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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첨단 기술도 그것을 운영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존중받고 그 사람의 노동가치가 존중받아야, 진정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이뤄질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님, 더이상 저희들의 목소리 외면 마시고 교섭에 나올 수 있도록 힘써 주십시오."

위영일 전국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아래 삼성지회)장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앞에 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쓴 A4 2페이지 분량의 편지를 읽었다. 그 주변에는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 소속 회원 10여 명이 함께했다. 삼성전자서비스를 향해 교섭 참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자리였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결성한 삼성지회는 지난달 24일에도 같은 자리에서 삼성에게 교섭을 요구했지만 삼성전자 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다시 같은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관련 기사 : "이건희 회장,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 봐 달라")

편지에서 그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탄식했다. 그는 "삼성전자를 대표해 소비자를 만나는 엔지니어들의 삶은 열악하다"며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지만 위험한 고층 빌딩에 매달려 자신의 안전보다는 회사와 고객을 위해 땀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는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는 체계를 만들어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조차 위반하는 회사를 만들었다"며 "피도 눈물도 없이 노동자들을 저임금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끝없는 장시간 노동으로 내몰아야 부자가 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자가 저임금 나락으로 떨어져야 부자가 되나"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서비스가 교섭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 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서비스가 교섭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 강민수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는 끝내 서비스 엔지니어들의 한맺힌 절규를 외면할 것이냐"며 "20여 년간 불법 고용에 대해 사과하고 정규직 전환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어떻게 시정할지 대화의 장으로 나와 종합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삼성전자의 교섭 거부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권영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인 노동위원장은 "사용자로서의 이득은 다 취하면서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매우 비겁한 행위라"라며 "매년 20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삼성전자는 지금 즉시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간접고용은 법적·사회적 책임을 저버리고 노동시장을 양극화로 치닫게 하면서 우리나라를 절망 사회로 치닫게 하고 있다"며 "간접고용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의 선진화는 꿈도 꿀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소장은 "한국에서 최대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는 마땅히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속노조와 삼성지회는 오는 24일, 같은 자리에서 삼성지회 소속 100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하는 집중 집회를 열어 교섭을 재차 요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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