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삼남인 김선용씨가 최대주주인 옥포공영이 100%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 반트리 골프클럽 ⓒ 뉴스타파
국내 대표적인 추징금 미납자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아들이 유령회사를 통해 베트남에 600억 원대 고급 골프장을 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 김 전 회장 측근도 깊숙이 개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 탐사매체인 <뉴스타파>는 25일 "김우중 전 회장 삼남인 김선용씨가 최대주주인 (유)옥포공영이 지난 2010년 베트남 하노이 중심부에 위치한 반트리 골프 클럽 지분을 100% 인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베트남에 거주하는 김우중 전 회장은 매일 아침 이곳에서 골프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반트리 골프클럽은 지난 1993년 김우중 전 회장이 처음 사업권을 획득했지만 대우그룹 부도 사태 이후인 지난 2003년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인 노블에셋으로 넘어갔다. 노블에셋은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동 취재했던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목록에 등장하는 회사로, 한때 김 전 회장 측근인 김주성 전 ㈜대우 하노이 지사장이 깊숙이 개입돼 있었다.
노블에셋은 100% 자회사인 노블 베트남을 설립해 반트리 골프장을 건설했는데, 김 전 지사장에게 노블 베트남의 주주 구성 등 소유 구조를 바꾸는 서류 절차 등 일체의 권한을 위임하기도 했다. 김 전 지사장은 현재 '대우 킴 컨설팅'이란 회사를 통해 김선용씨 부부의 베트남 사업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후 노블에셋은 2010년 김선용씨가 최대주주인 옥포공영에 반트리골프클럽 지분 100%를 넘겼다.
"추징금 납부에 압류금 쓰지 말라"... 행정소송도 제기 한 발 더 나아가 김 전 회장이 숨겨둔 재산이 발각됐는데도 추징금을 내지 않으려고 김앤장을 통해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09년 검찰이 자신이 차명 보유하던 베스트리드 리미티드 주식 776만주를 압류해 공매 처분하자, 지난해 10월 공매 대금을 추징금이 아닌 밀린 세금 납부용으로 써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7월 5일 서울행정법원에서 패소한 뒤 지난 23일 김앤장을 통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타파>는 "추징금은 연체 가산금이 없고 3년 시효가 있는 반면, 국세는 체납시 소멸 시효가 늘어나고 신용불량자 등재, 출국 금지 등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김우중 전 회장이 미납한 추징금은 17조 9200억 원에 이르지만 추징 금액은 887억 원으로 0.5%에 불과하다. 대우 전직 임원들까지 포함할 경우 우리나라 전체 미납 추징금의 8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