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으로부터 '조기 출발'과 '노선 위반' '단축 운행' '노조 조끼 착용' 등의 사유로 해고되었던 버스운전기사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받았다.

19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통영지회 김행석 지회장이 사측인 부산교통(주)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사건'에 대해 심문회의를 벌였다.

이날 저녁 김 지회장의 사건 업무를 맡았던 최영주 노무사(금속노조법률원)는 "지방노동위로부터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판정 내용은 한 달 뒤에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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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은 지난 5월 6일 김 지회장을 해고했고, 비슷한 이유로 4명을 추가로 해고했으며, 2명은 정직 징계를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민주노조 가입과 활동에 대해 사측이 탄압한 것이라 보고 있다.

부산교통은 경남 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이 회사 대표이사는 통영 시내버스인 통영교통(주)도 운행하고, 다른 시내·시외버스를 함께 운행하고 있다.

부산교통 통영영업소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한국노총 경남지역자동차노동조합(자노련) 부산지부 소속으로 있었다. 그러다가 김 지회장을 비롯한 상당수 노동자들이 복수노조를 설립해 지난 3월 28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통영지회를 결성했던 것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설립하자마자 사측은 지회장을 해고했으며, 다른 조합원들에 대해서도 해고와 징계를 남발했다"며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조합원에 대해서는 불리한 노선이나 노후 차량에 배차하는 등 여러 가지 불이익을 주었다"고 밝혔다.

김행석 지회장은 사측이 제시했던 '해고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 최영주 노무사는 "김 지회장은 버스를 조기 출발한 사실이 없고, 조기 출발은 다른 모든 기사들도 5분 정도씩 하고 있으며, 노선 위반도 다른 기사들도 하고 있다"면서 "노선 위반 등은 회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인데 이번에 문제를 삼은 것이고, 노조 조끼를 입고 운행한 사실이 없고 설사 그렇게 했다고 해도 해고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본부는 "회사는 그동안 버스 운행에서 문제를 삼지 않다가 민주노조가 만들어지자마자 문제를 삼아 해고한 것은 매우 부당하다"며 "더구나 회사는 버스 안에 CCTV 영상을 동의도 없이 열람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최영주 노무사는 "심문회의 때 취지를 보면, 조기출발이나 노선위반 등은 이미 다른 기사들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하고 있는데 새삼 이번에 해고 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고, 더구나 민주노조가 만들어지고 나서 지회장을 해고한 것은 특정 노조에 대한 혐오로 표적징계에 해당해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어 앞으로 사용자가 함부로 노조 활동을 방해하거나 탄압하는 행위를 할 수 없을 것이며, 다른 해고 조합원에 대한 사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