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남 김해시 비정규직 노동자로 계약만료통보를 받았던 환경감시원 6명이 중앙노동위원회(아래 중노위)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초심인 경남지방노동위원회(아래 지노위)는 부당해고가 아니라며 김해시의 손을 들어 주었지만, 재심에서 뒤집어졌다.

환경감시원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사건' 업무를 맡아왔던 최영주 노무사(금속법률원)가 18일 중노위로부터 판정서를 받았다. 중노위가 지노위의 '부당해고 기각 판정'을 취소하고 부당해고라 판정한 것이다.

 김해시청 본관 건물.
김해시청 본관 건물. ⓒ 윤성효

환경감시원 4명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2명은 2010년 하반기부터 2012년까지 중간에 몇 달씩 공백기간을 두고 김해시와 계약을 맺고 일해 왔다.

4명의 경우 2009년에는 2월 2일~12월 31일, 2010년에는 3월 2일~7월31일과 8월 1일~12월31일, 2011년에는 1월 22일~12월 31일, 2012년에는 1월1일~12월31일 사이 계약했다.

1명은 2010년 8월 13일~12월 31일, 2011년 1월 10일~12월 31일, 2012년 1월 1일~12월 31일 사이 계약했고, 나머지 1명은 2010년 10월 18일~12월 31일, 2011년 1월10일~12월 31일, 2012년 1월 1일~12월 31일 사이 계약했다.

김해시는 환경감시원과 1년 단위로 계약하지 않고 1년에서 10~30일 정도 모자라거나 5개월 내지 6개월 단위로 계약해 왔다. 기간제법에는 비정규직의 경우 2년 이상 근무하거나 상시근로일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로 계약종료 됐던 환경감시원들은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던 것이다. 경남지노위는 지난 3월 환경감시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지노위는 "근로기간 단절이 있었고, 근로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으며, 실업기간에 실업급여를 수급한 점 등을 이유로 기간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은 근로자"로 판단했다.

그런데 중노위는 초심 판정을 취소했다. 중노위는 "공백기간이 있으나 전체 근무기간에 비해 공백기간이 길지 않고, 공백기간은 사용자가 무기계약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중노위는 "사용자가 근로자들을 상시고용이 필요한 기간제 근로자로 표현하고 계속근무를 약속했고, 그동안 근로계약 종료 통보 없이 매년 계약갱신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근로계약종료를 통보하였으며, 업무가 매년 동일한 점 등으로 볼 때 2년을 초과하여 근로하여 기간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중노위는 "환경감시원들을 원직복직시키고 부당한 해고가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김해시와 환경감시원들은 노동위 구제신청사건과 별개로 창원지방법원에서 '무기계약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중노위 판정은 비정규직 노동자들한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영주 노무사는 "중노위 판정은 공공부문 지자체에서 사실상 계속 반복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하면서 편법과 꼼수로 2년 초과를 피하여 기간제법 적용을 면탈하고자 하는 고용방법에 대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노위가 사용자의 이런 기간제법 면탈 의도가 드러나는데도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서상의 근로계약기간만을 이유로 기간제 근로자로 판단하는 잘못된 판정을 했다"며 "중노위가 이를 기간제법 규정과 취지, 비정규 근로자 보호이익 관정에서 법리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오후 낸 논평을 통해 "중노위 판정을 환영한다"며 "6명 해고자의 조속한 복직"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본부는 "경남지노위의 공정하지 못한 판정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경남지노위 판정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한 경우 중노위에서 경남지노위 판정이 바뀌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우려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렇듯 초심이 유지되지 않는 것은 경남지노위가 노동자들의 권리구제를 위한 법리적 판단이 부족하거나 사용자 편향적인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본부는 "김해시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주문과 같이 부당해고 구제명령을 즉시 이행할 것"과 "김해시는 중노위 판정을 수용하여 해당 비정규직노동자 6명에 대한 조속한 복직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김해시#환경감시원#중앙노동위원회#경남지방노동위원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