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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사설 해병대캠프에서 고교생 5명이 익사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여전히 중·고등학생들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사설 해병대캠프에서 학교와 교관의 강압에 밀려 바닷물에 '풍덩' 빠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 ㅈ고 "예약 상태라 취소할 수 없었다"

 경기 ㅈ고 여학생들이 해병대캠프 참사 이틀 뒤인 지난 20일 오전 10시쯤 바닷물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경기 ㅈ고 여학생들이 해병대캠프 참사 이틀 뒤인 지난 20일 오전 10시쯤 바닷물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 H해병대캠프 누리집 갈무리

31일 경기 ㅈ고와 H해병대캠프 누리집에 따르면 이 학교 1~3학년 학생회 임원 16명은 지난 20일 오전 10시 1분 충남 태안군 안면도 앞 바다에 들어가 출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겨야했다. 이틀 전 바로 옆에서 또래 학생 5명이 물에 빠져 숨지는 참사가 벌어졌는데도 사설업체에서 벌인 해병대캠프가 그대로 강행됐기 때문이다.

군청색 전투복과 붉은색 구명복을 입고 물에 빠진 학생 가운데에는 여학생들이 절반 가량 있었다. 당시 사진을 보면 여학생 가운데 일부는 눈을 감고 바닷물 위에서 허우적거렸다.

이 해병대캠프에 학생들을 인솔한 ㅈ고 부장교사는 "당시 인근에서 사고가 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미 예약을 한 상태여서 취소를 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교육부가 지난 23일 사설 해병대캠프 참가를 금지시킨 뒤에도 초·중·고생들이 해병대캠프에 내몰리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해변에서 해병대캠프를 운영하는 사설 T업체에 따르면 이 업체는 정부의 금지 조치 이후인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4개 기수에 걸쳐 수십 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해병대캠프를 벌였다. 초등학생은 2학년 이상이 참여할 수 있었으며 초·중·고생의 입소비용은 4박 5일 기준 47만 원이었다.

이 업체가 누리집에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태안지역 캠프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해병대캠프'라고 적힌 고무보트를 타거나 학생들을 바다에 들어가도록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금지한 것은 사설 업체에 학교 차원의 참여를 자제하라고 한 것이고, 개인별로 참여하는 것은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학교 차원에서 사설 업체 캠프를 금지한 것이고, 학부모 개인이 신청하는 것까지 막는 조치를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병영문화를 중시하는 풍조 속에 사설캠프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일부 언론이 이를 집중 홍보하면서 학교와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여전히 사설 해병대캠프에 입소시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5년간 병영캠프 참여한 학생 수는 20만 명 가량

한편,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정진후 의원(진보정의당)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지난 4년 동안 병영체험캠프 참여율이 초등학생의 경우 약 11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9∼2013학년도) 병영체험캠프에 참여한 학교는 모두 1375개교, 참여 학생은 20만7434명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병영체험캠프에 참여한 학교가 84개교(2009학년도)에서 515개교(2012학년도)로 6.1배(431개교) 늘었다. 참여한 학생은 1만6947명(2009학년도)에서 6만7129명(2012학년도)으로 5만182명(4배)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급 별로는 지난 4년 동안 초등학생 참가자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초등학교는 2009학년도에 11개교 866명이 병영체험캠프에 참여했는데, 2012학년도에는 129개교 9197명이었다. 학교 수와 참여 학생은 각각 11.7배와 10.6배 늘어난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해병대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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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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