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현대차 명촌문 앞에서 벌어진 현대차 회사 측과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충돌과 관련, 현대차 회사 측 용역들이 쇠파이프와 낫, 커터칼을 소지하고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위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현대차 회사 측이 소화기 발사를 제지하려는 경찰에게 직접 소화기를 던지는 폭력 행위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희망버스 울산준비위는 현대차의 이같은 폭력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23일 오후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책임자들을 고소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차 사측이 경찰에 가한 폭력행위를 증거물과 함께 정식 고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등은 23일 오후 3시 울산 중부경찰서 앞에서 폭력행위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후 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민주노총 등은 최근 쏟아지고 있는 악의적인 왜곡보도에 대해서는 언론중재위 제소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민주노총 "회사 측이 희망버스 참가자들 자극... 방어하다 폭도로 몰려"민주노총 울산본부 배문석 조직2국장은 "현재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쇠파이프 운운은 실제로는 현대차 회사 측이 소지하고 휘두른 것"이라며 "현대차 불법파견투쟁과 철탑농성에 함께 하는 희망버스에 대해 현대차가 수천명의 관리자와 용역경비를 동원해 폭력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차 회사 측은 소화기를 난사하고 쇠파이프, 낫, 커터칼에 경찰방패와 안전모까지 중무장한 사설군대와 같았다"며 "심지어 경찰에게까지 소화기를 던지고 폭행을 가해 부상자를 발생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참가자들이 불법파견에 대한 답을 듣기 위해 회사 측 경영진과의 면담을 요구하자 회사 측이 폭력으로 저지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만장 깃대로 방어한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 측과 보수언론들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폭도로 몰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3시 민주노총 등이 기자회견에서 제시할 증거물은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당시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자료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 회사 측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폭력을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윤갑한 현 사장은 23일 담화문을 내고 "지난 20일 희망버스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폭력·기물파손 행위에 대해 분노를 넘어 비통함을 느낀다"며 "현대차 사내하청지회와 외부 세력들의 불법 폭력시위로 우리의 일터가 또다시 혼란과 무질서로 얼룩지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는 결코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폭력행위가 (불법파견)문제 해결은커녕 더욱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며 "불법 폭력행위가 지속된다면 사내하청 특별협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중단할 뜻을 밝혔다.
울산상공회의소와 지역 보수단체로 구성된 행복도시 울산만들기 범시민추진협의회(이하 행울협)도 23일 성명을 내고 "희망버스가 울산에서 저지른 폭력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폭거"라며 "울산에 들이닥친 희망버스가 극도의 혼란을 일으키며 산업시설을 훼손하고, 많은 사람에게 육체적·정신적 상해를 입히고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행울협은 또한 "현대차 울산공장 펜스를 부수고 무단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수십명의 직원과 경찰이 부상한 폭력사태는 사라져야 할 반사회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일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현대차 회사 측의 충돌로 부상자가 발생하자 철탑농성장에 임시로 마련된 울산건강연대의 의무실에는 희망버스 참가자 수십 명이 부상 당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건강연대 박영규 상임대표는 "참가자들이 얼굴과 몸에 멍이 들고 손이 찢어진 경우도 있었다"며 "당사자들은 회사 측이 휘두른 쇠파이프 등에 맞았다고 호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