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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주군이 지난 2009년 2월 원전지원금 27억 원을 포함해 모두 73억 5000만 원을 들여 대지 9998㎡, 연면적 6421㎡로 건립한 서생면청사. 서생면은 3316가구에 인구가 7530명에 불과해 원전지원금 사용에 대한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울주군이 지난 2009년 2월 원전지원금 27억 원을 포함해 모두 73억 5000만 원을 들여 대지 9998㎡, 연면적 6421㎡로 건립한 서생면청사. 서생면은 3316가구에 인구가 7530명에 불과해 원전지원금 사용에 대한 논란이 일은 바 있다 ⓒ 박석철

주변에 10여 기의 원전으로 둘러 싸여 있는 울산 울주군이 또다시 원전을 추가로 유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난 여론에도 아랑곳없이 총 1800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드는 '원자력융합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나선 것.

특히 최근 야권이 지자체장의 원전 유치 강행과 일부 주민들의 원전 자율유치에 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울주군의 결정이라 야권과 환경단체는 물론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셀 전망이다(관련기사: "석연치 않은 원전 유치, 진상조사 벌일 것").

"핵융합관련 산업단지는 미래 성장동력"

원자력융합 산업단지를 추진하는 울주군은 우선 오는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1억4000만 원의 사업비를 들여 타당성연구 용역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용역을 통해 지역 현황과 핵융합 기반 등 여건분석, 수요예측, 기본구상과 기본계획 수립, 타당성 분석과 파급효과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는 것.

울주군은 2015년 공사를 시작해 2018년까지 원전 집결지인 서생면 신암리 일원 66만㎡에 원자력융합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인데, 원전 관련 기업체, 원자력융합 관련 기업체 등 산업시설과 원자력융합IT 혁신센터, 원전기자재 인증센터, 원전산업 멀티컴플렉스센터 등 지원시설을 유치할 계획이다.

울주군은 "서생면 일원에 신고리 3~4호기가 조성 중에 있고 최근 5~6호기의 자율유치를 통해 울주군이 국가 원자력발전의 중추도시로서 위상을 확보하게 됐다"며 "원자력을 이용한 핵융합관련 산업단지 조성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발전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주군, 야권의 반대 여론에도 원전 사업 확대 왜?

하지만 이같은 울주군의 구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울주군에는 현재 밀양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전력 공급원인 신고리원전 3~4호기가 가동될 예정이다. 울주군 인근인 부산 기장에 신고리원전 1~2호기, 고리원자력 1~4호기가, 인근 경주에 월성원자력 1~2호기가 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울주군수가 다시 신고리원전 5~6호기 유치에 나선 후 현재 건설이 기정사실화돼 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시민들의 불안이 고조돼 있고, 특히 새누리당 군수가 원전유치 목적을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라고 밝힌 후 지난해 국민권익위와 감사원 감사에서는 지원금 사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원금 사용을 조사해 달라는 울산시민들의 제보로 지난해 국민권익위가 조사한 결과 원전 지원금이 지자체장의 쌈짓돈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권인위는 "발전소 주변 지원법 시행령에 규정된 한수원의 사업자 지원사업이 자치단체 예산성 사업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자치단체들은 기관장의 선심성 사업, 공약 사업들에 사업자지원사업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관련기사: 왜 자꾸 유치하는가 했더니...).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울산 울주군 사례로는 종합운동장 건설(80억 원), 스포츠파크 건설(212억 원) 등 모두 10여 건의 비슷비슷한 사업에 지원금이 지급됐다. 특히 영어마을 조성사업 지원금으로 2007년~2009년 원전지원금 85억 원이 투입됐으나 이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불어닥친 영어 열풍에 편승해, 시민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영어마을을 지으려다 결국 원전 유치를 대가로 받은 지원금만 낭비한 셈이다. 울주군의 원전지원금 영어마을 조성은 지난해 7월 4일 감사원 발표에서도 지적받은 바 있다. 감사원은 울주군이 추진한 '울주 영어마을 조성사업'이 부적정하게 진행됐다고 지적했었다.

감사원은 당시 "울주군이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추진한 '울주 영어마을 조성사업'은 사업비 부담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주)으로부터 재원 지원 약속을 받지 못했거나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단체장이 지시했다는 이유로 사업을 강행하다 포기함으로써 총 79억 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민권익위는 "원전 지원사업 집행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운영토록 하라"며 해당 지자체와 지식경제부, 한수원에 각각 권고했지만 이후 결과는 나온 적이 없다.

최근 울주군 원전 유치 진상조사를 천명한 민주당 울산시당 김태남 울주군지역위원장은 23일 "원전 유치로 지자체와 일부 주민은 거액의 지원금을 받아 좋을지 모르나, 전체 울산시민은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울산에 원전이 수두룩하더라'고 말할 정도록 의아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전 세계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을 재검토 하거나 폐쇄하고 있는 실정인데 울주군은 오히려 울산을 원전의 메카로 만들려 하는데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원전 사업 강행은 '울산에서는 무슨일을 해도 새누리당을 달고 나서면 60% 득표율을 얻는다'는 지역풍토로 새누리당 지자체장들이 힘을 얻은 결과"라며 "시민들에게 실상을 자세히 알리고 원전 사업 확대 부당성을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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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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