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울산 동구 울기등대 입구에 설치된 '대왕암 달빛문화제' 알림판.
 울산 동구 울기등대 입구에 설치된 '대왕암 달빛문화제' 알림판.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친구가 달빛문화제 하는데 참석해보라 했다. 3년전부터 동구청에서 하는 행사라 했다. 3주전 동구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달빛문화제 참가 신청을 해두었다. 초등 6학년 아들과 고교 2학년 딸과 함께 등록했었다.

5월 25일 오후 5시부터 하니 참석하라고 했다. 간다던 아들은 친구랑 논다고 안 간다고 했다. 딸은 동구에 있는 현대백화점 옆에서 청소년 행사가 있는데 자원봉사를 한단다. 가는 길에 태워 가기로 했다. 25일 토요일 오후 4시 딸이 있는 곳으로 갔다. 행사장에서 설문지를 받고 있었다.

딸은 백화점 화장실로 들어가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우린 같이 일산 울기등대 입구로 갔다. 버스에 내려 10분은 걸어야 한다. 울기등대 입구에 이르니 달빛문화제 한다는 큰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무대가 꾸며져 있었고 주변으로 여러 가지 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초만들기, 배 조립, 추억의 간식 먹어보기, 소원 등 만들기가 있었다. 딸은 간식 먹는 곳에 줄을 섰다. 추억의 간식으로 쫀드기와 가래떡을 구워 조청에 찍어 주었다. 길게 선 줄을 기다려 받아 먹고는 또 줄을 섰다. 맛있는 가보다.

서너번 받아 먹고는 이번엔 소원 등 만들기에 줄을 섰다. 등은 미리 예약한 사람에게만 주어졌다. 딸과 난 재료를 받아 탁자에 놓고 등을 만들었다. 얇은 꽃무늬 종이를 등에 붙이고 보름달처럼 생긴 노란 한지에 소원을 써 붙혔다. 등은 건전지로 불이 켜지는 조립식이었다. 등을 다 만들고 나니 오후 6시부터 무대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국악 연주도 하고, 재즈 연주도 하고, 성악도 하고, 합창도 했다. 맨 나중엔 동서화합을 위해 10여년 전부터 자매결연을 맺었다며 광주지역 한 구청에서 합창단이 와서 울산 동구지역에서 활동하는 합창단과 함께 노래를 하기도 했다. 좋은 풍경이었다. 나중엔 동구청장과 광주지역 구청장이 함께 나와 자매결연 한 사연을 이야기 해주었다.

참석자에게 간식으로 가래떡과 쫀드기를 구워 주었다.
 참석자에게 간식으로 가래떡과 쫀드기를 구워 주었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17시부터 행사가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17시부터 행사가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공연이 끝나니 날이 어둑어둑 해지고 있었다. 진행자가 둘레길을 한바퀴 돌 것이라 했다. 깃발을 든 사람이 앞서고 만든 등에 불을 켠 참가자들이 뒤를 이었다. 메인무대를 시작해 안막구지기 - 용굴 - 부부송 - 해맞이 광장까지 걸었다. 1.3km라고 했다.

해맞이 광장에서 현대화 된 국악공연을 했다. 대왕암이 보이는 곳이다. 바람이 차게 불어 온다. 하늘 저편엔 노란 보름달이 떠 올라 있다. 파도 소리가 들린다. 어둠에서 빛나는 달빛은 바다에 닿아 일렁인다. 그림으로도, 사진으로도 표현 못하리라. 오로지 생명 가진 사람의 눈으로만 볼수 있는 멋진 풍경과 악기 소리가 어우러져 참석자 모두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15분 정도의 공연이 끝나고 진행자는 다시 둘렛길로 안내했다. 다음으로 용디목전망대를 거쳐 몽돌해안 - 고동섬전망대에 이르렀다. 그곳은 2.7KM 지점에 있다고 했다. 그곳에서 또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그곳은 대왕암 공원터와는 달리 소나무 숲이었다.

멀리 보름달이 보였다. 퓨전 국악 소리와 그 악단에 맞춰 성악가가 가곡을 불렀다. 사람들은 또 한번의 감동을 마음에 선사 받았다. 딸도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20분 정도 공연이 끝나고 우린 다시 메인무대로 돌아 왔다. 모두 3km 된단다. 어느새 시간이 밤 9시가 되었다. 거기서 끝나는 줄 알았더니...?

밤 9시, 한바퀴만 돌고 집에 가자던 딸이...

달빛문화제 행사 전 소원 등 만들기 행사가 있었다. 딸과 난 각자 소원 등 하나씩을 만들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 소원 등 달빛문화제 행사 전 소원 등 만들기 행사가 있었다. 딸과 난 각자 소원 등 하나씩을 만들고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무대가 바뀌어 있었다. 진행자가 마당극을 한다고 했다. 출발할 때 딸은 한바퀴 돌면 집에 가자고 있었다. 그런데 딸은 다시 자리에 앉더니 집에 갈 생각을 않는다. 옆에 같이 앉았다. 난 딸이 집에 가자고 했으면 그러자고 할 참이었다. 딸이 아무 소리가 없으니 나도 마당극을 구경할수 있었다. 마당극은 흥부놀부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었다. 출연자들이 흥미롭게 연기를 했다. 딸도 재밌어 했다. 많은 사람들이 마당극이 다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백년의 빛과 천년 소리의 만남 대왕암 달빛문화제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예로부터 보름달은 풍년의 상징이었습니다. 달빛은 사랑이라 말할수 있습니다. 동구청에선 여러 가지 지역의 특성을 살려 여러가지 문화마당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년째 달빛문화제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달빛문화제는 5월에 한 번, 10월에 한 번 합니다. 올해는 10월 19일로 잡았습니다. 그때도 많이 참석해 주시고요. 또 조만간 슬도예술제도 진행코자 하오니 여러분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김종훈 동두청잠님은 우리 문화에 관심이 많은가 보다. 무대에 올라 한 그분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슬도예술제는 또 뭔지 궁금해진다.

대왕암은 바닷가 옆에 있는 바위다. 바닷가 파도소리와 북소리가 어우러진 무대 공연이었다. 중간 맨 위 작은 흰 점이 보름달이다.
▲ 대왕암 공터에서 공연 대왕암은 바닷가 옆에 있는 바위다. 바닷가 파도소리와 북소리가 어우러진 무대 공연이었다. 중간 맨 위 작은 흰 점이 보름달이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울기등대 둘레길 한바퀴 돌고 오니 마당극을 시작했다.
 울기등대 둘레길 한바퀴 돌고 오니 마당극을 시작했다.
ⓒ 변창기

관련사진보기




태그:#울산 동구, #달빛문화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간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노동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청소노동자도 노동귀족으로 사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