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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겉그림 〈사람을 살리는 단식〉
책겉그림〈사람을 살리는 단식〉 ⓒ 정신세계사
요즘 사극이 열풍이다. <구암 허준> <장옥정> <구가의 서> 등이 그것이다. 그런 사극들을 볼 때마다 느낀 게 있다. 왜 임금들은 진수성찬을 먹는데 하나 같이 빨리 죽고, 백성들은 풀뿌리를 먹는데도 그 목숨 줄이 긴 걸까, 하는 것 말이다.

장두석 선생의 <사람을 살리는 단식>을 읽어 봤더니, 비로소 그 고민거리가 풀렸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알려주는 알맹이는 그것이다. 일반 서민들 밥상은 장수할 밥상이고, 임금들과 양반들 밥상은 단명할 밥상이라는 것 말이다.

뭔가 감이 잡히는 게 있지 않는가? 먹을 게 없다는 게 결코 좋지 않는 게 아니라는 것 말이다. 바꿔 말해 먹을 게 많아도 적게 먹는 게 오히려 몸과 마음에 좋다는 것이다. 창자를 비우면 그만큼 장이 튼튼해지고, 장이 튼튼하면 몸과 마음도 정화되는 건 당연할 것이니 말이다.

"세상에는 눈이 먼 사람도 있고 한쪽 다리가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폐가 한쪽뿐인 사람도 있을 것이며, 혹은 심장이 약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간장만 건전하면 희망을 잃는 일은 없다. 그러나 간장이 온전치 못하면, 설사 백만장자일지라도 살아갈 만한 보람이 없는 것이다."(83쪽)

그가 장에 신경을 쓰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아무리 돈과 명예와 권력을 쥐고 있어도 장의 기능을 상실하면 아무런 것도 아니라는 것 말이다. 달리 말해 아무런 것도 쥐고 있지 않아도 장이 튼튼하면 뭐든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살기위해선 먹지 말고 굶어야 한다?

그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생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먹는다고 하지만 그는 살기 위해서는 굶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창자가 가난해야 오래 산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짐승만 봐도 환히 알 수 있다고 한다. 짐승들은 아프면 뭐든 먹지 않기 때문에 장이 튼튼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겨울잠을 자는 짐승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뱀이나 개구리는 물론이고 곰도 겨울잠을 자는데, 그것들은 겨울잠을 통해 심신을 개조시킨다고 한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일까? 뱀의 장을 해부해 보면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고 아주 청결하다고 한다. 그것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항상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바를 읽고 있자니 문뜩 떠오른 신실한 신앙의 스승이자 대학자가 있다. 바로 류영모 선생이 그다. 그 선생이야말로 한국의 신앙 스승이자 대학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함석헌 선생이 그릇된 일을 범했을 때 호통 칠 정도였으니 그의 위엄을 누구에게 견줄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의 별칭이 '다석'(多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다. 이른바 아침과 점심에는 거의 굶고 저녁에만 많은 양의 식사를 한다는 것 때문에 붙은 호 말이다. 놀랍게도 그런 식사법이야말로 장수하는 최고의 비법임을 이 책에서 밝혀주고 있다. 

"1989년 12월 10일에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아침 기상과 더불어 풍욕(창문을 열고 산소를 몸 안에 넣어주는 운동, 암환자에게 있어서 중요함, 하루에 12회 정도)을 하고, 마그밀 5알을 먹은 후 마고약(토란으로 만든 고약)을 유방 부위에 붙이고 매실 농축액과 죽염을 먹은 다음 자연생채식 교육을 받음으로써 하루의 일과를 시작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모관운동(혈액순환운동)과 붕어운동(몸의 균형을 잡음)을 하고 생수를 틈나는 대로 마셨다."(237쪽)

이는 단식을 통해 치유 받은 예를 밝혀주는 내용이다. 이른바 유방암을 앓고 있던 김광숙 씨가 치료받은 내용이다. 그녀가 어떻게 단식요법을 실행했는지, 이 책에 상세하게 밝혀놓고 있다. 물론 이 책에는 척추근종암을 앓은 김정애씨, 고혈압·당뇨를 앓고 있던 송옥순씨, 심장병·자궁 종양을 앓고 있던 박춘자씨, 갑상선암을 앓던 이은정씨 등 여러 명이 치유받은 이야기를 증언하고 있다.

그렇다고 장두석 선생이 알려주는 단식은 하루 종일 단식원이나 요양병원에서 사는 치료법이 아니다. 평소에 자기 일을 하면서 얼마든지 단식을 실행할 수 있는 현대식 단식법이다. 그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수도원이나 기도원으로 들어가라는 이야기가 아니니 부담이 없다.

나도 요즘 고민거리가 많아서 그런지 방귀가 자꾸 나온다. 속이 그만큼 더부룩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 또한 서구식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에도 나온 바대로, 황인종의 특징을 살려, 육식보다는 채색을, 단식과 함께 생식을 병행하면, 내 속에 있는 장도 청결케 되어 방귀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이 책에서 알려주는 대로 하루 속히 단식을 시작해야겠다. 그렇게만 한다면 머잖아 내 장도 튼튼해지고, 몸도 마음도 정화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옛 임금들보다 훨씬 더 장수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을 살리는 단식

장두석 지음, 정신세계사(1993)


#장두석 선생의 〈사람을 살리는 단식〉#장수#다석 류영모#겨울잠 짐승#마그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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