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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2011년 내 놓은 독서교육 활성화 방안.
 교육부가 2011년 내 놓은 독서교육 활성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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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겠다'는 박근혜 정부 출범 뒤, 학교나 교육청별 특색사업으로 실시하던 중고교의 아침독서와 명상시간이 오히려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중고교가 오는 6월 25일 중3·고2 대상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앞두고 '0교시 문제풀이'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제고사 대비해야 하니, 책 읽지 마!"

대전에 있는 ㄴ중 3학년 8개 반 254명은 지난 5월 20일부터 아침시간에 더 이상 책을 볼 수 없게 됐다. 일제고사 대비 국어·영어·수학 기출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아침독서 시간'을 없앤 것이다. 오전 8시 20분에 교실에 앉은 학생들은 1교시 시작 전 0교시부터 문제풀이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이 학교에 근무하는 한 교직원은 "학교특색사업으로 아침독서를 실시했는데 학교에서 독서 대신 기출문제를 푸는 것으로 결정했다"면서 "어차피 독서도 잘 하지 않으니까 기초학력 부진학생을 줄이기 위해 문제풀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제고사가 끝나면 다시 아침독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대전지역 ㄱ중학교도 일제고사를 앞두고 아침자습 시간에 국어·영어·수학 관련 5문항씩 모두 15개의 문항을 풀도록 하고 있다고 전교조 대전지부는 밝혔다. 일제고사 맹훈련이 꿈과 끼를 살리는 아침활동을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전교조 부산지부에 따르면 부산 ㅇ중학교도 최근 아침 시간에 벌이던 독서와 명상시간을 없앴다. 대신 국영수 과목별 문제집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풀도록 하고 있다. 이 지역 장학사가 '일제고사 대비 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뒤 벌어진 일이라고 한다.

안동수 전교조 대전지부 사무처장은 "일제고사는 학교 현장의 '갑'이기 때문에 교육의 본질인 인성교육·전인교육을 '을' 취급하며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있다"면서 "단기 성과에만 집착한 일제고사 대비 '훈련'은 학교 교육과정을 망가뜨릴 뿐만 아니라 진정한 학력을 오히려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독서교육 활성화하겠다더니...

이처럼 일제고사 훈련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교육부는 지난 14일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우리 부에서는 교육본질에 충실한 행복교육 실현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학업성취도평가 대비 문제풀이 식 수업이나 강제 자율학습, 보충수업 등 교육과정 저해 사례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교육부는 2011년부터 독서교육 활성화 계획 등을 내놓고 "학교·교육청별 아침독서 운동을 벌여 책 읽는 문화를 통해 초·중등 독서를 활성화 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도 자유학기제 정책에서 "중학교에서 필기시험 없이 독서와 진로체험 등 체험 중심의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혀왔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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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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