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 기간 중 대사관 여성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 하림각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사건 발생 후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귀국을 지시해 따랐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자신은 여성 인턴에게 격려 차원에서 허리를 '툭' 쳤을 뿐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 "격려하려 툭 쳤을 뿐" 성추행 해명하는 윤창중 전 대변인 박근혜 대통령 미국 방문 기간 중 대사관 여성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 하림각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사건 발생 후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성희롱에 대해서는 변명을 해봐야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귀국을 지시해 따랐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자신은 여성 인턴에게 격려 차원에서 허리를 '툭' 쳤을 뿐 문화적인 차이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중 발생한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이 청와대 내부의 진흙탕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방미 기간 중 성추행 의혹에 휘말려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귀국 과정을 둘러싸고 전직 부하직원인 윤 전 대변인과 직속 상관인 이남기 홍보수석의 주장이 전혀 달라 이번 사건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축소·은폐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귀국 후 행방을 감췄다 11일 기자회견에 나선 윤 전 대변인은 대사관 인턴 직원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도망치듯 귀국한 배경에 대해서 이 홍보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 기자회견 전문 보기

청와대 해명 정면 반박한 윤창중 "귀국은 홍보수석 지시"

윤 전 대변인은 "(8일, 현지시간) 수행경제인 조찬 행사를 마치고 수행원 차량을 타고 오는데 이남기 수석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이 수석을 영빈관에서 만났다"며 "이 수석이 '재수가 없게 됐다. 성추행은 변명해 봐야 납득이 되지 않으니 빨리 워싱턴을 떠나서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같은 지시에 대해 "'제가 잘못이 없는데 왜 일정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냐, 그럴수 없다. 제가 해명을 해도 이 자리에서 하겠다'고 했다"며 "잠시후 이 수석이 1시30분 비행기 예약해놨으니 짐을 찾아서 이 수석이 머물고 있는 윌러드 호텔에서 작은 가방 받아서 나가라고 했고 홍보수석이 저의 직책상 상관이니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윤 전 대변인의 주장은 이남기 홍보수석이 10일 밤 브리핑에서 밝힌 내용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수석은 4줄짜리 사과문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은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10일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보수석 명의의 4문장짜리 사과문에서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되어 있어서, 사과의 대상에 '대통령'까지 넣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홍보수석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사과"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이 윤창중 청와대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10일 춘추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보수석 명의의 4문장짜리 사과문에서 "국민 여러분과 대통령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되어 있어서, 사과의 대상에 '대통령'까지 넣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 있었던 8일(현지 시각) 오전 9시 40분경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처음으로 윤 전 대변인 사건을 보고 받았다"며 "이후 윤 대변인과 통화에서 귀국 문제에 대해 언급이 나왔던 것 같지만 (귀국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많지 않고 바로 다음 일정에 참석해야 해서 전광삼 선임행정관과 상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홍보수석실의 전광삼 선임행정관도 윤 전 대변인의 귀국은 개인적인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전 행정관은 "미국 경찰에 소환돼서 조사 받는 수도 있고, 한국과 수사공조체제가 돼 있으니 귀국해서 수사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본인이 판단해서 결정하라고 윤 전 대변인에게 말씀 드렸다"며 "이남기 수석에게는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전 대변인은 이 같은 전광삼 행정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제가 잘못이 없는데 미국에 남아서 조사받고 매듭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 했고 이남기 수석은 성희롱이라고 하면서 '설명해도 납득이 안 되니 대통령의 방미에 누가 안 되기 위해 빨리 떠나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윤창중 성추행 의혹 은폐하려 했나... 책임론 제기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왼쪽)과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지난 3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왼쪽)과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지난 3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윤 전 대변인의 급작스런 귀국 과정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전직 대변인이 진실게임을 벌이게 되면서 청와대가 애초 이번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이 현지에서 불거질 경우 박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묻히고 파문이 커질 것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아침 윤 전 대변인의 중도귀국설이 처음 불거졌을 때 청와대는 기자들에게 거짓 정보를 흘렸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중도 귀국 이유에 대해 "개인적 사정"이라거나 "부인이 위독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진실만을 국민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법의 처벌을 달게 받겠다"며 "제 처가 몸이 아파서 귀국하겠다고 말한 적이 결코 없다"고 부인했다.

양 측의 주장이 180도 엇갈리면서 누구의 말이 사실이냐에 따라 큰 파문이 예상된다. 홍보수석이 윤 대변인의 귀국을 종용한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거짓 해명을 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물론 평소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온 박 대통령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남기 수석을 비롯한 홍보라인의 전면적이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윤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태그:#윤창중, #이남기, #청와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