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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집회 도중 경찰과 충돌이 일어났다. 쓰러진 장난희씨는 강북삼성병원으로 후송됐다
▲ 쓰러진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회원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집회 도중 경찰과 충돌이 일어났다. 쓰러진 장난희씨는 강북삼성병원으로 후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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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삼베 두건과 흰 두루마기를 입은 노인들이 청사 후문으로 걸어갔다. 충남 홍성에서 올라온 두 대의 트럭 짐칸에 실린 꽃상여를 내리기 위해서 였다. 하지만 상여를 내리는 손길을 경찰이 막아섰다. 그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다. 장난희(58)씨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맹월자(78)씨도 바닥에 주저앉아 "어떻게 하라는 겨, 어떻게 하라고"라며 외쳤다.

두건과 두루마기를 갖춰 입은 이들은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위원회)' 소속 충청남도 홍성군 주민들이다. 위원회는 충남 홍성군에 있는 청운대학교의 인천시 이전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1일부터 집회를 벌여왔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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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려고 빚내서 하숙집 만들었는데, 지금 방이 텅텅 비었다."

이들은 "청운대의 인천시 이전이 지역 경제를 죽인다"며 3일 오전 상여를 메고 청사 주위를 도는 노제 퍼포먼스를 계획했지만, 불발됐다. 위원회의 최흥종 충남 남장리 이장은 "경찰이 상여를 집회신고 물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대신 상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두원(50) 홍성군의회 의원은 청운대의 인천캠퍼스 개교를 '신설'이 아닌 '이전'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현재 인천으로 간 청운대의 교직원과 학생들은 확인된 수만 1500여 명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현재 대학 이전 및 신설과 관련된 고등교육법에는 새로 교직원을 채용하고 학생들을 모집해야 '신설'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그런데 교육부가 홍성 인구를 인천으로 이동시키는 인천 캠퍼스 개교를 '신설'로 해석한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상여 앞에서 주저 앉은 맹씨는 "늙은이들이 먹고 살려고 빚내서 하숙집을 만들었는데, 지금은 방이 텅텅비고 농협 이자에 집이 넘어가게 생겼다"며 울부짖었다. 김춘례(65)씨도 "청운대 인천 캠퍼스로 학과를 옮긴 이후 학생들도 다 떠나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학교 사람들한테 장사하고 방 내주면서 살았다"며 "먹고 살자고 70, 80대에 융자받고 이자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고 말했다.

위원회는 5일까지 정부청사 앞에서 밤샘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또한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청운대 이전 취소 소송에 나가 반론을 펼 예정이다.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맹월자씨가 눈물을 닦고 있다. “늙은이들이 먹고 살려고 빚내서 하숙집을 만들었는데, 지금 방이 텅텅비고 농협 이자에 집이 넘어가게 생겼어"
▲ “어떻게 하라는 겨, 어떻게 하라고” 청운대 이전 반대 대책위원회 맹월자씨가 눈물을 닦고 있다. “늙은이들이 먹고 살려고 빚내서 하숙집을 만들었는데, 지금 방이 텅텅비고 농협 이자에 집이 넘어가게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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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청운대, #청운대 이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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