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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의 반항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리, 강으로 가라면 산으로 간다는 청개구리, 혀를 내밀어 메롱 거리며 놀리고 있는  청개구리 심보 일지도 모릅니다.
 10대의 반항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리, 강으로 가라면 산으로 간다는 청개구리, 혀를 내밀어 메롱 거리며 놀리고 있는 청개구리 심보 일지도 모릅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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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 마크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집에 들어오곤 한다. 여느 때와 달리 느닷없이 금요일 오후에 집에 온 마크를 보는 엄마의 눈빛이 부드러울 리 없었다. 시계를 보고 3시임을 확인한 엄마는 "네가 이 시간에 웬일이니?"라고 비꼬듯이 말했다. 그 말에 대꾸도 하지 않고 마크는 냉장고를 뒤지기 시작했다. 엄마는 냉장고를 뒤적이는 아들을 보니 점점 짜증이 났다. 이미 한 주 동안 마크와 전쟁을 치른 터라 엄마는 더 이상 싸우기 싫었지만 쓴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 22쪽-

위 글에서 '마크'라는 이름 대신 자신의 이름이나 아들·딸의 이름은 넣어서 읽으며 기억을 더듬어 보십시오. 10대였을 때 내 이야기 같고, 언제부터인가 매사에 삐딱해진 아이들이 보이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사춘기시절 내 이야기 같고, 이유 없이 반항하는 아들딸 이야기 같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엽던 아이, 말 잘 듣고 고분고분하던 아이가 언제부터인가부터 툴툴 거리며 말대꾸를 시작합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대들 기세까지 보이며 반항을 할 때도 있습니다. 타일러도 보고 부모라는 타이틀로 엄하게 꾸중도 해 보지만 잘 안됩니다. 해달라는 것 다 해주고, 먹고 싶다는 것 다 해주는 데 도대체 뭐가 문제고 어떤 게 불만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부모가 된 자신도 그 나이 때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직접 그런 시절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정작 왜 그랬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막연하게 철모르던 시절, 사춘기 때의 이유 없는 반항 정도로만 생각됩니다.

왜 그랬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니 그 또래의 나이가 된 자식이 똑 같이 방황하고 반항을 해도 그 이유나 원인을 제대로 알 수가 없습니다. 이유와 원인을 알하지 못하니 해결방안도 찾지 못하는 게 대부분의 부모들 입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지는 걸 처음으로 경험하는 때가 자식이 10대 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입으로야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탈선이라도 할까봐 절절매고, 신경전에 말싸움까지 벌이고 있다면 그 자체가 이미 지고 있는 겁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늙은 부모가 힘이 없어 젊은 자식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은 아닐 겁니다. 부모로서의 주장을 접고 자식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는 일이 생긴다는 얘길 겁니다. 객관적으로 봐 크게 그르지 않은 의견, 자식 인생에 별 장애가 안 될 반항이라면 크게 상관없을 겁니다. 하지만 잘못 될게 번한 고집, 인생에 오점으로 남을 반항을 극복하지 못하는 건 얘기가 달라집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지는 첫 경험이자 자식의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고비가 될 수도 있는 반항기, 그 나이 또래의 10대들이 공통분모처럼 경험하게 되는 반항기를 슬기롭고 지혜롭게 지나게 하려면 먼저 반항이 무엇이고 어떤 특성이 있는가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알면 문제 해결을 위한 처방도 제대로 찾을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두 정신의학자가 들려주는 반항적인 자녀와 잘 지내는 10단계 프로그램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지은이 러셀A, 버클리, 아서L, 로빈┃옮긴이 고혜민┃펴낸곳 도서출판 에르디아┃2013.5.20┃값 1만 3000원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지은이 러셀A, 버클리, 아서L, 로빈┃옮긴이 고혜민┃펴낸곳 도서출판 에르디아┃2013.5.20┃값 1만 3000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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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신의학자, 러셀A, 버클리와 아서L, 로빈이 공동으로 쓰고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인 고혜민이 옮겨 도서출판 에르디아에서 펴낸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에서는 10대들이 반항하는 원인을 구체적이면서도 학술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반항에 대한 원인만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처방, 반항적인 자녀와 잘 지내는 10단계 프로그램이 꼭 건너야 할 개울에 놓인 징검다리처럼 한 걸음 폭으로 튼실하게 놓여 있습니다.  

