈증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와 동시에 '내 아이들은 나나 남편처럼 경제관념이 부족한 사람이 되게 하지 말아야지'와 같은 생각이 간절해질 수밖에 없다.

<20대가 가장 알고 싶은 돈 관리법 75>(원앤원북스 펴냄)는 이런 이유들 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이 '종잣돈'을 만드는 과정이 지루하고 힘들고 재미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위의 부자들을 보면 대부분 초기에는 종잣돈 만들기에 집중한다. 이 종잣돈이 눈이 구르듯 점점 커져서 큰 자산으로 변하는 것이다.

혹자들은 이런 이야기도 한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행복한 세대다. 아파트 가격이 그들을 부자로 만들었다. 얼떨결에 부자가 된 세대다. 우리 세대는 불행하다. 우리 세대는 그런 자산의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 20대 중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사람이 놓친 부분이 있다. 아무리 지금의 기성세대가 얼떨결에 아파트 값이 올라 부자가 되었더라도 그들이 아파트를 청약할 때는 종잣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 종잣돈을 만들기 위해 피눈물을 흘리며 돈을 모았다는 것이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아파트를 청약할 수 있었고 자산증대도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때 그 종잣돈을 만들지 못해 아파트를 사지 못한 사람은 지금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 그래서 돈을 모으는 시기에는 무조건 힘든 과정을 잘 이겨나가야 한다. - <20대가 가장 알고 싶은 돈 관리법 75>에서

100% 공감한다. 종잣돈이 없어서 아파트를 청약할 수 없었고, 땅을 헐값에 살 수 있는 기회를 번번이 놓친 회한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거대한 아파트촌이 된 곳들을 개발정보가 시중에 전혀 나오지 않았을 때 지목하며 구체적으로 몇 년 후 100% 개발될 것이니 무조건 사놓고 보라고 귀띔해준 사람까지 있었다. 그런데 종잣돈이 없어서 번번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큰 재산을 물려줄 수 없다면 큰 재산 만드는 방법이라도 물려주자

아들이 입대를 몇 달 앞두고 휴학한 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몇 달 동안 적지 않은 돈을 받았다. 돈을 내게 맡기고 용돈을 타 쓰라고 했지만, 자기가 알아서 저축하고 쓰겠다며 한사코 마다했다. 속으로 조바심이 나기도 했지만 자기가 알아서 관리하겠다는데 자꾸 내놓으라는 것도 좀 그렇고, 한편으론 맡겨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300~400만 원은 족히 모았을 거란 기대와 달리 입대할 무렵 내가 기대했던 돈의 10분의 1에 불과한 돈뿐이었다. 그러나 아들의 잘못만으로 돌릴 수 없었다.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먹고 싶은 것 많은 청소년기에 용돈을 워낙 짜게 줬기 때문에 돈에 대한 갈증으로 쓸데없는 지출도 했을 것이고, 턱없이 부족한 용돈이라 받으면 쓰기 바빠 계획자체가 힘들어 돈에 대한 습관이 잘못 들었을 거란 생각이 먼저 들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얼마 전 "엄마에게 돈을 맡기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며, 구체적인 자산 계획까지 말한다. 나보다 아들의 입대를 먼저 경험한 선배들은 전역 후 몇 달 후면 그런 마음은 눈 녹듯 사라진다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아들을 믿어보고 싶다. 하지만 한편으론 은근히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사업실패다 화재다 힘든 일들이 많아 어쩔 수 없었다지만, 무엇보다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지금 쪼들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념들이 겹치다 보니 최근 예전에는 그리 관심두지 않았던 이런 종류의 책에 관심을 두고 있다. 내 아이들에게 큰 재산은 물려준 수 없어도 큰 재산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알려주고 싶은데 경제관념과 관련 상식이나 정보가 부족해 제대로 알려주려야 알려줄 수 없다는, 그래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어떻게든 알려주고 싶다는 절실함 때문이다.

