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3 보타니컬 아트 공모전' 대상 수상작 조정아씨의 '포도나무'
 '2013 보타니컬 아트 공모전' 대상 수상작 조정아씨의 '포도나무'
ⓒ 파버-카스텔

관련사진보기


사진이 아니다. 그림이다. 이를 굳이 강조하는 이유는 이 사진 같은 그림을 조금만 확대해서 보면 알 수 있다.

정말 세밀하다. 잎사귀, 줄기, 포도송이 모두 제각각이다. 그 선하나 하나가 이 포도나무의 생존, 그것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인간의 주름과 매한가지다. 평범한 작품 이름 '포도나무'가 예사롭게 다가오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삶의 경건함이 담겨 있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자신을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했다. 이 그림을 그리는데 90일 정도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조정아(39)씨는 "가족들이 모두 잠든 다음, 한 두 시간씩 짬을 내서 그린 그림"이라고 했다. 그 시간동안 정아씨는 생명의 소중함과 정면으로 마주했을 것이다. 곤히 잠들어 있는 가족의 얼굴이 남다르게 다가왔을 것이다.

이원복 교수 "세계 정상급 수준, 주부에게 특히 좋은 취미"

식물 세밀화, 보타니컬 아트. 선 하나 하나에 생명의 소중함이 담겨 있다
 식물 세밀화, 보타니컬 아트. 선 하나 하나에 생명의 소중함이 담겨 있다
ⓒ 파버-카스텔

관련사진보기


22일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2013 보타니컬 아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가 열렸다. 보타니컬 아트, 식물 세밀화다.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주부들 사이에서 좋은 취미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세밀한 관찰에 꾸준한 연습이 뒤따르면 누구나 '생명 화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다섯 번째 열리는 이 전시회 주관사는 독일의 세계적인 필기구 회사 파버-카스텔이다. 이봉기 파버-카스텔 한국지사 코모스유통 대표는 "첫 번째 전시회를 했을 때와 비교하면 규모도 훨씬 커지고 작품 수준도 높아졌다"면서 "작은 힘이지만, 꾸준한 후원을 통해 점점 지평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돈이란 것은 결국 옵션이 아니냐. 회사가 잘 되고 못 되고를 떠나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그것이 파버-카스텔의 일관된 정신이다. 그래서 회사가 오래 유지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파버-카스텔은 252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원복 교수(덕성여대 석좌교수)는 "공모전 수상작들이 작품으로 대단히 우수해서 세계 어디 갖다놔도 정상급 수준"이라며 "색연필 그림이란 것이 굉장히 섬세해야 하므로 특히 주부에게 권장하는 취미"라고 말했다. "취미로나 그림 실력을 늘리는데도 좋고, 특히 정신 수양에 좋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2013 보타니컬 아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를 주관한 파버-카스텔 한국지사 코모스 유통의 이봉기 대표(오른쪽),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가운데).
 '2013 보타니컬 아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를 주관한 파버-카스텔 한국지사 코모스 유통의 이봉기 대표(오른쪽),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가운데).
ⓒ 이정환

관련사진보기


"안 보이던 것들이 자꾸 보여요. 아주 자연스럽게..."

'포도나무'로 대상을 수상한 주부 조정아씨는 "문화센터 강좌를 통해 취미로 시작한 지 이제 2년 정도 됐다"며 "그저 좋아서 했는데, 이런 큰상까지 받게 돼서 기쁘고도 한편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조씨는 "처음에는 단순히 베끼는 그림이라고 생각하고 쉽게 여겼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 촬영한 사진을 하나하나 관찰하면서 그리다보면 식물을 이해하게 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동안 자세히 묘사하다보면 안 보이던 것들이 자꾸 보여요. 식물에 대한 애정이 높아지더라고요. 그렇게 애착이 가기 시작하니까 길가에 있는 풀도 보호하고 싶은 마음, 파괴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연스럽게, 아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2013 보타니컬 아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는 28일까지 열린다. 공모전 출품작 중 심사를 통해 선정된 수상작 22점과 전년도 대상작 그리고 한국식물화협회 이사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한국식물화가협회가 주최했고, 서울여자대학교 플로라아카데미, 밀레 코리아,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등이 후원했다.

22일 인사동에 있는 경인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 '2013 보타니컬 아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22일 인사동에 있는 경인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 '2013 보타니컬 아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 이정환

관련사진보기




태그:#CSR, #파버-카스텔, #이원복, #이봉기, #보타니컬 아트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