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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정치부장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정치부장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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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는 시간까지 아껴 3~4시간 밖에 못잔 거 같다.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미국 순방) 일정 말미에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안타깝게 생각한다."

15일 오후 6시경 청와대 내 만찬장, 담담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에 순간 실망의 빛이 드리워졌다. 44개 언론사 정치부장들을 앞에 두고 한미 정상회담, 미 의회 연설 등 4박 6일간의 방미 성과를 한껏 치켜세우고 싶었지만, 방미 일정 막판에 벌어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미국 수사기관의 답이 오면 추가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변인의 미국 소환을 포함해 이남기 홍보수석의 교체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방미 성과와 관련 "지금 북한리스크 때문에 한국경제 상황이 어떤가하고 불안한 눈으로 세계가 보고 있는 상황인데, 그래도 한국 안보에 대해서 안심할 수 있는 믿음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한반도신뢰프로세스에 대해 미국 측의 확고한 동의를 확보할 수 있었고,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해서도 미국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 의회에서도 폭넓은 공감대와 이해를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언론사 정치부장단 초청 만찬에는 허태열 비서실장과 국정기획·정무·민정·외교안보·경제·미래전략·교육문화·고용복지수석, 정무·민원·홍보기획비서관, 국정홍보비서관, 대변인, 춘추관장 등이 배석했다. 하늘색 정장차림을 한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20분쯤 만찬장에 입장, 정치부장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다음은 이날 만찬에서 진행된 박 대통령과의 질의응답 요지이다.

- 윤창중 전 대변인 건을 포함해서 인사를 하면서 느낀 소회를 말씀해 주시고, 향후 청와대 진용을 어떻게 개선·보완해 나갈 것인지 복안이 있으면 말씀해 달라.
"정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그런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번에 윤 전 대변인 건도 사실 그렇게 성추행에 연루가 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 그런 불행하고 불미스러운 일이 있고 해서 앞으로 인사위원회에도 조금 더 다면적으로 철저하게 검증을 하고 제도적으로 보완을 하고 해서 조금 더 철저히 하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도 역시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는 말은 또 제가 언제 하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동 웃음)

전문성을 보고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인물이 맡으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그런 대로 절차를 밟았는데도 엉뚱한 결과가 나오고 저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고 생각을 많이 한다. 앞으로 더 철저하게 노력을 하는 길밖에 없다. 더 시스템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 그래서 인사 자료도 차곡차곡 쌓으면서 상시적으로 항상 하는 체제로 바꿔 나가고 있다."

-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추가적인 청와대 참모진 인사 개편 구상이 있으면 밝혀 달라.
"일단 홍보 수석 사의를 표명했고, 또 그 부분은 제가 지난번에 수석 회의에서도 밝힌 바 있듯이, 이런 문제가 생기면 관련 수석이 전부 책임져야 된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거기에 따라서 할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 수사 의뢰를 했고 가능한 한 빨리 답이 왔으면 좋겠다. 답이 오는 것을 보고, 거기에 따라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면 하도록 할 것이다."

