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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이 만든 '교원 노고 격려금' 문서.
 충북교육청이 만든 '교원 노고 격려금' 문서.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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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청이 오는 25일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앞두고 십억 원대의 '교원 노고 격려금'을 충북지역 초중고교에 내려 보내면서 '선심성 예산 집행'이라는 지적이 일고있다.

해당 교육청은 지난 2011년 말 '일제고사 연속 전국 1등'을 기념해 도 교육청사에 '일제고사 1등 기념 돌탑'을 세워놓기도 했다. 하지만 충북 지역 학교의 일제고사 부정행위가 드러나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커닝' 구설수 끊이지 않는 '일제고사 1등' 교육청, 또...

20일 전교조 충북지부(지부장 박옥주)와 충북교육청(교육감 이기용)에 따르면 충북교육청은 지난 5월 29일 이 지역 400개 초중고에 추가 예산(추경)으로 같은 달 8일에 편성한 '조화로운 학력신장' 예산 25억6900만 원을 지급했다. 그런데 도교육청이 이 예산 가운데 50%인 12억8350만 원을 '교원노고 격려'에 쓰도록 해 말썽이 된 것.

실제로 충북교육청 공문을 보면 "학력신장 (예산을) 집행-지도수당 및 운영비 50%, 교원 노고 격려 50%로 사용"이라고 못 박으면서, 바로 아래 줄에 "효율적인 기초학력 부진학생 지도가 실현될 수 있도록 철저한 집행계획을 수립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학교가 교원들에게 지도수당 지급은 물론 회식비 등에도 나랏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을 더 보내준 것이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교육청이 학업성취도평가 4년 연속 1등, 3년 연속 시도교육청 평가 최우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이번에 특별히 교육감님이 지원비를 편성하라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충북교육청이 '일제고사 연속 1등'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돌탑.
 충북교육청이 '일제고사 연속 1등'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돌탑.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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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격려금은 효율적인 예산 운용을 강조한 정부의 예산 관련 운용원칙에 어긋날 뿐더러 교육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도 "교원 노고 격려금을 지급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일선 학교들은 갑작스런 예산 지급에 놀라 교육청에 사용방법을 문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도 겁이 나니까 사용처를 묻는 전화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는 '일제고사 대비 선심성 예산'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을석 전교조 충북지부 정책실장은 "학생들은 찜통 같은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도 켜지 못한 채 일제고사 문제풀이에 나서고 있다"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청이 일제고사를 앞두고 격려금을 내린 것은 일제고사 점수 올리기를 독려하고 교사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충북교육청 "교원 노고 격려 차원일 뿐, 일제고사 대비용 아냐"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일제고사를 대비한 예산이라면 왜 일제고사가 없어진 초등학교까지 예산을 내려 보냈겠느냐"면서 "충북교육을 위해 노력한 교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예산에 대해 일제고사 대비용이라고 교원단체가 비판하는 것에 대해 일선 학교의 항의가 많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에 충북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보낸 '조화로운 학력신장' 예산은 올해 2월 교육부가 이 교육청에 지급한 특별교부금 340억 원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일제고사 향상도' 등을 종합평가해 시도교육청 등수를 매겨 특별보조금을 주는데, 충북교육청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최우수를 차지해 다른 교육청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일제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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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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