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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통주 제조사의 대리점주가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수사의 쟁점은 밀어내기 횡포가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와 회사 측의 불법적인 영업 형태와 실태 등이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대리점주 자살 사건과 관련해 형사팀, 지능팀, 사이버수사팀 등 경찰 14명을 포함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대리점주가 목숨을 끊기 전 회사 측의 밀어내기 횡포에 대해 유서를 남긴 만큼 이 부분 전반에 대한 확인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휴대전화로 유서 사진본을 받은 동료 대리점주 3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전통주 회사 측의 영업 형태와 실태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전통주 제조사 인천 부평지역 대리점 점장인 이모(44)씨는 14일 오후 2시 40분께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대리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창고 안에는 다 탄 연탄 2장과 함께 달력 4장의 뒷면에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이씨는 자살 직전 유서를 쓰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동료 대리점장 3명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남긴 유서에는 본사로부터 물량 밀어내기 압박을 당해 왔으며 빚 독촉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이씨는 유서를 통해 "남양은 빙산의 일각이다. 현금 5000만 원을 주고 시작한 이 시장은 개판이었다. 밀어내기? 많이 당했다. 살아남기 위해 행사를 많이 했다. 그러나 남는 건 여전한 밀어내기. 권리금을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씨의 지인들의 동일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16일 부천의 모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조문을 온 이씨의 지인은 "이씨가 최근 죽고 싶다고 말하는 등 대리점 운영과 관련해 심적 고통을 심하게 겪었다"며 "본사는 잘 안 팔리는 주류 입고를 압박했고, 유통기한이 지나도 반품을 제대로 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물량 밀어내기 등은 이미 5년 전에 사실상 폐지 됐다고 주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2008년부터 돈이 입금되는 만큼만 물량을 주는 선 입금 후 출고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밀어내기를 할 수 없는 구조"라며 "당시 막걸리 신제품을 팔면서 1, 2주 가량 돈을 받지 않고 물량을 넘긴 적이 있지만 대규모 밀어내기와 다르다"고 해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예전에는 이씨가 월 7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3, 4년 전부터 전통주 시장 침체로 월 1200만 원으로 급격히 줄며 채권에 대한 부담이 커진 것 같다"며 "회사 측에서는 월 20만~30만 원씩 갚으라고 했을 뿐 독촉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인천(인터넷)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물량 밀어내기#전통주 자살#갑을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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