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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는데도 원 전 원장의 부인 이아무개씨는 대체로 담담했다. 하지만 대선개입 의혹과 황보건설로부터 수 천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검찰은 원세훈 전 원장이 대선에 개입한 혐의가 있다며 그에게 국정원법 위반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위반까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검찰수사는 여기에만 머무르고 있지 않다. 원 전 원장이 황보건설로부터 순금과 명품 의류 등 수 천만 원에 이르는 뇌물을 받았다는 개인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나섰다.

"국정원장이 완전히 벽 쌓고 살 수 있나?"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과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4월 29일 오전 10시부터 30일 오전 12시 20분경까지 14시간여동안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에서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검찰조사 받고 나오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과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4월 29일 오전 10시부터 30일 오전 12시 20분경까지 14시간여동안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에서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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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원 전 원장의 부인 이아무개씨는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남편은 절대로 대선에 개입한 적도, 몇 년에 걸쳐 뇌물을 받은 적이 없다"며 "아마도 동의하지 않을 텐데 남편은 열심히 일했을 뿐이다"라고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이씨는 "추석이나 설 때 친구들이나 친지들한테 사과도 주고 사과도 받는데 그것을 뇌물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어떤 걸(특혜) 해주고 (금품 등을) 받았다면 모르지만 (황보건설 대표와는) 친분 관계로 알고 지낸 사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씨는 "(황보건설 대표와는) 2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다"라며 "어떤 목적을 위해서 집중적으로 돈을 줬다면 모르겠지만 들어주지도, 해주지도 않은 일과 관련해 뇌물이 될 수 있느냐"고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이씨는 "국정원장이 완전히 벽 쌓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라며 "(사람들과 골프도 치면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이씨는 정치·대선개입 의혹에도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는 "NLL건도 여당이 남편을 고발할 정도로 중립을 지켰다"라며 "그런 분인데 어떻게 정치에 개입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씨는 "국가의 녹을 먹고 있는 사람이 정치에 개입할 이유가 없고, 정치에 개입해서 좋을 게 없다"며 "세속적인 시각으로 사람을 보는데 남편은 중립을 지키는 공직자로서 열심히 살았다"고 강조했다.

"남편 책보며 담담하게 지내고 있어...억울한 얘기 할 날 올 것"

또한 이씨는 원세훈 전 원장의 최근 상황과 관련해서는 "요즘에는 책도 보고 담담하게 지내고 있다"며 "주변에서는 '왜 대응을 안 하냐?'고 남편에게 얘기하지만 옳은 일은 세월이 가면 다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씨는 "남편에게도 마음 속으로는 할 얘기가 있을 텐데 그것은 나중에 얘기할 날이 올 거다"라며 "나라에 피해를 안 끼치는 상황 속에서 말할 수 있는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이씨는 "남편은 본인에게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해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억울하다고 해도 국가기밀 유지 등을 위해서 말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국정원의 모든 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알아서 국가적으로 좋을 게 뭐가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산소를 못가고 있다"고 전한 뒤 "남편은 정말 열심히 살았고, 청렴한 분이다"라며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4년 1개월 동안 일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거듭 결백을 강조했다.


태그:#원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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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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