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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라고 통합 청주시의 주민 화합과 통합 분위기 조성을 위한 통합 청주시 주민 화합 순례대행진이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이 눈앞이다. 그만큼 통합 청주시로 새롭게 출범할 내년 7월 1일이 가까워졌다.

지난 16일 내년부터 통합 청주시의 청원구 지역이 될 청원군 북이면 선암리 주왕이 마을에서 초정약수까지 이어진 '통합 청주시 주민 화합 순례단' 깃발이 22일은 서원구 지역인 죽림동의 3차우회도로 교각 밑에서 남이면 양촌리, 23일에는 흥덕구 지역인 강촌마을의 충렬사 주차장에서 강내면 학천리까지 이어졌다.

3차 순례대행진은 청주시 흥덕구 수의동 강촌마을의 충렬사가 출발점이라 의미가 더 컸다. 충렬사(충북기념물 제16호)는 임진왜란 때 부산의 동래성에서 일본군과 맞서 싸운 동래부사 송상현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송상현 충렬사
 송상현 충렬사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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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현 충렬사'를 알리는 안내판을 따라가면 마을 입구에 정려각이 보인다. 정려각 앞 잔디밭에 1953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했을 때 기념으로 심은 느티나무가 서있다. 정려각 옆길을 따라가면 가까운 곳에 충렬사가 있다.

순례대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순례단 깃발을 전달받으며 순례대행진이 시작되었다. 70여명이 깃발을 든 채 옹기종기 모여서서 충렬사와 부모산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통합 청주시의 의미를 되새긴 후 청주시의회 김기동 통합추진위원장의 인사말을 들었다.

충렬사 참배
 충렬사 참배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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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단원들이 동래부사를 지낸 천곡 송상현의 영정 앞에 머리를 숙이고 나라를 구하기 위해 초개같이 목숨을 버린 충신들을 떠올렸다. 송상현은 임진왜란 중이던 1592년 동래성이 함락될 위기에 처하자 고향에 계신 부친께 '임금과 신하 사이의 의리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은혜보다 중요하다'는 '군신의중 부자은경(君臣義重 父子恩輕)'을 부채에 혈서로 남기고 의롭게 순절했다.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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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사에서 36번 국도로 내려오면 도로변에 늘어선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었다. 이곳이 청주 최고의 명물이자 우리나라 10대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이다.

할머니들도 함께
 할머니들도 함께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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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단 행렬이 도로 확장공사로 주변이 어수선한 가로수길을 벗어나 왼쪽의 지방도로 들어선다. 강촌방죽과 언덕길을 지나 청주권광역쓰레기매립장의 잔디밭에서 쉬는 시간을 가졌다. 통합 청주시 만드는 일에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충렬사가 위치한 강촌마을부터 할머니 여섯 분이 순례단과 발걸음을 같이했다. 84살이나 되는 분도 계셨지만 송상현의 기개를 닮아 할머니라는 호칭을 싫어할 만큼 모두들 정정하다.

버드나무 보호수 아래에서 전체가 같이
 버드나무 보호수 아래에서 전체가 같이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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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매립장을 출발한 순례단 행렬이 오디를 따먹으며 시골길을 걸어 청주시 흥덕구 서촌동 금의마을에 도착했다. 이곳에 수령 350년, 높이 26m의 버드나무 보호수가 있다. 나무 아래편 금의정 정자에서 즉석 공연이 펼쳐졌다. 무료봉사로 각종 행사를 빛내주는 '얼쑤! 봉사단' 회원분이 멋드러진 창으로 강촌 할머니들의 흥을 돋웠다. 보호수와 정자를 배경으로 순례대행진을 기념하는 사진도 남겼다.

시골 풍경
 시골 풍경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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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마을과 강내면 학천리 사이의 낮은 언덕이 청주시와 청원군의 경계선이라 도농 통합의 당위성을 알게 한다. 순례단 행렬이 언덕을 넘어 청원군 강내면 학천리로 들어선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벼 포기에 매달린 붉은색 우렁이 알, 위를 올려다보면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열린 자두가 볼거리다.

'어릴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

청주삼백리 권금주 회원이 김준태 시인의 '감꽃'을 낭송한 후 이번 통합 청주시 주민 화합 순례대행진을 공동 주관하고 있는 충북산악구조대봉사회원들에게 고마움의 박수를 힘차게 보냈다. 산악구조대를 대표해 직지원정대를 이끌었던 박연수 대장이 파키스탄 북부의 히말라야 봉우리에 첫 한글 이름 '직지봉' 루트를 개척한 과정과 직지봉은 충북도민의 힘으로 이뤄낸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인사를 했다.

순례단 행렬 학천리 마을회관에 도착
 순례단 행렬 학천리 마을회관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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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단 행렬이 한국잠사박물관이 먼발치로 바라보이는 학천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마을 주민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순례단은 깃발을 흔들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학천리 이종호 이장을 비롯한 대표들에게 순례단기를 전달하고 같이 어울려 점심을 먹었다. 잔치국수, 수육, 과일, 막걸리 등 음식도 푸짐하다.

송아지도 궁금해서
 송아지도 궁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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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은 후 청주시와 청원군의 주민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며 신명나는 놀이판을 벌여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통합의 열기를 뜨겁게 했다. 권금주 회원의 박주가리 씨앗 날리기도 볼거리였다. 풍물놀이패를 뒤따라 학천리의 골목길을 한 바퀴 돌며 마을의 안녕과 통합 청주시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했다. 풍악소리가 울려 퍼지자 막 눈을 뜬 새끼 강아지와 젖먹이 송아지도 귀를 쫑긋 세우고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 한다.

4차 순례대행진 소개
 4차 순례대행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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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삼백리 송태호 대표가 통합 청주시 주민 화합 순례대행진의 마지막 일정을 소개했다. 4차 순례대행진은 29일 오후 4시 상당공원에 집결 통합 청주시 상당구 지역인 우암어린이회관까지 버스로 이동한 후 우암산순환로와 삼일공원을 거쳐 무심천까지 걷는다. 또한 오후 7시 무심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열리는 통합 청주시 발전 기원 주민화합 한마당 전야제에 참여해 한범덕 청주시장과 이종윤 청원군수에게 순례단 깃발을 전달하는 것으로 순례대행진 행사를 마무리한다.

'통합 청주시 주민 화합 순례단'이 이뤄낸 성과가 크다. 여름철의 뜨거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율적으로 참여한 주민들이 양쪽 지역을 함께 걷는 순례대행진을 통해 청주와 청원, 도시와 농촌이 하나로 상생 발전하는데 초석이 되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제 불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통합 청주시, #송상현 충렬사, #학천리, #청주삼백리, #충북산악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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