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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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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과제 중 하나로 '고용률 70% 달성'의 핵심 골자인 '시간제 일자리'의 이름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국정과제 달성을 위해 고용여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의 부작용을 외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고용률 70% 달성과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가 중요한데 장시간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이 아니라서 제대로 된 일자리가 아니지 않느냐는 인식이 있다"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그런 일자리가 굉장히 많고 그 일자리들도 좋은 일자리들이다"며 "좋은 일자리라는 것이 큰 기업에 가야 하거나 하루 종일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일을 구하는 사람들의 형편에 맞도록 하고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을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시에 '시간제 일자리'라는 표현에서 뭔가 편견을 쉽게 지울 수 없다, 새 출발을 하는 마당에 공모 등을 통해 이름을 좋은 단어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여성 인력이 많이 참여하는 게 핵심"이라며 "시간제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은 어떤 편견도 없이 기꺼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택근무나 스마트워크 그리고 직장 보육시설을 추진해 가면서 동시에 마을과 동네에서도 아이 가까이에 있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여성 입장에서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막다른 골목에서 택하는 '파트타임', 현실 알고도 모른 척 하나"

'시간제 일자리'는 현재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정부 인사들이 매번 강조하고 있는 사안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이날 세종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하고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장시간 근로하는 관행을 개선하고 유연근로를 확산시켜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여성과 청년 등 비경제활동인구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해소 노력도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지난달 10일 '시간제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고용률 70% 달성 계획'을 놓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공방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고용시장에서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는 게 국가적 과제인데 양적으로만 늘리겠다는 것은 숫자 채우기"라며 "하루에 3~4시간 일해서 1만5천 원 밖에 못 받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봤자 어떤 효과가 있겠나, 구조적인 문제는 해결 안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 역시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비정규직·계약직·파트타임 등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대해 더 이상 국민들이 안 된다는 상황 아닌가"라며 "통계상 수치에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동의하기 힘들다, 이미 실패한 것으로 확인된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의 재판을 얘기한 것이라면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또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 육아로 인한 시간제 일자리를 찾는 것은 좋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보면 다른 문제"라며 "'놀지 말고 파트타임부터 해요'라면 '대기업만 고집하지 말고 중소기업에 취업하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또 다른 행태"라고 비판했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사회적인 복지 기반이 없어서 실직 자체가 급속한 가정 파탄으로 이어진다"며 "복지 부문에 대한 문제 해결 없이 시간제 일자리를 (선진국의 사례와) 비교한다면 안 맞는다, 외국은 실제 시간제 일자리를 스스로 선택하더라도 생계 지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에서 파트타임 일은, 막다른 골목에 몰려 생계에 위협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박 대통령이 이런 현실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 있는데 모르는 척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시간제 일자리 확충'은 이명박 정부 역시 추진했던 정책이다. 2011년 고용노동부는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차별 금지·고용 촉진'을 골자로 하는 법률을 새로 만들어 입법예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사회 각계의 반대에 부딪혀 국회를 통과하진 못했다.


#박근혜#시간제 일자리#고용율 70%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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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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