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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민영화 안을 가지고 토론하는 게 무슨 토론회입니까. 이렇게 해서 철도산업 발전방안 토론이 되겠습니까?"

14일 오후 2시부터 예정됐던 국토부의 철도산업 발전방안 공개토론회가 저지됐다. 철도노조원 200명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이날 토론회가 열리기 20분 전 토론회장인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 앞을 점거했다.

국토부는 이날 토론회를 거쳐 수서발 KTX의 운영 방식을 포함한 철도산업 발전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정부 안은 코레일과 공공연기금이 공동 출자하는 운송회사를 만들어서 수서발 KTX 운영을 맡긴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철도노조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단계적 민영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철도노조 "명백한 단계적 철도 민영화"

 KTX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들과 코레일 노조원들이 14일 철도산업 발전방안 공개토론회장을 점거하고 자유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KTX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들과 코레일 노조원들이 14일 철도산업 발전방안 공개토론회장을 점거하고 자유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 김동환

단상 앞을 차지한 철도노조원들은 '이번 철도산업 발전방안이 명백한 철도 민영화'라고 주장했다. 임영호 철도노조조직국장은 "국토부가 오늘 공청회에 앞서 나눠준 자료를 보면 앞으로 개통되는 신설 4개 노선에 대해서 민간이 운영할 수 있게 하겠다고 나와 있다"며 "교묘하게 연기금을 끌어들여서 단계적 민영화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석 철도노조 부산본부장은 현장 노동자들이 상당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구조조정으로 5000명이 넘는 철도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은 후 현장에서는 인력이 모자라서 지정휴무가 있어도 쓰지를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수서발 KTX의 민영화 가능성에 대해 철도노조가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철도 노동자들이 상시적으로 격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렇게 사고가 일어나면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시민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공청회에 철도산업 주체인 노동자들이 참가하지 않는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철도노조에서 6월 19일 국회도서관의 400명 들어가는 토론장에서 철도산업 발전 토론회를 열 예정"이라며 "국토부가 정말 대화 의지가 있다면 그곳에 와서 얘기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초 국토부는 이날 토론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철도노조 측에 토론자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전달한 바 있다. 철도노조 주최로 19일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는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국토부 "철도노조가 정부 안 이해 못 하고 있어"

 KTX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들과 코레일 노조원들이 14일 철도산업 발전방안 공개토론회장을 점거하고 자유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공개토론회에서 의견을 수렴해 이달 말 수서발 KTX를 포함한 철도산업 운영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KTX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들과 코레일 노조원들이 14일 철도산업 발전방안 공개토론회장을 점거하고 자유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부는 이날 공개토론회에서 의견을 수렴해 이달 말 수서발 KTX를 포함한 철도산업 운영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 김동환

국토부 측은 이날 토론회 예정시각인 오후 2시가 넘자 단상 앞을 점거한 철도노조 측에 토론회를 시작할 예정이니 나가달라는 안내방송을 했다. 그러나 노조원들이 점거를 계속하자 오후 2시 50분께 토론회 중단을 공지했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오늘 토론회는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 죄송하다"면서 "합리적인 의견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수용할 의향이 있었는데 대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이날 노조원들이 주장한 '철도 민영화'에 대해 "간선 철도에 대한 민영화는 절대 없다"고 부인했다. 민영화가 추진된다 한들 적자를 보고 있는 지선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그는 수서발 KTX 노선의 공공연기금 투자에 대해서도 "재무적 투자에 불과하다"며 민영화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를 받으면서 정관에 자본 처분에 대한 사항을 명시해 민영화 가능성을 막을 예정"이라며 "노조 측에서는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철도노조원들이 제안한 6월 19일 토론회 참가 요청에 대해서는 "일단 그날 토론회에 국토부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토부가 이 건과 관련해 추후 토론회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철도노조 #토론회#코레일#국토부#수서발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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