- 우리 정부는 미국 경찰이 수사하는 것만 계속 지켜볼 건지, 아니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다른 조치들을 할 건지 궁금하다.
"지난번에 국무회의 때도 얘기했지만, 이것을 계기로 해서 청와대는 물론이고 공직 공무원 전체가 더 기강을 바로 잡는 계기가 돼야 된다. 그래서 다시는 이런 국민 실망시키고 신뢰를 저버리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바로잡아가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 그리고 이 부분은 피해 여성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국 경찰이 한국 사법단계에서 하기에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기다리는 것이고, 또 괜히 여기에서 누가 옳으니 그르니 공방을 벌리는 것보다 거기에서 냉정하고 공정하게 빨리 해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성범죄 이런 것은, 제가 대선 때부터 4대악으로 규정해서, 4대악을 뿌리 뽑겠다고 외쳤는데, 이렇게 돼서 민망하기 그지없다. 6월 중에 법무부, 여성가족부, 경찰청 이렇게 힘을 합해서 이 부분을 뿌리 뽑기 위한 어떤 대책을, 대책을 발표한다고 하루아침에 다 뿌리 뽑히는 것은 아니지만, 강력한 의지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발표를 할 계획이다. 그래서 이건 확실히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아야 되고, 또 성폭행·성범죄가 너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데, 공직자까지 연루가 됐다는 것은 보통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더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어제(14일) 개성공단에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반출할 수 있도록 북한과 대화를 하라는 지시를 했고, 우리가 대북제의를 했다. 그런데 북한은 아직 아무 답변이 없다. 그런 지시를 한 배경은 뭔가? 또 중국의 협조로 연결하기 위한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마지막에 7명의 우리 국민이 올 때, 완성품과 원자재 이런 것도 우리 기업들한테 돌려줘야 한다. 북한이 쥐고 있으면서 우리는 못주겠다고 한다면 점점 더 북한은 코너에 몰리는 것이다. 북한에서 철수를 하고, 식자재 반입도 못하게 해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다 철수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거기 남겨 놓은 완제품도 안 준다 하게 되면 점점 북한한테 세계인들이 볼 때, 그 나라는 투자를 하기도 그렇고, 같이 뭘 하기도 그렇고, 점점 그렇게 될 것 아니겠나? 북한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신사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이것은 정말 올바른 방향이다, 이렇게 지지를 표명을 했고, 거기에 대해서는 일치된 노력을 해 나갈 수 있다. 중국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에 북한은 많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중국이 북한을 변화시키는데, 다시 말해서 북한이 저렇게 하고만 있으면 계속 고립되고 세계를 적으로 돌리고 고립된 상태로 자꾸 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핵이 어떻게 북한을 지켜주나?

소련이 핵무기가 모자라서 저렇게 된 것은 아니다. 북한도 그런 환상을 접어야 한다. 핵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회에 받아들일 수 있는 행동을 하면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나와야 한다 그런 변화를 자꾸 촉구하면서 그렇게 가도록 하는데 있어서 저는 중국이 모든 것을 다룰 수 없지만 상당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미국이나 다른 세계도 그렇게 중국에 대해서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UN안보리 결의에 대해서도 상당히 중국도 적극 동참했고, 이행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적극적이기 때문에, 조만간에 중국에서도 가급적 방중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얘기가 왔기 때문에 저도 가능한 빨리 중국을 방문하려고 한다. 가능한 이 부분에 대해서도, 그쪽 지도부, 시진핑 총서기, 이런 분들과 적극적으로 얘기를 나눠보려고 하고 있다."

- 이번에 직접 외국투자를 유치하는 성과가 있었는데, 통상임금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지엠의 한국투자가 통상임금을 투입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데, 노동계에서 반발하고 있고, 예민한 문제일수 있는데, 통상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이 부분은 외국투자 기업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기업들, 또 우리 경제계 전체의 문제도 된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노사가 이 부분에 대해서 공감대를 이루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근로자들한테도 이득이 되고, 투자도 더 많이 유치하면서 일자리도 더 많이 생기고,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 되느냐 하는 것인데, 노사 협의를 통해서 공감대를 우선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그 부분을 잘 협의가 되도록 정부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단 둘이서) 10분 동안 무슨 말씀을 나누셨나?
"로즈가든에서 걸으면서 여러 가지 얘기를 했는데 한 가지 소개를 해 드리면, 제가 오바마 대통령께 '오바마 대통령이 참 연설을 잘 하셔서 청중을 감동시키고 거기의 달인이라고 할 정도로 연설을 굉장히 잘 하시는 분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내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 가서 연설을 하게 되어 있는데 잘 할 수 있는 팁, 조언이 있으면 해 달라' 웃으면서 부탁을 드렸더니, 그 분이 생각을 하다가 'be natural',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그 말씀 정말 좋다고...

