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룡송. 마치 용이 승천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소나무의 껍질이 마치 용비늘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도 한다.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201-11에 소재한 천연기념물 제381호 반룡송은 신라 말 도선이 심었다고 전하는 나무다. 도선스님은 이천 백사면 도립리와 함께 함흥·서울·강원도·계룡산에서 장차 큰 인물이 태어날 것을 예언하면서, 소나무를 심었는데 그 중 한 그루라고 한다.
하늘로 오르고 싶은 나무반룡송은 이천 백사면 면사무소에서 서쪽으로 약 1.7㎞ 떨어진 도립리 어산마을에서 자라고 있다. 예전에는 이곳 뒤펴에 집이 있던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주변에 마을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은 이 반룡송 주변에는 모두 밭으로 변해, 올해는 땅콩밭이 있다.
천연기념물인 이 나무를 반룡송이라는 부르는 이유는, 하늘에 오르기 전에 땅에 서리고 있는 용과 같다는 뜻이라고 한다. 또는 일만 년 이상 살아갈 '용송(龍松)'이라 해 '만년송(萬年松)'이라고도 부른다. 지난 17일 오후에 찾아간 반룡송. 이 인근을 지나칠 때마다 찾아가보고는 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반룡송의 상태가 궁금하기 때문에 자주 찾는다. 문화재란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다고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어느 때는 과거와는 달리 훼손이 돼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곳에 와서 반룡송을 봤을 때는, 어딘가 조금 튼실하지 못한 것 같았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다.
승천하는 용과 같은 가지가 일품 반룡송의 높이는 4.25m, 가슴높이의 둘레는 1.83m이다. 높이 2m 정도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갈라져 넓게 퍼져 있으며, 하늘을 향한 가지는 마치 용트림하듯 기묘한 모습으로 비틀리면서 180° 휘어진 모습을 하고 있다. 용송이란 이름이 걸맞다는 생각을 한다. 한 가지는 땅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기묘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한 나무이면서도 두 나무인 듯한 모습을 보인다.
한편에 늘어진 가지는 땅에 끌릴 듯 휘어져 있다. 벌써 예닐곱 차례나 찾아가 만난 반룡송이지만 볼 때마다 새롭다. 늘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으면서, 언젠가는 하늘을 향해 승천을 할 날만을 기다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반룡송 앞으로 가 나무를 찬찬히 살펴본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만난 반룡송은 참으로 빛이 고운 것이 싱싱하다, 바라보면서 너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전설을 간직한 반룡송많은 전설을 간직한 신비한 나무인 반룡송은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신성한 나무로 여기고 있다. 그만큼 이 반룡송에 전하는 이야기는 많다. 구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껍질을 벗긴 사람이 병을 얻어 죽었다거나, 반룡송 밑에 떨어진 솔잎을 긁어다가 땠는데 온몸에 두드러기가 돋았다는 이야기 등이다. 아무도 반룡송에 해를 가하거나 함부로 손을 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반룡송의 나무 표피가 붉은 색을 띠우고 있어서, 이 표피를 마을에서는 '용비늘'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비늘을 건드리는 것도 화를 불러오는 짓이라고 해 가급적 나무 근처에 가까이 가서 해를 입히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반룡송은 현재 이천 9경 중에서 제6경으로 꼽히고 있다. 도선스님은 통일신라시대 승려로 풍수지리설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신라 흥덕왕 2년인 827년에 태어나 효공왕 2년인 898년에 세상을 하직했다. 그 도선스님이 심었다고 한다면, 이 반룡송의 수령은 이미 1100년 이상됐다고 볼 수 있다.
1년 만에 다시 찾아간 반룡송. 지난해보다 더 잎의 빛깔이 곱고 생육이 좋은 반룡송을 보면서 정말 고맙다는 생각을 한다. 1100년이란 세월을 그렇게 한 자리에서 용이 승천하듯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반룡송. 그 이름과 같이 만년송이 되기를 고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e수원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