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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당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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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과 새누리당의 정치공작 사건은 한마디로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선전포고다. 민주주의의 후퇴, 역사의 퇴행을 국민과 함께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

양팔을 걷어붙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목소리를 높였다. 앞에 있던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 사이에서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무대 밑에는 "국정원 정치개입 민주주의 죽어간다, 정치공작 진상규명 국정원 개혁하라"고 적힌 검은색 현수막이 펼쳐져 있었다. 민주당은 30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 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를 열었다.

이는 국정원 정치·선거개입 사건과 새누리당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하 회의록) 대선 전 입수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첫 장외집회였다. 지난 20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규탄대회 때보다 한 단계 더 수위를 높인 셈이다. 민주당이 국정원 국정조사를 앞두고 본격적인 원내·외 병행투쟁에 시동을 걸었다.

대회 시작 전부터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대회의장 앞에서는 국정원 정치개입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이 진행됐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원 사건 관련 발언과 대선 당시 발언을 비교한 동영상이 상영됐다. 회의록 대선 전 입수 의혹을 시사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과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유세 발언을 분석한 동영상도 이어졌다. 500여 명의 당원들은 "정치공작 진상규명", "국정원 개혁, 책임자 처벌"이라고 적힌 손피켓을 받았다.

사회를 맡은 서영교 의원은 "국정원이 정치개입을 한 줄 알았더니 김무성·권영세·박근혜·새누리당 모두 (정치개입 의혹에) 포진돼 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이제 진실을 밝혀야 한다, 국정원 정치개입 배후에 새누리당과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있었다는 걸 국민 앞에 낱낱이 보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 정치공작 진실 밝히고 관련자 예외없이 처벌해야"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30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에 입장하며 당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30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에 입장하며 당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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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당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및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헌정질서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은 국가정보기관이 정치에 개입하고 집권당이 정권연장을 위해 정보기관을 정치에 이용하는 나라가 됐다"고 개탄했다.

이어 "국민들이 저 멀리 제주도부터 서울 광화문까지 국정원과 새누리당의 정치공작에 분노하며 다시 촛불을 들었다"며 "새누리당과 국정원은 더이상 국가적 불행을 원치 않는다면 탈법적 정치공작의 전모를 스스로 국민 앞에 고백하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관련자들은 스스로 물러나 법의 심판을 달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을 향해서는 "지난 대선의 정당성과 정부의 정통성을 위해서라도 대선 전후 벌어진 정치공작의 진실을 숨김 없이 밝히고 관련자들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예외없이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또 "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여야가 함께 대대적인 개혁을 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정원을 정권이 아닌 국가를 위해, 사찰과 공작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국정원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오영식 서울시당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 땅의 양심세력들이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에 한 목소리로 규탄하고 나섰는데도 새누리당은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회의록을 불법으로 공개했다"며 "정치공작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지 않으면 이후 모든 선거에서 국민의 주권은 유린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오늘이 바로 그 출발점"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국정원과 검찰, 경찰을 개혁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왜곡시키는 정치공작이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앞장서 싸우자"고 호소했다.

국정원 국정조사에 임하는 각오도 밝혔다. 민주당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 운동본부' 본부장을 맡은 추미애 의원은 "박근혜 대선캠프의 핵심 지도부 인사가 국정원의 정치공작에 깊숙히 개입됐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국정조사를 흐지부지 끝낸다거나 제대로 하지 않고 넘어가면 온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신경민 최고위원은 30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에서 "국기문란 사건이 시리즈로 일어났다"며 "국기문란 사건 1차는 국정원의 선거개입, 2차는 경찰의 수사축소, 3차는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 4차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회의록 공개"라며 "앞서 두 차례는 이명박 정부 때 일이지만 나머지 두 차례는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신경민 최고위원은 30일 오후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촉구 서울시당 당원 보고대회에서 "국기문란 사건이 시리즈로 일어났다"며 "국기문란 사건 1차는 국정원의 선거개입, 2차는 경찰의 수사축소, 3차는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 4차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회의록 공개"라며 "앞서 두 차례는 이명박 정부 때 일이지만 나머지 두 차례는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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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특위 위원인 신경민 최고위원은 "국기문란 사건이 시리즈로 일어났다"고 규정했다. 그는 "국기문란 사건 1차는 국정원의 선거개입, 2차는 경찰의 수사축소, 3차는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 4차는 남재준 국정원장의 회의록 공개"라며 "앞서 두 차례는 이명박 정부 때 일이지만 나머지 두 차례는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국정원 사건을 남의 일처럼 말하지만 이는 박 대통령의 일"이라고 꼬집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한 닉슨 미 대통령 사례도 거론했다. 신 최고위원은 "닉슨 대통령은 거짓말로 사법절차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물러났다, 당시 닉슨 대통령은 국가 안보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 했고 CIA를 통해 FBI의 수사를 방해까지 했다"며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직면하고 잘못된 과거와 과감하게 결별하는 용기만이 우리나라를 살리고 박근혜 대통령을 살리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지역별 순회 집회·서명운동 본격 시작... "케케묵은 물타기, 용서하지 않겠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시당 결의문을 채택해 ▲ 국정원 정치공작 관계자 구속 및 처벌 ▲ 국정원 개혁 ▲ 대통령 대국민 사과 등을 공식 요구했다.

민주당은 "헌법을 수호하여야 할 국정원과 경찰청이 조직적으로 국민여론을 조작하여 대선에 개입하고 이를 은폐했던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국정원 정치공작 및 정치개입 사건으로 헌법이 파괴됐으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송두리째 훼손됐다"고 규정했다. 또 "정부와 여당은 국민주권을 유린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자신들의 범죄행각을 또 다시 색깔론으로 덮어버리려고 하고 있다"며 "국정원의 정치공작과 정치개입 이면에 어떤 진실이 있기에 국익을 내팽개치면서까지 진실을 외면하려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여당의 최고 실세 입을 통해 드러나는 지난 대선의 치밀했던 정치공작이 적나라하게 드러남에 따라 국민들은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정치공작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성실히 받아야 한다, 케케묵은 물타기 행태로 정치공작 사건을 덮으려 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 등에서 순회집회를 여는 한편, 당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 운동본부'를 주축으로 서명운동 등을 벌이는 등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설 예정이다.


태그:#민주당, #국정원 선거개입, #김한길, #장외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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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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