그러면서 한참 다른 얘기하고, 로즈가든에서 오찬장으로 들어가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데 또 한 가지 중요한 팁이 있다'고 해서 무엇이냐고 했더니 '연단 높이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아무래도 불편하고 그러니까 그걸 자기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래서... 정말 프렉티컬 팁이라고 웃으면서 들어왔다. (일동 웃음)

- 시중에 정말 모르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안철수의 새정치이고, 또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얘기하는 창조경제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성공한 모델을 따라서 추격형으로 많이 발전을 해 왔는데, 지금은 우리 경제규모나 여러 가지로 볼 때 어디 따라갈 모델도 별로 없고, 우리가 그 모델을 만들면서 선도형으로 갈 수밖에 없다. 또 기존의 시장을 어떻게든지 넓혀서 발전해 가겠다고 해도 한계에 부딪히게 되어 있다, 이 시대가.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 새로운 시장, 그럼으로써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나가면서 발전할 수밖에는 없는 시대가 됐다. 그러면 거기에 딱 맞는 것이 창조경제다.

더군다나 창조경제는 기존의 산업과 과학기술, 기존의 산업과 ICT, 기존의 산업과 문화콘텐츠가 융합하면서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산업 정책이라고 만들어서 중화학공업으로 간다, 이렇게 할 수가 없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지식기반 경제시대에, 개개인의 어떤 창의력이나 아이디어나 상상력을 통해 갈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나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나 이렇게 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냈지 않나. 또 미국도 보면 많은 일자리가 대게 어디에서 만들어졌느냐 하면 기존의 오래 된 기업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지 5년도 안 된 그런 기업들에서도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그런 것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ICT 강국이라고 할 수 있고, 특허도 엄청나게 많이 하고, 창조 DNA가 있는 국민이다.

문화콘텐츠, 우리가 아직 그걸 충분히 활용 못 해서 그렇지만, 5천년 문화 민족이고, 또 벌써 그런 가능성을 보이고 있잖지 않나. 한류, 드라마, 노래, 음식도 그런 가능성을 많이 보이고 있고, 또 한복 같은 것도 왜 안 되겠나. 이런 가능성을 갖고 있는 나라가 창조경제를 안 해서 되겠나? (중간 생력) 창조경제에 대해서 처음에는 그게 뭐냐, 3대 미스터리라고 그랬던가?(일동 웃음) 미스터리가 풀려서, 아 그렇게 해야 되는구나 하는 공감대가 이루어져 간다고 생각한다."

-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나서 영국식 귀족영어를 구사한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제가 학교 다닐 때 어머니께서 언어라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를 하셨다. 그래서 제가 어머니 말씀을 순진하게 들어서(웃음) 방학 때도 스페인에 공부도 하러 다니고, 이렇게 노력했다. 그게 그렇게 잘 쓰일 수가 있다고 생각을 전혀 안 했다. 그게 꼭 필요한 거라고 하니까, 그게 외국어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니까. 열심히 배웠는데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제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행하면서 외국 손님을 엄청나게 많이 만나게 됐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UN에서 여러 문제도 있어서 자꾸 지평을 세계로 넓혀가는 그런 시대였기 때문에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할 것 없이 많은 외빈들도 초청했고, 또 외국의 대사 이런 분들이 부임하게 되면 부인은 제가 따로 만나고, 국빈이 오게 되면 제가 어머니 대신 호스티스를 하면서 국가원수 옆에서 대화할 기회도 많고, 이러다 보니까 제가 뜻하지 않게 (웃음) 그동안에 갈고 닦은 언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서 아프리카에서 온 외빈의 경우에는 불란서 말로 하고, 남미 쪽에서 온 손님들은 스페인어를 하고, 나머지는 영어를 해서 아주 잘 써먹었다.(웃음)

- 윤창중 전 대변인 아직 근무자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조치도 미국 경찰의 결과에 따라서 할 것인가? 그리고 이남기 홍보수석한테 이 문제를 보고받은 정확한 시간이 언제인가?
"제가 보고를 받은 것은 LA를 떠나는 날 아침 9시 조금 넘어서, 9시부터 9시 반 사이에 보고를 받았다. 그래서 그게 시간이 언제냐, 하는 것도 보도를 보니까, 이때 받았다 저때 받았다하는데, 정확한 것은 LA를 떠나는 날 미국시간으로 9일 오전 9시 조금 넘어서 받았다. 그리고 윤창중 전 대변인은 이미 면직 처리가 됐다."


태그:#박근혜 대통령,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미국 순방, #정치부장단 만찬,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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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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