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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 스노든
에드워드 스노든 ⓒ 가디언 인터뷰 동영상 캡처

미국 정보당국의 무차별적인 통화·인터넷 감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29)은 NSA(미 국가안보국) 외주업체 직원이었다. 그마저도 이 회사에서 3개월 밖에 근무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어떻게 NSA '1급 기밀문서'를 빼낼 수 있었을까.

<워싱턴 포스트>는 NSA가 미국 국민 수백만 명의 통화기록을 수집했다는 증거로 제시된 미 해외정보감시법원(FISC) 명령문과 관련해, 계약직 직원이 어떻게 높은 보안 등급으로 분류된 FISC 명령문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한 법원 명령문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은 30~40명 정도밖에 안 될 것"이라는 전직 NSA 고위 관료의 발언을 인용했다. 전직 NSA 조사관인 조엘 브레너는 "그가 시스템 관리자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악성 코드를 넣어서 원격 조정을 가능하게 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스노든이 정말로 정보를 유출한 당사자인지, 어떻게 정보에 접근했는지, 다른 누군가가 개입하지 않았는지 조사 중이다

민간업체 2000개, 국가 기밀 관련 업무 수행 중

스노든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전직 CIA(중앙정보국) 요원이며, 현재 '부즈 앨런 해밀턴'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 정보 산업 관련 컨설팅 회사인 부즈 앨런 해밀턴은 NSA와 계약을 맺고 있는 업체다. 스노든은 이곳 직원 자격으로 NSA 하와이 지부에서 정부 컴퓨터 시스템 관리자로 일했다.

'외주업체 직원'이었던 그가 국가 기밀에 접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급격히 덩치가 커지기 시작한 미국의 국가 정보기관, 그리고 민간업체가 있었다. 

2010년 <워싱턴 포스트>는 2년간의 취재 끝에 미 국가 정보기관의 실태를 파헤친 '탑 시크릿 아메리카'를 연재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0개의 민간업체가 정부 기밀 관련 업무를 하고 있으며 부즈 앨런 해밀턴은 그 중 가장 크고 잘 나가는 회사다. 45개 정부부처 가운데 절반이 넘는 25개 부처가 부즈 앨런 해밀턴과 국가 기밀업무 수행 관련 계약을 맺었다. AP 통신은 이 기업 지난해 매출의 23%인 13억 달러가 미국 정보기관으로부터 나왔다고 보도했다.

2013년 현재 부즈 앨런 해밀턴의 직원은 2만4500명. 지난해 매출은 58억 달러였다. 여러 시설에 총 320억 제곱미터 규모의 사무실을 임대하고 있으며, 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보다 더 큰 규모다. 부즈 앨런 해밀턴 측은 "지난 1분기 동안 우리 수익의 99%가 미국 정부 기관과 맺고 있는 5700건의 계약으로부터 나왔다"면서 "가장 큰 고객은 미국 군대로, 수익의 16%"라고 밝혔다. 스노든은 이곳에서 연봉 12만2000달러(약 1억4천만원 상당)를 받았다. 부즈 앨런 해밀턴에 오기 전, 그는 델 컴퓨터에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IT 가이'가 기밀문서 입수... NSA 어떻게 믿나

이와 관련해 미 정부의 허술한 '정보보안'이 도마에 올랐다. 미국 언론 <슬레이트>는 'NSA가 스노든이 우리의 정보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가 왜 NSA를 믿어야 하나'라는 파하드 만주의 칼럼을 실었다.

만주는 "스노든은 숙련된 FBI, CIA 수사관이 아니고 정부기관의 분석가도 아니고 국가 보안이나 사생활법 전문 법조인도 아니다, 그는 'IT 가이'"라면서 "그런데 그의 말에 따르면 NSA는 그가 모든 것을 볼 수 있도록 했고 정부의 가장 민감한 문서를 다운 받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스노든은 인터뷰에서 그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군대에서 특수훈련을 받다가 부상을 당해서 제대했다고 밝혔다. NSA에서 직장을 얻게 된 그가 처음으로 한 일은 경비원이었다. 이후 그는 CIA에서 컴퓨터 보안 관련 일을 했다. 그는 "나는 책상에 앉아서 당신이나 당신 회계사, 연방 판사, 심지어 대통령까지 도청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만주는 비판을 이어갔다.

"정부는 그를 애국심이 없고, 프로의식이 없고, 반역자이며, 거짓말쟁이라고 부를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그를 고용했다. 그들이 스노든에게 그들의 시스템에, 제한되지 않은 접근 권한을 주었다. 법원 명령문부터 정부 감시 시스템을 설명하는 파워포인트까지. 스노든의 유출은 두배로 치명적이다. 이 스캔들은 단지 정부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스노든 같은 사람이 그 프로그램을 감시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편, 미국 국민들은 정부의 감시 활동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가 11일(현지시각)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보다 '테러 위협 가능성 수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NSA가 미국인 수백 만명의 통화 기록을 수집한 것에 대해서도 56%가 '허용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테러 위험을 막기 위해 미국 정부가 모든 사람들의 이메일 등 온라인 활동을 모니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그래서는 안 된다(52%)'는 답변이 '모니터해야 한다(45%)'는 답변보다 더 많았다.


#NSA#에드워드 스노우든#탑 시크릿 아메리카#정보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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