- 20대의 봉급은 적다. 그래서 받는 즉시 다 써버리기 쉽다. 이럴 땐 강제저축을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급여통장에 돈이 입금될 때 아예 처음부터 은행의 적금이나 증권사의 적립식 펀드로 돈이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다.

- 최근에는 월급통장이 은행에서 증권사로 바뀌고 있다. 중년 분들은 아직도 은행통장을 이용해서 월급을 받고 있지만 젊은 사람들은 CMA통장을 많이 이용한다. 월급통장은 대부분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보통예금으로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잔액에 대해서는 이자가 거의 붙지 않고 극히 낮은 수준의 이자만 붙을 뿐이다. 하지만 월급통장을 증권사의 CMA(Cash Management Account)로 바꿔놓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일단 이자가 높다. 2013년 1월 기준으로 2.75% 안팎이다. 여러 가지 혜택도 있다. CMA는 언제든지 돈을 넣고 찾을 수 있는 은행의 보통예금과 같은 계좌다. 은행의 보통예금과 다른 점은 그 돈을 국공채나 CP(Commercial Paper, 기업어음), RP(Repurcase Agreements, 환매조건부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올린다는 점이다. - <20대가 가장 알고 싶은 돈 관리법 75>에서

부엌이 딸리지 않은 방이라 베란다에서 밥을 해먹어야 하는 사글세방에서 신혼을 시작할 정도로 돈 없는 20대를 보냈다는 저자는 20대부터 돈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1장)를 시작으로 제대로 돈 관리하는 방법들을 조목조목 들려준다.

2장과 3장에서는 20대가 꼭 알아야 할 금융과 경제지식들을, 4장에선 평생의 경제적인 여유를 위한 머니플랜 짜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5장에선 20대가 꼭 알아야 할 금융권 활용법들을, 6장과 7장에서는 부동산투자법과 펀드 활용법을 알려준다. 그리고 8장과 9장에선 주식투자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들과 보험 및 절세 방법 등을 각각 들려준다.

사실 이런 분야의 책들 중엔 허황되거나 이상적인 내용을 담았거나, 시중에 떠도는 정보들을 끌어다 적당히 짜깁기 한 것들도 많은 것 같다. 그리 많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어느 정도의 자산을 가진 사람들에게나 필요할 정보들을 위주로 담고 있는 책들도 많아 보인다. 이 책은 저자 스스로의 경험과 금융 관련 일을 해오는 동안 만난 사례와 정보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게다가 종잣돈부터 시작하고 있어서 믿음이 간다.

특히 유용하게 읽은 것은 5장과 6장. 몇 년 전부터 펀드가 많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림에도 아는 게 너무 없다보니 확신이 서지 않아 지금도 망설이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ELS와 ETF에 대해 들으며 괜찮단 생각을 했지만 100%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그런데 5장과 6장에는 이들에 대한 자상하고 이해가 쉬운 설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경제와 금융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인지 좀 어렵게 읽히는 부분들도 좀 있다. 우리 아이들 역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내 아이들이 책을 통해 '성과가 적더라도 2O대부터, 그것도 하루라도 빨리 돈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와 '종잣돈의 필요성과 만드는 방법'만이라도 절실하게, 그리고 제대로 받아들인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덧붙이면 20대를 중심으로 썼지만, 20대가 아닐지라도 나처럼 경제관념이나 금융 혹은 투자 정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2013년 현재의 사정들을 반영한 다양한 경제정보와 금융상품, 투자 정보와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나 꼭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을 조목조목 들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20대가 가장 알고 싶은 돈 관리법 75>|김대중 (지은이)| 원앤원북스| 2013-02-05| 정가:14,000원



20대가 가장 알고 싶은 돈 관리법 75

김대중 지음, 원앤원북스(2013)


태그:#돈, #금융, #저축, #투자, #월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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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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