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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에 있는 울산대학교병원
울산 동구에 있는 울산대학교병원 ⓒ 박석철

영호(10·가명)와 어머니 박아무개씨(37·울산 북구)는 지난 10일 울산대학교병원 안과를 찾았다. 그동안 7군데의 병·의원을 찾았지만 진단은 한결같이 영호의 눈이 부동시(두 눈의 시력이 같지 않은 상태.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의 굴절이 다르거나 같은 종류의 굴절이라도 그 굴절도가 다르다)라고 나왔다. 어머니 박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지역의 가장 큰 병원인 이 병원을 찾았던 것.

울산대병원에서 영호는 차례를 기다린 후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다. 의사는 레지던트 1년차 김아무개씨. 그는 영호의 눈을 본 후 대뜸 "너 눈이 돌아갔구나. 눈이 몰렸구나"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머니는 마음이 상했다.

하지만 의사는 이어 어머니에게 반말로 "부동시가 뭔지 아나? 내가 알기로는 (보호자들이) 다 모른다"고 말했다. 박씨는 20대로 보이는 의사가 환자와 가족에게 대놓고 반말로 무시하는 바람에 화가 났다.

영호를 데리고 진료실을 나온 어머니는 병원 고객상담센터를 찾았다. 그리고는 방금 있었던 상황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병원 측이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병원 측은 해당 의사를 불렀다. 의사는 박씨에게 사과를 하면서도 "환자는 약자고 의사는 강자다. 제대로 진료받으려면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영호는 그날 일기장에 "의사가 내 눈이 돌아갔다고 했다"고 적었다. 일기장을 본 박씨는 속이 더 상했다.

박씨는 "의사가 아이 앞에서 '눈이 돌아갔다'고 스스럼 없이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보호자에게 반말로 무시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의 꿈이 의사인데, 그날 의사가 했던 것처럼 그대도 배우고, 그렇게 살아갈까봐 겁이 난다"며 "힘 없는 사람은 이렇게 당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어머니 박씨는 이후 울산대학교병원 인사과 등에 항의전화를 했지만 병원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울산대병원 측은 "잘못된 일이 맞는 것 같다"며 "해당 의사는 의대를 나와 이제 레지던트 1년차라 배우고 있는 과정에서 성숙이 덜 된 것 같다. 지도교수도 주의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본인과 치프, 병원 담당자가 해당 부모에게 여러 차례 사과를 했는데, 이분이 사과를 안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울산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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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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