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와 독도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바다다. 우리나라의 동해나 남해에 비해 훨씬 많은 어족과 해조류가 살고 있다. 그야말로 해양 생태계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스킨 스쿠버들도 이제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울릉도와 독도 인근도 많이 찾고 있단다.
명정구·노현수의 <울릉도, 독도에서 만난 우리 바다 생물>은 그와 같은 모습들을 실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울릉도와 독도에 살고 있는지, 또 그 바다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말이다.
"이 책은 그 동안 울릉도, 독도 연안과 해역에서 이루어진 크고 작은 연구 사업으로 모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이곳의 생태 가치를 알리고자 기획되었다. 울릉도, 독도 연안에서의 생태 연구는 완결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우리가 함께 가꾸고 보전해야 할 이들 섬 연안의 바닷속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이 책을 먼저 펴내게 되었다."(펴내면서)사실 울릉도와 독도 밖에서는 일본의 극우주의자들 때문에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껏 지키고 가꾼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를 내 팽개칠 수 없는 일이다. 여태 연구해 온 모든 자료들을 더 잘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조류들이 그곳에 살고 있을까? 이 책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울릉도 연안에서 확인된 해조류만 해도 총 107종이고, 그 중 녹조류는 19종, 갈조류는 51종, 홍조류는 37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서도 대황과 감태가 으뜸이라고 한다.
"1980-1990년대 울릉도 연안에서 이루어진 무척추동물 조사에서 환형동물 24과 70종, 절지동물 48과 107종, 극피동물 10과 15종 등을 포함하여 총 82과 192종이 보고되었다."(36쪽)지구상에 알려진 120만 종의 동물 가운데 96퍼센트가 사실 무척추동물이라고 한다. 그런데 곤충을 제외하면 나머지 3분의 2가 바다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 중 환형동물의 24과 70종이, 절지동물 48과 107종이, 극피동물 10과 15종을 포함해 총 82과 192종이 울릉도에만 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독도는 어떨까? 이 책에 따르면, 1970년대와 1980년대 가지 조사한 보고에 의하면, 다모류가 32종, 집게류가 6종, 연체동물이 64종이 서식하고 있고, 1990년대에는 연체 동물이 40종, 환형동물의 갯지렁이류가 56종, 절지동물의 갑각류가 55종, 극피동물 6종을 포함한 무척추동물이 총 157종이나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어디 그것뿐일까? 울릉도와 독도에는 단양 8경과 제주 10경에 견줄만한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하는 경관이 참 많다고 한다. 요즘 들어 스킨 스쿠버들이 그곳을 찾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한다.
울릉도에와 독도를 연결하는 '제 10경'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에서는 제 1경 능걸, 제 2경 죽도, 제 3경 관음도, 제 4경 쌍정초 등대, 제 5경 대풍령, 제 6경 공암이 있고, 독도에는 제 7경 가제바위, 제 8경 독립문바위, 제 9경 어민 숙소 앞 암초 아래에 위치한 혹돔굴, 그리고 제 10경인 해녀바위 등을 소개하고 있다.
더 멋진 것은 그런 경관마다 그 아래의 바다 속 비경은 더욱 멋지다는 것이다. 일례로 제 2경인 죽도 아래에는 그 멋진 '부채뿔산호'가 숲을 이루고 있고, 제 8경인 독립문바위 아래의 '천국의 문'에는 그 멋진 12계단이 있고, 그 속에 대황과 감태가 숲을 이루는 평화로운 동산까지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울릉도, 독도 바다에 살았지만 무분별한 남획으로 지금은 멸종된 바다사자의 사례를 거울삼아 더 늦기 전에 지키고 보호해야 할 생물 종과 해역을 선별하는 등 장기적인 보존 프로그램을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115쪽)문제는 그것이다. 그토록 풍부한 어족과 멋진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울릉도와 독도를 관리하는 것 말이다. 이 책을 쓴 두 분의 박사는 그 무엇보다도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절제한 개발에 의한 생태교란과 환경오염을 막는 길만이 울릉도와 독도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동해의 수온이 지난 100년 사이에 약 0.8도가 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달리 말해 동해 인근의 토목공사로 인해 독도 연안의 생태계가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아왔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