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화일보> 7월 1일 치 12면.
 <문화일보> 7월 1일 치 12면.
ⓒ <문화일보> PDF

관련사진보기


"무상급식 등의 복지 예산을 줄여서 진짜 교육예산을 회복해 달라"고 주장하는 교사들도 상당수였다. 서울지역 모 초등학교 교사는 "학급운영비가 1년에 1만5000원"이라고 하소연했으며 경남지역 모 고교 교사는 "교사의 학생지도비가 월 5000원이라니 도대체 그 많은 교육예산이 다 어디로 갔느냐"고 항변했다.(<문화일보> 7월 1일 치)

도대체 학급운영비는 얼마나 되는지 물어보니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1년에 1만5000원. 1학기 1만 원, 2학기 5000원이라는 답을 들었다. … 무상급식, 누리과정, 혁신학교, 학교비정규직 대책 등 특성화 사업이 추진되면서 줄어들었다는 시각이다.(<한국교육신문> 7월 1일 치)

일부 언론이 갑자기 담임교사가 학급 학생들을 위해 쓸 수 있는 돈인 학급운영비를 걱정하고 나섰다. 무상급식 정책을 흠집 내기 위해서다. 줄거리는 '무상급식 때문에 학급운영비가 1만5000원이 됐다'는 것이다.

무상급식 흠집 위한 학급운영비 갖다 붙이기, 그러나...

근거로는 무상급식을 줄곧 반대해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의 설문조사 결과과 쓰였다. 최근 한국교총은 "전국 유·초·중·고 교원 142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학급운영비를 예산상 책정하지 않거나 실제로 받지 않았다'는 응답이 49%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학급운영비를 포함한 학교운영비 부족 원인에 대해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 증가'라는 응답이 37.7%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조사대상자의 40.4%는 교장과 교감이었다.

하지만 학급운영비 감소에 대한 이 같은 주장은 "학교 사정을 모르는 이들이 펼치는 황당한 소리"라는 게 교육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 시도교육청 학교회계 담당자는 "학급운영비가 전체 학교운영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1∼0.5%의 미미한 수준"이라며 "학교장이나 교육청이 의지만 가지면 언제든 늘릴 수 있는 예산인데, 이것이 적은 이유가 무상급식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육청이 이 지역 초중고에 보낸 공립학교 예산편성지침.
 전북교육청이 이 지역 초중고에 보낸 공립학교 예산편성지침.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실제로 무상급식 등 학생복지 확대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김승환 교육감이 수장인 전북교육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급운영비를 학급마다 한 해 '25만 원 이상씩 반영하라'는 지침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전교조 전북지부와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이렇게 한 것이다.

오동선 전교조 전북지부 정책실장은 "이런 지침에 따라 우리지역 모든 학교들은 학급운영비가 최소한 25만 원 이상"이라며 "학급운영비로 50만 원이나 100만 원을 편성한 곳도 있다"고 말했다.

무상급식 주도 진보교육감 지역은 학급비 20만 원 이상

진보교육감이 수장으로 있는 광주(교육감 장휘국)와 전남교육청(교육감 장만채)도 학급운영비를 20만 원 이상 편성하도록 하고 있다. 강원교육청(교육감 민병희)도 학급운영비를 10만 원 이상으로 못박았다. 경기교육청(교육감 김상곤)도 학급운영비 확대 편성을 학교에 요청했다. 해당 지역 전교조 지부와 단체협약에 따라 이 같이 요청한 것이다.

서울지역 혁신학교 가운데 상당수는 '학급운영비' 항목으로 편성된 예산과 관련 없이 학급 학생을 위한 예산 총액으로 따지면 학급마다 50∼100만 원 이상 편성했다는 게 이들 학교 교사들의 설명이다.

"'무상급식 때문에 학급운영비가 줄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 김무성 한국교총 대변인은 "우리의 설문 결과는 무상급식 등 복지예산의 증가와 학교운영비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예산이 교육본질과 관계된 것에 먼저 쓰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며 "복지예산 확대 속에서 학급운영비조차 위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학급운영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