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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왼쪽). 사진은 2월 19일 청와대 정무수석 임명 당시 모습.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왼쪽). 사진은 2월 19일 청와대 정무수석 임명 당시 모습.
ⓒ 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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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국정원 사건 수사 개입'에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된 거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는 "(국정원 사건 수사에) 손끝 하나 대고 있지 않다"며 개입설을 전면 부인했다.

7일, 신경민 민주당 최고위원과 박범계 의원은 황 장관을 비판하고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구속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에서 이 수석은 국정원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채동욱) 검찰청장은 MB 정부가 임명한 사람이다, 그 검찰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것"이라며 "새 정부 입장에서 '이보다 객관적인 수사를 할 수 있을까' 싶어 오히려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검찰 특별 수사팀과 달리 황 장관은 선거법 위반 적용에 반대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치가 14일째 계속되자, 황 장관에게 청와대의 의중이 실린 거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이 수석은 "수사는 검찰이 하고 청와대는 수사하지 않는다, 기소는 검찰이 하고 청와대는 기소하지 않는다"며 별개의 입장임을 거듭 밝혔다.

면담에서는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과, 원세훈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수석은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다는 증거가 있는 게 아니지 않냐, 대통령이 (그에) 앞서 얘기할 수 있겠냐"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이 수석은 국정원을 비롯한 사정기관 개혁에 대해 "DJ·노무현 정권이 못 따라갈 정도로 (개혁)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정현 수석 "객관적인 검찰수사... 긍지 느낀다"

다음은 신경민·박범계 의원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면담에서 나눈 대화 전문이다.

신경민 : "14일째 법무부 장관과 검찰이 (선거법 위반 적용 여부를 두고) 대치하고 있다. 역사상 처음이다."
박범계 : "영장 작성해야 하는데 (황교안) 장관 입만 쳐다보고 있다."
이정현 : "솔직히 나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청와대가 이래라 저래라 조율하는 선례를 만들면 사안마다 청와대를 쳐다볼 것이다. 선례를 남기면 바람직하지 않다. 새 정부가 검찰을 통제하려 했다면 총장 임명 때부터 막았을 것이다. 총장 결정을 새 정부에 넘길 줄 알았는데 공백이 많아서 인사위까지 열어서 지명했다. MB 정부가 검찰총장 임명한 거다. 그 검찰이 이명박 정부 사람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것이다. 새 정부 입장에서 이보다 더 객관적인 수사를 할 수 있을까. 나는 오히려 긍지를 느낀다."

박범계 : "황 장관은 검사 시절 다면평가 전체 1위 했고 검찰 입장을 잘 아는데, 구속 기소를 맡고 있으니 장관 개인 의견이 아니라 청와대 기류 반영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다. 이 점에서 자유롭게 해달라."
이정현 : "청와대가 이전처럼 관여하고 개입하면 말도 안 된다. 사실 지난 총선 끝나고 새누리당 의원 12명이 선거법으로 의원직 잃을 위기에 처했다. 다수 당이 무너지게 되면 국회에서 어려워지게 되는데, 우리(청와대)가 작용했다면 그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우리는 손끝 하나 안 대고 있다. 국정원 압수수색, 경찰청 압수수색 과거에 있었나. 검찰이 눈치를 안 보니 권력 실세 친인척들이 미리 조심하고 있다. 그런 현상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 장관을 삼고초려해서 모셔왔다. 황 장관은 욕심이 없는 분이다. 처음부터 보고할 때 '잘 보여야겠다' 그런 걸 발견할 수 없었다."

신경민 : "그런 분이 왜 검찰과 맞서는지. 누군가 작동한 게 아닌가."
이정현 : "우리는 분명히 이 원칙을 지킨다. 수사는 검찰이 하고 청와대는 수사하지 않는다. 기소는 검찰이 하고 청와대는 기소하지 않는다."

신경민 : "문재인 페이스북 (국정원 관련 글) 읽었나. 문 의원이 얘기하는 건 국정원과 검·경찰을 개혁하라는 것이다."
이정현 : "사정기관에 대한 국정원에 대한 언론 기관에 대한 (개혁) 부분에 대해서는 DJ·노무현 정권이 못 따라갈 정도로 할 거다."

박범계 :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이 무슨 뜻이겠나. 동조고 격려 아니겠나. 대통령이 정말 원칙 갖고 있다면 대통령 본인의 입이 아니더라도 원칙이라도 얘기를 해야 할 타이밍 아닌가."
이정현 : "법무부 장관이 아직 (수사)지휘권 발동한다는 증거가 있는 거 아니지 않나. 대통령이 (그에) 앞서서 얘기할 수 있는가."

신경민 : "여성 인권 침해 주장 이후에 박근혜 당시 후보가 침묵했고, 황교안과 검찰이 14일 대치에 대해서 (박 대통령은) 두 번째 침묵 중이다. 두 번째 침묵은 결국 여성 인권 발언을 뒷받침 하는 거 아니냐. 아니라면 보여달라. (만일 황교안 장관이) 수사지휘권 발동한다면, 나는 거리 체질이 아니지만 민주당을 거리로 내모는 것이다. 침묵은 이 대목에서 금이 아니고 (황 장관을 향한) 동조고 열심히 잘 싸우라는 격려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태그:#국정원, #황교안,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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