책은 1부와 2부로 되어있는데 1부 에서는 반항, 반함심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논리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학술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이라고 하니 지레 전공용어가 수두룩해 어려울 거라고 짐작 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누구나 경험하는 10대, 질풍노도와 같은 반항에 대한 내용들이라 고루하거나 어렵지 않습니다. 정신의학을 전공한 두 저자가 임상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설명이기에 논리적이고 학술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을 뿐입니다.

1부 내용이 반항, 반항심의 실체와 특성을 구체적으로 알아 반항심을 제대로 진단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식적 소양素養이 될 청진기 같은 내용이라면 2부 내용은 반항하고 있는 아이들을 개선시킬 수 있는 처방전, 실전 10단계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입니다.

책에서는 반항에 기여하는 4가지 요인으로 '10대 자녀의 특징', '부모의 특성', '스트레스', '양육 방식'을 꼽고 있습니다. 반항은 10대들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양육 방식이나 부모의 특성도 기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양육 방식이나 부모의 특성이 10대들 반항에 기여하는 요인이라면 아이들이 반항하는 이유나 원인을 부모에게서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SBS에서 매주 금요일 방영되고 있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전문가가 찾아내는 문제 원인의 절반 이상은 부모에게서  찾아냅니다.

문제를 보이고 있는 아이들을 관찰, 분석해 보면 거의 빠지지 않고 부모들 문제가 드러납니다. 부모가 달라지면 아이들 문제가 해결되는 게 태반입니다. 10대들이 보이는 반항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고액 과외나 보약 몇 첩보다 아이의 인생 훨씬 건강하게 해줄 소통 기술

10대의 특징을 이해하고, 문제 소지가 있는 양육방식이나 부모의 특성을 기꺼이 수정해 나간다면 10대들이 보이는 이런 태도 저런 반항 또한 아이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그려 보이는 나이테에 불과 할 수도 있습니다.

반항적인 10대 자녀와 각 과정을 진행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10단계 프로그램을 거쳐 모든 기술을 익혔다고 해도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이 책이 제시하는 다양한 기술들에 대한 당신의 경험을 천천히 되짚어 보라. 그리고 다음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당신이 각각의 기술을 잘 실행했는지, 잘 했다면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라. 당신이 자녀와 함께 다음 단계를 계획할 때 이 과정이 도움이 될 것이다.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 316쪽-

한 사람의 일생에 있어 10대로 보내는 세월은 짧은 기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0대에 구부러진 인생은 쉬 펴지지 않는 인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방주사로 맞은 백신이 질병에 견딜 건강을 가져다주듯이 10대 특징으로 찾아오는 반항심도 잘만 맞이한다면 허약한 심신을 튼튼하게 해줄 예방주사가 될 것입니다.

 청개구리 가던 아이도 잘만 소통하면 수련꽃과 어울리는 개구리처럼 건강하고 반듯한 10대를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청개구리 가던 아이도 잘만 소통하면 수련꽃과 어울리는 개구리처럼 건강하고 반듯한 10대를 보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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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자식으로 둔 부모 중 적지 않은 사람은 오늘도 자식의 인생을 고액과외로 보충해 주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보약 몇 첩으로 자식의 육체적 건강을 챙겨주려고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고액과외로 보충해 주려는 학벌, 보약 몇 첩으로 더해 주려는 육체적 건강보다 내 아이가 10대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그 아이의 인생이 훨씬 더 성공적이고 건강해지는데 튼튼한 기초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을 읽으며 한 단계 한 단계 터득해 올라가는 소통기술, 반항적인 자녀와 잘 지내는 10단계 프로그램을 익혀 방황하고 반항하는 아이와 잘 소통하는 부모가 되는 게 훨씬 더 아이 인생에 도움이 되는 부모가 될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으니 자식의 허물이라면 무조건 끌어안아 주는 마음도 필요하지만 지혜로운 부모라면 좀 더 슬기롭게 대처 할 것입니다. 건강하고 반듯하게 사는 자식을 둔 부모라면 그 노후 역시 행복할 것입니다. 그러니 청개구리도 말 잘 듣는 개구리로 변하게 해 줄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을 익히는 일독이야 말로 행복한 노후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 노후 대책이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지은이 러셀A, 버클리, 아서L, 로빈┃옮긴이 고혜민┃펴낸곳 도서출판 에르디아┃2013.5.20┃값 1만 3000원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 - 반항적인 자녀와 화해하는 10단계 프로그램

러셀 A. 바클리, 아서 L. 로빈 지음, 고혜민 옮김, 에르디아(2013)


#10대 자녀와 소통하는 기술#고혜민#에르디아#소통#10대 반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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