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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생각비행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의무와 권리만 있고 책임에 대한 규정은 전혀 없어 교실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난 2012년 1월 26일 곽노현 당시 서울시교육감이 학생들 집회·시위와 임신·출산·동성애 허용, 두발과 복장의 자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발표하자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이 이같이 말했습니다.

'교실붕괴' 원인은 평준화 때문에서 인권조례 때문으로

'교실붕괴' 생소한 단어는 아닙니다. 참 많이 듣던 말입니다. 인권조례가 교실붕괴의 원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10년 전에는 인권조례가 아니라 '평준화'가 교실붕괴(공교육붕괴) 원인이라고 외쳤습니다.

평준화 교육은 인간의 본성에 역행하는 교육방법이다. 평준화정책이 공교육을 피폐화시킨 주범이라는 점에는 이론이 없다-2001.11.27 <조선일보>평준화 교실은 '감옥'

교육이 위기상황에 처한 근본 원인은 다른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교평준화다.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교육문제의 대부분은 그 연유를 캐다 보면 고교평준화와 직·간접으로 관련돼 있음을 알 수 있다.-2002.05.08 高校평준화부터 깨자

교육 병(病)의 근원은 형식적 평등에만 편집증적(偏執症的)으로 집착하는 철 지난 사회주의 이념이다. 이 실상은 보기 싫고, 애써 눈을 감으려 하는 데서 우리 교육이 만신창이가 돼버린 것이다.-2004.02.11 <조선일보> 이럴 바에 서울교육청은 문을 닫아라

'평준화'가 '교육평등'의 유일한 길인 양 떠들어온 사이비 교육평등론자들의 위선(僞善)의 결과로 교육도 나라의 미래도 함께 무너져버린 것이다.-2004.09.10<조선일보>平準化 30년이 만든 교육붕괴의 현장 보고서

현재 우리 학교는 <조선일보>의 바람대로, 평준화는 거의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국제중학교와 국제고등학교도 생겼고, 아이들은 1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우기'를 강요당했습니다. 그렇다고 교실붕괴가 사라졌나요. 오히려 영훈국제중 사건에서 확인했듯이 성적 조작과 뒷돈까지 난무하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일제고사에 '상금'까지 거는 학교도 생겼으니 학교와 교실이 살아나기는커녕 평준화 때보다 더 참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여기 한 선생님이 계십니다. 그 분은 40년 교직 생활을 마치고 은퇴했지만, 아직도 우리 미래 세대가 사람답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일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분은 전교조 1세대입니다.

특히 그는 38년 교직생활을 끝내고 2007년 2월 정년퇴임하면서 '옥조근정훈장'(33년 이상 근무한 퇴임 교사 전원이 대상임)을 거부했습니다. 거부 이유는 "해방 후 지금까지 수십만  명이 훈장을 받았는데 왜 교육은 이 모양인가?"라는 것이었습니다. 한 교육자로서 탄식과 절규가 담긴 거부였습니다.

'교실붕괴'가 평준화와 인권조례 때문이라는 분들에게 권합니다

인터넷 세상이 좋은 것 중 하나는 그 사람이 어느 곳에 살던 상관없이 돈 한 푼 들지 않고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굉장히 중요한 배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요즘 그를 만나는 곳은 포털 다음 블로그 '김용택의 참교육이야기' 입니다.

필자는 하루에 한 번은 꼭 들어가 글을 읽습니다. 교육부 장관과 교육계 그리고 보수 세력들이 생각을 조금이라도 바꾼다면 우리나라 교육이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용택은 "교권상실이나 교실붕괴는 사회적인 병리현상과 환경, 입시위주 교육정책을 먼저 개선하지 않고서는 막을 수 없다"고 진단합니다. 우리사회가 "'일류대병'에 걸렸는데, 교실붕괴만 막겠다는 '교실붕괴 타령'은 저질 코미디 이상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교실붕괴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신기루가 아니다. 교실붕괴는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교육정책과 입시위주의 교육, 그리고 일류대학이라는 학벌이 만들어낸 결과다. 전국단위 일제고사로 개인은 물론 학급, 학교, 지역사회까지 서열화하는 성적지상주의 교육이 교실을 황폐화시켰다. 개인의 소질이나 개성을 무시하고 일류대학 진학만을 강조하는 입시교육이 만든 결과가 곧 교실붕괴가 아니라고 강변할 수 있겠는가?(본문 43)

교사란 희망을 만들고,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

희망을 만들어가는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선생님입니다. 이런 의식을 가진 선생님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나라 교육은 붕괴되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이 이런 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친다면 줄 세우기를 목표로 하는 일제고사를 거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생각하는 자유를 가로막는 현 교육체제를 비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주권이 없는 백성은 노예다. 침묵이 미덕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벗어던지지 못하는 교사는 지식전달자일 뿐 삶을 안내하는 참스승일 수는 없다"면서 "교육의 중립성이라는 이름으로 혹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이름으로 교사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억압을 두고 교육의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다. 불의를 보고 분노할 줄 모르는 교사가 어떻게 존경받기를 기대할 것"라고 말합니다.

철학을 가르치는 학교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을 주권 없는 백성이 되지 않도록 하는 길은 무엇일까요? 김용택은 아주 놀라운 방법을 제시합니다. 바로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가 철학을 가르쳐야 강조하는 이유는 "철학이 없는 사회는 합리성을 배척한다"면서 "원칙이나 합리성이 실종된 사회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봉건성이 판을 치기"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교육은 생각하는 자유를 빼앗아 버렸습니다. 획일화 교육입니다. 국영수를 잘 하면 훌륭한 사람입니다. 국영수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힘이 강하거나, 사람답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극복하는 길이 철학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는 교육을 포기한 것"이라고 단호히 말하면서 그는 "철학을 가르치는 학교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칠순 넘은 노스승의 마지막 울부짖음을 가슴에 새겨야 합니다.

니체나 쇼펜하우어, 칸트의 몇 마디 말을 읊조리는 것은 올바른 철학공부가 아니다.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아는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아는 것, 서로 도우며 의지하고 사는 평범한 지혜를 깨우치는 것이 곧 철학이다. 고의든 아니든, 나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더불어 사는 법'을 깨닫게 하는 것이 철학이다. 철학을 가르치는 학교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본문 247쪽

덧붙이는 글 |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김용택 지음 ㅣ 생각비행 펴냄 ㅣ 14000원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 : 교육의 정상화를 꿈꾸다

김용택 지음, 생각비행(2015)


#참교육#교실붕괴#공교육#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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