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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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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충격적인 일들이 밝혀지고 있다. 박정희 시대 중앙정보부 정치가 부활하는 거 아닌가 걱정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말이다. 27일 오전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그는 "정권이 정보기관을 정치의 도구로 이용하면 국가적 불행을 부른다는 걸 박정희 시대의 중정 정치를 통해 이미 경험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양파 껍질 벗겨지듯, 하나씩 드러나는 '국정원 커넥션'에 우려의 뜻을 밝힌 것이다.

하루 전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대선 전부터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불법으로 봤고, 선거용으로 활용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 근거로 대선 당시 권영세 새누리당 캠프 상황실장이 12월 10일 "우리가 집권하면 NLL 까고..."라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제시했다. 여기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기름을 부었다. 그는 지난 26일 비공개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선 때 이미 내가 그 대화록을 입수해서 읽어봤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국정조사에 맞서 'NLL 회의록 공개'를 내걸었던 새누리당이 도리어 '대선 전 회의록 열람'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제 발등 찍기가 돼가는 모양새다. 

"박근혜, 새누리당의 대선 탈법 정치 공작 사과하라"

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27일 오전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과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27일 오전 소집된 긴급 의원총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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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민주당은 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추궁했다. 김 대표는 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귀국 즉시 새누리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탈법적 정치 공작에 나선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국정원과 검찰·경찰 등 권력기관을 대대적으로 개혁해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 하고 국민을 섬기겠다는 약속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정상회담 대화록이 대선 당시 불법적 경로로 유출됐고, 불법 선거 공작 도구로 이용됐다는 증거가 어제 새로 밝혀졌다"며 "대선 당시 이미 불법적으로 열람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최근에 이뤄진 대통령 기록물 불법 열람과 공개는 추가 범죄에 불과한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새누리당과 국정원은 대선을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 발언록을 흔들어 대면서 이용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며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추악한 커넥션이 밝혀져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신경민 국정원선거개입진상조사특위 위원장도 "권영세 실장의 녹취록과 김무성 의원의 자기 고백은 NLL 공개 작전이 상당히 오래 전부터 진행돼 온 드라마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관련된 기관만 해도 국정원·청와대·대선 캠프·새누리당·국회에 이른다, 여기엔 박근혜 대통령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무성의 자기고백 발언을 보면, NLL 회의록 103페이지에 나온 것과 토시까지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며 "국정원 통해서 청와대로 넘어간 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세훈·정문헌·권영세가 주연인 1막이 진행됐고 남재준과 서상기가 주연인 2막이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며 "치밀한 시나리오가 있다"고 짚었다. 

박범계 의원은 "NLL 회의록과 온라인 여론조작은 일란성 쌍둥이다, 새누리당은 이 둘로 대선을 치렀다"며 "지난 해 10월 4일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노 대통령이 NLL을 더 이상 주장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시작으로 어제까지 있었던 모든 일을 하나의 커다란 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즉, 국정원과 새누리당이 대선 전 'NLL 회의록과 여론 조작'을 통한 검은 커넥션을 이어왔다는 주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김무성의 고백-권영세의 녹취파일-국정원의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추모 비난 정치공작은 국정원 정치 개입의 규모와 심각성을 짐작하게 해주는 의혹의 세 꼭지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결국 지난 대선은 새누리당의 지휘 아래 국정원이 담을 넘고, 경찰이 망을 봐준 국가기관을 동원한 전대미문의 국가권력 탈취사건으로 얼룩졌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국정원 , #NLL, #국기문란, #대선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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