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월 29일 정전협정 60주년 행사를 마치고 국방부 참모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TV 다큐멘터리 내용을 언급하며 "최전방의 소대장이 전쟁을 무서워하는 듯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친 것은 문제 아닌가"라고 질책했다고 <동아일보>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문제의 발단은 KBS가 정전 60주년 특집으로 지난 28일 방영한 4부작 다큐멘터리 <DMZ: DMZ를 바라보는 4가지 시선>에 나온 전방사단 일반전초(GOP) 소대장의 인터뷰였다.
소대장 교육을 마치고 갓 GOP에 투입된 이 소대장은 방송에서 "제가 병사들보다 좀 더 어리버리합니다. 이렇게 곧 적과 만날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또 떨립니다. 약간 두렵기도 하고…"라며 "나는 (GOP에서 근무하는 것에) 되게 자부심을 느낀다, 내 목숨을 담보로 하니까. 나는 자부심을 느끼는데 사람들이 몰라주니까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후 예비역 장성들이 '어리버리하다' '떨린다' '두렵다'는 표현을 문제 삼으며 김 장관에게 잇달아 항의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특히 몇몇 예비역은 "김 장관이 전투형 군대, 강한 군대를 만든다고 하더니 이게 무슨 망신이냐"는 지적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 회의 등에서 거의 화를 내지 않는 김 장관은 조찬간담회에서 이례적으로 "최전방의 소대장이 전쟁을 무서워하는 듯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친 것은 문제 아닌가?"라고 일갈했고 장관의 질책을 받은 참모들의 표정은 굳어졌다고 전했다.
장관 질책에 국방부 회의까지... 누리꾼들 "정말 대단하다"소대장의 솔직한 인터뷰 내용이 파문을 일으키자 국방부는 1일 임관빈 국방정책실장 주재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을 비롯해 육·해·공군의 정훈공보실장, 국방부의 정책홍보담당관 등 군에서 정훈과 공보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들을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선 "정전 60주년을 맞아 군의 완벽한 대비태세를 강조하는 분위기와 맞지 않는 일부 발언이 그대로 방송됐다, 실무 차원에서 왜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느냐"는 강한 질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동아일보>는 보도했다.
하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선 일부 예비역 장군들의 발언을 확대 해석해 국방부가 대책회의까지 소집한 것은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 KBS의 다큐멘터리가 방송되기 전 군 당국은 기무사령부 등 관계기관의 보안성 검토를 거쳐 방영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 '**메뚜기'는 "진짜 우리나라 장성들 대단합니다. 지들은 얼마나 용감하게 했다고.... 막상 작전 펼쳐지면 어리버리하던 게 누구들인데.... 해방된 후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작전권 하나 제대로 환수하지 못하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작전 못하겠다고 징징거리던 사람들이..."라는 비판 글을 한 야구동호회 게시판에 올렸다.
페이스북 사용자 'Kwanhu ***'도 "신참 소대장의 솔직한 인터뷰가 문제가 된 모양이다. 저런 솔직하고 여유있는 모습이야 말로 강군(强軍)의 진짜 모습이다"라며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전시작전권이 무서워 벌벌 떠는 예비역들이 그토록 원하는 군대상에 딱 부합하는 군대도 있다. 멀지도 않고, 휴전선만 넘으면 된다"고 비판했다.
트위터 사용자 'Minst*****'는 "별것도 아닌 TV 인터뷰 내용에나 불끈하는 꼴이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것이 대한민국 장성들의 수준이란 말인가?"라며 "친일빨갱이 세력에 고개 숙이고 정치 군인의 군화발에 무릎을 꿇었던 역사를 부끄러워 하지 않는 인간들이 실탄을 들고 적과 대치하는 현역군인에게 이렇다 저렇다 하고 있는 꼴이라니... 대한민국 군인정신 참 한심스럽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