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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11일 오후 11시 39분]
북한의 당국 대화 끌어낸 정부 한 번 더 태도 변화 요구

6년만에 열릴 뻔했던 남북 고위 당국자 사이의 회담이 무산되면서 확실해진 것은 정부의 '북측 통일전선부장이 회담장에 나오지 않으면 앞으로도 남북 장관급회담은 없다'는 메시지다.

11일 남북이 회담 대표단 명단을 맞교환한 직후 남측은 북측에 대해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남측이 제시한 김남식 통일부 차관과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의 격이 서로 맞다고 본 것.

북측이 회담 대표단장으로 내세운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은 지난 2010년 11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북측본부 의장에 선출된 바 있고, 조선카톨릭협의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평통 조직의 위상과 역할, 서기국장의 권한과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라며 "조평통에는 위원장(현재 공석), 부위원장이 여러 명 있는데, 그 하위 직책을 맡고 있는 서기국장을 통일부 장관과 같은 급의 인사로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북측은 강지영 서기국장과 김남식 차관의 격이 맞지 않는다고 보고 문제를 제기했다가 결국 회담 무산을 통보했다. 북측은 대표단 명단에 강지영 서기국장을 상급 인사로 기재했다. 상급 인사는 남측의 장관급과 회담을 해야 하는데, 김남식 차관을 수석대표로 내보낸 건 북측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격이 중요하지 않다"면서 결국 격 때문에 차관을 수석대표로

'격' 문제로 6년만에 남북 고위 당국자가 만나는 회담이 무산될 단초는 지난 9·10일 열렸던 남북실무접촉에서 이미 만들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실무접촉을 할 때 남북관계를 책임지고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통일부 장관의 대화 상대방은 통일전선부장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북한은 통전부장이 단장으로 나오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며 "이에 따라 정부는 실무접촉에서의 북측의 반응과 시사한 바를 다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통일부 차관이 우리 측 수석대표로 현재의 상황에서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그는 "급(격)이 중요한 게 아니고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게 중요하니까 우리는 수석대표를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할 수 있는 당국자'로 내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실무접촉과정에서 북측이 김양건 통전부장을 내보내지 않을 걸 이미 예상, 남측 발표문에 통일부장관을 고집하지 않고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할 수 있는 당국자'로 '격'의 범위를 미리 넓혔다는 얘기다.

'통일부장관-통전부장' 조합을 장관급 회담 상대로 제시해놓은 상태에서, 북측이 통전부장을 내보내지 않을 게 예상되니 미리 차관급으로 회담의 격을 낮출 가능성을 열었던 것. 정부가 "급이 중요하진 않다. 문제의 실질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여전히 '통일부장관-통전부장' 조합이 돼야 실질적인 장관급회담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주장을 고집한 것이다.

북한은 과거 21차례 장관급회담에서 한번도 통전부장을 단장으로 내보낸 적이 없다. 먼저 장관급 회담을 북에 제안한 정부가 결국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제시하면서 북측이 거세게 반발, 최악의 경우 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는 것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하루 전 "격들이 서로 맞지 않는다고 한다면 시작부터 상호 신뢰하기가 좀 다소 어려운 점이 있지 않겠느냐"고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이번 남북 당국 간 회담 제안에서부터 실무접촉, 회담 결렬 과정을 통해 정부가 북한에 던진 메시지는 '북에서 통전부장이 나오지 않는 한 앞으로도 장관급회담은 없다'는 것. 그동안 '북한은 당국 간 대화에 응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한 끝에 북한의 당국 간 대화 제의를 이끌어낸 정부가 다시 한번 북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셈이다.

[2신 대체 : 11일 오후 8시 32분]
남북당국자회담 12일 개최 '무산'... 북측, 대표단 파견 보류

남북당국자회담이 무산됐다. 실무 접촉에서는 대화상대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고집하다가 합의문 도출에 실패하더니, 정부는 '책임과 권한이 있는 당국자'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제시했다가 북한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1일 오후 8시 브리핑을 열고 "남북당국회담이 6월 12~13일 서울에서 개최 예정이었으나, 북측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 삼으면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서로 교환한 대표단 명단에서 남측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한 당국자 5명으로 구성했고, 북측은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단장으로 한 5명의 대표로 구성했다. 북측은 강지영 국장을 상급이라고 주장했다.

명단 교환 직후, 북측은 남측 수석대표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남측에서 장관급이 나오지 않으면 남북당국회담이 열릴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 이에 대해 남측은 서로 교환한 명단대로 당국회담을 당초 계획에 따라 열자고 요구했다.

이에 북측은 다시 '남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써 엄중한 도발로 간주하고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 당국에 있다'고 통보했다,

김 대변인은 "이미 실무접촉에서 권한과 책임이 있는 당국자로 우리의 통일부 장관에 상응하는 수석대표가 나와야 함을 분명하게 요구했음에도 북한은 비정상적인 관행에 따라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를 장관급이라고 하면서 통보해왔다"며 "정부는 북한의 이런 입장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은 그간 EU 국가들과 대화를 개최했을 때 상대국의 격과 급을 맞춰온 관행이 있었다"며 "경우에 따라 북한의 부상과 상대국의 국장, 북한의 국장과 상대국의 과장과의 대화 때 격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화를 거부하거나 했던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1신 : 11일 오후 5시 38분]
'수석대표 김남식 차관' 제시? 남북회담성사 막판 진통

김남식 통일부 차관이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통일부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김남식 통일부 차관이 1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통일부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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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열리는 남북당국회담이 하루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 대표단 구성 문제로 회담 성사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남북은 11일 오후 1시경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서로의 회담 대표단 명단을 동시에 교환했다. 그러나 북측이 남측 대표단 명단 구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 오후 5시 현재까지도 남북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북측이 문제 삼은 것은 남측 수석대표의 격이 당초 기대와는 달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측은 (실무접촉) 발표문에 나온 대로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를 수석대표로 내세웠고, 북한 측은 자기네들 발표대로 '상급(장관급) 인사'라고 하는 사람을 단장(남측으로 치면 수석대표)으로 한 대표단 명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 부분에 대해 서로의 입장과 의견이 달라 계속 조율 중"이라고 했지만 남북 서로가 제시한 명단 내용에 대해선 밝히길 거부했다.

북측이 '상급' 인사를 단장으로 제시하면서 남측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아 남측이 제시한 명단 속 수석대표는 장관급이 아니라 차관급이나 그 이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9~10일의 실무접촉을 통해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북측 협상단장을 맡을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 정부가 명단교환에서부터 통일부 장관이 아닌 차관급을 내세웠을 정황이 가장 유력하다.


태그:#남북회담, #대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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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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