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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에서 500여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6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에서 500여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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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해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통령을 선택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나라에서 아이를 키울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엄마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국정원의 대선개입 책임을 촉구하는 데 적극 나설 것입니다."

엄마들이 뿔났다. 6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엄마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30, 40대의 엄마들은 "우리 엄마의 시국선언, 우리 가족의 시국선언, 우리 가족은 민주주의를 수호합니다"란 손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는 장면을 모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김나영(대구시 북구)씨는 "국정원이 불법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는 뉴스를 보고 우리 엄마들은 굉장히 분노했다"며 "국정원이 마음대로 대통령을 만드는 나라에서 아이들을 키울수 없기 때문에 엄마들이 온라인에서 모여 시국선언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엄마들은 우선 대구지역에서 20여 명이 1차 시국선언을 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2차 시국선언을 조직하겠다며 "우리 아이들이 자라거든 2012년 치욕적인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엄마들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나섰다는 내용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엄마들도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대구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엄마들도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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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할머니들도 6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서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할머니들도 6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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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열린 촛불문화제는 지난 3일 민주당 대구시당을 비롯한 야당과 대구참여연대, 체인지대구 등 40여개 정당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민주주의 수호 대구시국회의' 주최로 5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 규탄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천기창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칭화대 연설에서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정작 본인은 정직하지 못하다"며 "국민들이 국정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데 자신만 모른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발언을 했다며 사실이 아닐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발언한 서상기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칠곡지역(대구시 북구 을) 주민들은 '서상기 사퇴', '상기야 학교가자' 등의 문구를 적은 검은 우산을 펼쳐들었다.

청년들은 "국정원이 만든 가짜 대통령, 박근혜는 사퇴하라"는 문구의 손피켓을 들기도 했다. 이들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검찰이 눈감아주고 경찰이 수사자료 삭제해주는 대한민국이 무슨 민주주의 국가냐"고 항변했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은 오는 10일 시국선언에 동참하기로 했다.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서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할머니 10여 명도 시국대회에 참석해 "한국전력이 평화로운 시골마을에 주민 의견도 무시한 채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대구 시민들이 민주주의가 무시된 청도 싸움에도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의 자유발언과 공연도 이어졌다. 국정원을 풍자하는 노래와 춤이 이어지자 시민들은 환호했다. 여고생 2명은 북과 꽹과리를 들고 나와 "답답한 시민들을 위해 우리 가락으로 위로를 드리겠다"며 공연을 펼쳐 많은 박수를 받았다.

대구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18대 대통령은 댓글 대통령이다"는 글을 적은 테블릿 PC를 들고 있다.
 대구에서 열린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18대 대통령은 댓글 대통령이다"는 글을 적은 테블릿 PC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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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국정원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어린이들도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손피켓을 만들고 있다.
 6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국정원규탄 촛불문화제에서 어린이들도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손피켓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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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사들은 '학생들이 국정원 사건에 대해 분노한다는 말을 듣고 교사로서 부끄러웠다"며 과자박스를 들고 나와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꼬깔콘'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손가락에 과자를 끼우도록 한 뒤 "국정원을, 대통령을 찌르고 대구시민들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고 우리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자"고 말했다.

대구시 북구에서 왔다는 조준연씨는 "부모님은 박근혜를 지지해서 싸우기만 한다"며 "나이 많은 분들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불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말하고 "국정원 불법 선거개입 대구에서 앞장서 밝혀내자'고 호소했다.

김규수 경북대 교수는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부는 민주주의 시계를 1980년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책임자 처벌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할 때까지 촛불은 게속 타올라야 한다"고 호소했다.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스스로 주장을 적은 손피켓을 만들고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의 진상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엄마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도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는 등의 내용을 피켓에 적어 높이 들었다.

한편 촛불들의 시국선언은 다음주에도 계속된다. 대구시국회의는 오는 13일에도 이곳 한일극장 앞에서 오후 6시부터 촛불시국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읻르은 다음 시국선언에는 더 많은 시민들이 모여 대구시민들에게 알리는 거리행진도 벌일 예정이라며 민주주의가 살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태그:#국정원?대선?개입,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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