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한국진보연대·민주노총·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등 209개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6월 28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국민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대학생 중심의 촛불집회가 일주일째 되는 시점에서,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것이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인사 70여 명은 27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긴급 시국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또 전국의 시민단체에도 같은 날 동시다발적인 촛불집회 개최를 제안하기로 했다.
이들은 시국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원의 대선개입 공작은 정파와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을 자신의 본질적인 정체성으로 표방하고 있는 우리 헌법질서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 사태"라며 "만약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시간벌기를 통해 또 다른 공작으로 물타기하고 본질을 호도하려고 한다면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검찰 수사로 제한적이나마 국정원의 대선개입이 밝혀지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공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는 국정원이 국민을 상대로 정치공작적인 행동을 일삼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독재시절 회귀 고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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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사회단체 "국정원 심판하고 민주주의 되찾자"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국가정보원 사태에 대한 시민사회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조사를 위한 향후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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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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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의장은 "대한민국은 유신 독재와 전두환 독재로 회귀할 수 있는 고비를 넘고 있다"며 "이 자리에 모인 단체들이 불씨가 돼 민중들이 들불로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성복 목사도 "대학생들이 시국선언하고 촛불을 들면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꼈다"며 "우리도 함께 해 촛불로 이 땅에 불의 세력을 다 태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시민단체 인사들은 "국정원이 선거개입 웬말이냐, 원세훈 구속하라" "경찰 선거개입, 김용판을 즉각 구속하라" "대화록 공개로 국정원 사태 물타기, 남재준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7월 1일부터 시국회의 운영위원회를 여는 등 추후 활동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