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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제시한 선박의 4대강 보 통과 방법. 감사원 측은 "운하를 하려고 했으면 공도교를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감사원이 제시한 선박의 4대강 보 통과 방법. 감사원 측은 "운하를 하려고 했으면 공도교를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다시 반박했다.
ⓒ 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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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미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한반도 대운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고, 정부도 대운하를 전제로 4대강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 대운하를 전제로 했다면 각 보마다 다리(공도교)를 설치할 이유가 없었다."


지난 10일 감사원의 '4대강 사업 3차 감사결과' 발표 직후, 이명박 전 대통령 쪽의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이 감사원 발표 내용을 반박하면서 한 말이다. 당시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수심을 6미터로 한 것은 대운하 사업 재개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운하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했던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대국민 사기극' 논란이 일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감사원의 발표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발했다.

그러자 감사원이 또 한 번 응수했다. 4대강 사업 계획이 수립되는 과정에서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가 작성한 문건과 당시 청와대 인사들의 발언을 공개하며 4대강 사업이 대운하를 위한 준비사업이었음을 입증하고 나섰다. 특히 "대운하를 전제로 했다면 각 보마다 다리(공도교)를 설치할 이유가 없다"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공도교가 있더라도 얼마든지 대운하 선박이 각 보를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이 이 전 대통령측의 주장에 대해 적극 재반박하면서 '4대강 사업은 운하 사업'이라는 주장을 강조함에 따라 4대강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될 전망이다.

"공도교 하단에서 수면 높이 10미터 이상"

민주당이 30일 공개한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감사원은 '대운하를 전제로 했다면 보에 공도교를 설치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과 관련해 "전체 16개 보 모두 교량하단과 수면 사이 높이가 2500톤 급 선박(대운하 안의 규모) 통과에 필요한 8미터 이상의 높이를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공도교가 있어도 대운하 계획에서 운행을 목표로 한 선박의 보 통과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은 수위가 낮은 상태에서 공도교를 통과한 선박이 외측갑문을 닫은 후 수위를 높여 내측갑문과 같은 수위에서 운항하는 방법을 그림으로도 설명했다.

실제로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가운데 공도교가 없는 세종보를 제외하고, 모든 보의 공도교 하단과 수면 사이 높이는 감사원의 설명과 일치한다. 낙동강의 경우 가장 하류에 창녕함안보가 15.6m 그 상류로 합천창녕보가 16.5m, 달성보 15m, 강정고령보 14.1m 등으로 선박통과 가능 높이인 8m를 모두 상회한다. 그 상류에 있는 나머지 보들도 10m 이상의 높이를 확보하고 있고, 4대강 사업 전체적으로 평균 13.9m 높이를 기록하고 있다.

감사원은 "대운하 설계팀은 갑문의 경우 보 옆을 통과하거나 둔치, 재방 밖으로 우회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수립했다"며 '공도교 때문에 대운하가 아니'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수심 6미터 확보 구간이 일부에 지나지 않아 대운하와 무관하다'는 주장도 반박하고 나섰다. 감사원은 "4대강 준설구간 484km 전체가 수심 2.4m 이상(유람선 운행가능)이고, 이 중 393km(전체 81%) 구간은 RMD운하(독일 라인강 운하)와 같은 수심인 4.0m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수심 6m에 미치지 못하는 구간에도 선박운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4대강 준설 구간 가운데 수심이 6m인 구간은 193km로 전체 40%, 낙동강 전체구간으로 따지면 73%를 차지한다.

"2미터 정도 낮은 수심은 최상류 일부 지역, 운하사업이 명백"

이와 관련해 민주당 4대강특위 소속 박수현 의원은 "4대강사업으로 설치된 현재의 보 구조와 수심으로도 충분히 배가 운행할 수 있다, 즉 대운하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4대강사업으로 4대강 대부분 구간에서 최소 4~6m 수심을 확보하게 됐으며, 배가 운항하지 못하는 2m 정도의 낮은 수심은 최상류 구역 등 일부 지역으로 운하구간과 무관한 구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4대강 보에는 운하에 필요한 시설인 갑문이 설치되어 있지 않지만, 보의 일부를 갑문으로 변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보의 옆에 있는 어로를 없애면 그 자리에 충분히 갑문 설치가 가능하고, 갑문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대형 보를 우회하는 수로를 만들어 운하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4대강사업의 목적이 홍수예방과 수자원 확보, 수질개선에 있다는 이명박 정부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4대강사업의 진짜 목적은 대운하 추진을 위한 수심 6미터에 있다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태그:#4대강, #감사원, #공도교, #민주당,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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