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철도민영화(경쟁체제 도입) 움직임에 반대하는 철도노동자와 시민들이 부산 도심에서 대규모 현수막 행진 시위를 벌였다. 철도민영화저지부산시민대책위(아래 대책위) 등 참가자 300여 명은 9일 오후 3시부터 부산역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철도민영화 시도를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임명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코레일의 사장 후보군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신임 코레일 사장은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이재붕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 팽정광 코레일 부사장이 후보군으로 압축되어 있는 상태.
대책위는 이런 정부의 코레일 신임 사장 임명 계획이 철도민영화를 용이하게 하기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했다. 대책위는 "안타깝게도 이 세명의 후보는 국토교통부의 관료 출신이거나 지난 정권에서 4대강 대운하 추진의 주역이고 현재 정부가 발표한 철도산업구조 개편안을 그대로 실행, 철도민영화에 찬성하는 인물들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대책위는 이미 국토해양부가 "코레일을 지주회사와 자회사 체제로 전환해 코레일 산하에 수서발 KTX, 물류, 차량관리, 유지보수, 역사 등 부대사업 등의 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으로 사실상 민영화 수순을 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도노조도 지난 6일 '공공기관이 퇴물 하치장인가'라는 제목의 입장을 내고 사장 후보들이 "철도민영화 추진과 관련해 이미 국토교통부의 들러리에 선봉대로 운운되는 인사들"이라며 "철도시설공단에 이어 철도공사까지 국토교통부 퇴직 관료들이 자리를 꿰차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집회 참석자들도 입을 모아 이러한 정부의 민영화 시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고창권 통합진보당 부산시당위원장은 "국가재산인 철도를 민영화하는 것은 재벌의 배를 불리기 위한 특혜이며 나아가 해외투기자본에 철도를 넘기는 길을 터주는 망국적인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철도는 국가재산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전략산업이며 향후 통일시대 대륙철도의 시발점이 되는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을 밝히는 전략산업"이라며 "반드시 철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를 끝낸 집회 참가자들은 철도민영화 반대 문구가 적힌 현수막 100여 개를 들고 부산역 광장에서 서면까지 5㎞가량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