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입시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영훈국제중학교의 교장이 '성적조작이 있었다'는 서울시교육청 감사결과를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성적조작을 통한 부정입학 여부와 관련해서는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며 거듭 답변을 피했다.

14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에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영훈중 감사 결과 6명의 성적 조작이 확인됐지만 왜 누가 어떤 이유로 한 것이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그래서 이를 검찰에 넘겨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은 정동식 영훈중 교장에게 "교육감 발언 내용을 인정하냐"고 물었고, 정 교육감은 "인정한다"고 답했다. 성적조작 사실을 시인한 대목이다.

국회 나온 영훈중 교장 "죄송"... 성적조작 통한 부정입학은 답 피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의 부정 입학 의혹으로 논란이 된 영훈국제중학교 정동식 교장과 영훈초등학교 조효숙 교장,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이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 입시부정 실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의 부정 입학 의혹으로 논란이 된 영훈국제중학교 정동식 교장과 영훈초등학교 조효숙 교장,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이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 입시부정 실태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그러면서도 영훈중 교장은 성적 조작을 통한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특히 이날 국회에서는 해당 부정입학 의혹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들이 연루됐는지를 두고 질의가 이어졌지만, 정 교장은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계속 거부했다. 이 부회장 아들은 2013학년도 영훈중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 대상자(사배자) 전형으로 합격했다가 부정입학 의혹이 제기된 이후 자퇴했다. 당시 이 부회장 측은 의혹과 무관하게 학교를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15명이 공동조사한 자료를 보면, 2013학년도 영훈중 비경제적 사배자로 입학한 영훈초등학교 출신 이아무개군은 교과성적 순위가 72위에 머물러 합격권 안에 들지 못했지만, 자기개발계획서와 추천서에서 만점을 받아 15위로 최종 합격했다.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은 이군이 이 부회장의 아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시교육청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영훈중은 올해 비경제적 사배자 입학전형을 진행하면서 미리 합격을 내정한 학생 3명에게 주관적 채점 영역(담임추천서·자기개발계획서)에서 만점을 줬다. 그래도 내정 학생들이 합격권에 들지 못하자 다른 지원자의 주관적 채점 영역 점수를 깎아내려 합격시킨 정황이 있다. 이군도 주관적 채점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이 부회장 아들은 낮은 교과성적에도, 주관적 채점 영역에서 만점을 받아 합격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성적조작 정황이 있다고 발표한 3명의 학생 중에 이 부회장 아들이 포함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동식 영훈중 교장은 "(성적조작) 정황 때문에 검찰에 고발됐고, 일부 투명하지 못한 부분을 보고 받아서 (이같은 내용을) 알고 있지만, 검찰 수사 중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며 "이러한 일이 생긴 데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우 의원이 '어떤 보고를 받았나'라고 묻자, 정 교장은 "채점할 때 (학생 이름 등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인식할 수 있도록 (응시자 명단 등) 일부가 개봉된 부분"을 보고받았다면서도 "(입학 관련) 일을 한 교사들에 제게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부정입학 의혹과 관련해 자세한 답변을 피했다.

정 교장은 "이런 문제가 발생해 죄송하다"고 거듭 말하며 "개선된 전형에 따라 학교에서 입시 관련 문제가 안 생기도록 노력하겠다, 입시뿐만 아니라 학교 경영도 철저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용린 교육감 "국제중 제도 폐지 반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의 부정 입학 의혹으로 논란이 된 영훈국제중학교 정동식 교장이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의 부정 입학 의혹으로 논란이 된 영훈국제중학교 정동식 교장이 14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교문위 의원들은 영훈중 등 국제중학교 입시 개선책을 두고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을 추궁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5학년도부터 국제중 신입생을 모두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의 검토 방안이 확정되면 서류전형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기존 사배자 전형) 1단계에서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자녀들로 정원의 70%를 뽑고, 2·3단계에서 다문화가정·다자녀가구 자녀들을 대상으로 나머지 30%를 채우기로 했다.

여야 의원들은 서울시교육청의 개선책에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남기 새누리당 의원 등 여당 측은 "성급한 대안"이라고 지적했고, 야당 의원들은 개선안을 "땜질식 처방"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야당 쪽에서는 국제중 자체를 폐지하지 않으면 입시를 둘러싼 문제가 악순환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문 교육감은 검찰의 영훈·대원국제중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국제중 폐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이 '국제중 폐지 의견에 동의하냐'고 묻자, 문 교육감은 "(국제중을) 폐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현존하는 국제중 지정 취소 포함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서 장관은 "영훈·대원중의 검찰 수사결과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국제중 지정 취소를 포함해 다각도로 방법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태그:#영훈중, #국제중, #문용린, #서남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